- 미래학 : (제1부) 젊은 세대의 새로운 지평 -- 뇌가 세계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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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미래기술,전망/첨단산업
- 기사일자 2017.11.30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3면
- Writerhjtic
- Date2017-12-06 16:22:32
- Pageview687
포스트 헤이세이(平成)의 미래학: (제1부) 젊은 세대의 새로운 지평
뇌가 세계를 움직인다
회화 및 이동, 생각만으로 가능
포스트 헤이세이(平成, 올해는 平成29년)는 사람의 뇌와 기계가 결합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Brain Machine Interface(BMI)기술의 진화로 머리 속에 떠오른 말이나 의지를 기계가 인식해 전하거나, 주변의 로봇을 생각으로 작동시키는 등이 가능해진다. 장애 등으로 동작이나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으로, 복지의 풍경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기술이지만, 사람의 속마음이나 취미 등 극히 사적인 것들이 외부로 노출될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이바라키(茨城) 현 쓰쿠바 시에 위치한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전신의 근육이 약해지는 난치병인 ALS(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환자 역할을 맡은 여성이 태블릿형 표시 장치를 응시한다. 화면 위에는 ‘음식먹기’ ‘이동하기’ ‘기분’ ‘신체 케어’ 등 8가지 항목이 그림으로 나타나 있다. 여성은 머리 속 생각으로 ‘음식먹기’을 선택. 그러면 화면에는 ‘카레’ ‘프라이드 치킨’ ‘햄버거’ 등 구체적인 메뉴가 표시된다. 8개 항목을 3단계까지 진행하면 512종류의 의사 표시가 가능하다.
이 의사전달지원장치 ‘Neuro Communicator’는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나가타니(長谷) 뉴로 테크놀로지 연구그룹장팀이 개발했다. 환자 역을 맡은 여성은 머리에 소형 뇌파 측정기를 착용. 화면 속 고르고 싶은 항목에서 ‘이것이다’라고 뇌가 반응한 직후에 나오는 특징적인 뇌파를 뉴로 커뮤니케이터가 검출, 이것이 메뉴 선택의 스위치 역할을 한다.
오사카 스이타(吹田) 시의 오사카대학 국제의공(医工)정보센터의 히라타(平田)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뇌에 직접 전극을 삽입하는 유형의 BMI기술에 대한 임상시험 준비가 추진되어왔다. 수 센티미터 길이의 인공 두개골에 뇌파를 읽는 전극과 뇌파의 해독장치∙송신장치를 조합해 대뇌 운동을 담당하는 부위에 이식. 뇌의 표면에 직접 전극을 이식해 뇌파의 변화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히라타 교수팀은 ALS환자를 대상으로 한 예비 임상시험을 2013년에 실시했다. 환자의 두뇌 표면에 전극을 이식해 체외 장치와 케이블로 연결. 암(Arm)형 로봇과 컴퓨터를 조작하는 것에 성공했다. 뇌파 정보를 무선으로 체외에 전할 수 있는 완전 이식형 장치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BMI기술이 발달된다면, 2030년대 초등학교 교실은 이렇게 변할지도 모른다. 몸이 불편한 학생, 장애로 말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일반 학생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한다. 이러한 학생들은 모자와 같은 뇌파인식장치를 쓰고 있고, 학생들 옆에는 아바타(분신)라고 불리는 소형 로봇이 학생들을 대신해 질문하고 기쁨이나 아쉬움 등의 감정을 몸짓으로 표현한다. 이동하고 싶을 때에는 생각으로 휠체어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컴퓨터가 학생들의 뇌에 떠오른 말을 인식해 로봇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필자(57)의 아버지는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말하기와 움직임이 불편한 채 돌아가셨지만, 만약 자신을 대신해 말해주는 BMI 장치가 있었다면 본인과 주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BMI 기술이 발달해 마음 속에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입력되어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MI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연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BMI 기술로 뇌에 떠오르는 말을 ‘고속 타이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머스크 CEO가 제창한 BMI를 이용한 ‘텔레파시 통신’ 기술은 궁극의 프라이버시라고도 말할 수 있는 자신의 ‘생각’을 쉽게 읽어낼 수 있는 기술로도 전용될 수 있다.
이미 개인의 구매 내역이나 행동을 인공지능(AI)을 통해 분석하는 것은 일반화되었다. 상품 등을 봤을 때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조사해 상품 개발에 활용하는 ‘뉴로마케팅(Neuro Marketing)’도 실현되고 있다.
안경과 보청기, 의족, 의수, 더 나아가 심장의 페이스메이커. 인간은 지금까지 기계와 도구의 힘을 빌려 질병이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린 능력을 보완해왔지만, BMI 기술을 통해 인체의 기계화라고 하는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레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제약의 극복은 인류의 오랜 꿈이다. 그러나 BMI 기술에는 개개인의 생각을 ‘공공화’하는 작용도 있다. 기계와 인체의 융합이 컴퓨터와 로봇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인지. 이에 대한 안배도 포스트 헤이세이시대에는 요구되고 있다.
올해, 세계적 인터넷 기업 페이스북과 테슬라의 머스크 대표가 BMI 분야로의 진출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페이스북은 생각만으로 1분 간 100단어의 스피드로 문자 입력이 가능한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표명. 머스크 대표는 BMI 기술을 통해 ‘텔레파시 통신’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AI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인간의 지적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의 구상에 대해 오사카대학의 히라타 교수는 “현재 기술의 연장선에서의 조기 실현은 어렵다”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머스크 대표의 향후 움직임을 포함, BMI분야로의 거액의 개발 자금 투입으로 그 실용화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ALS 환자들을 위한 지원 장치로써 개발되고 있는 현재의 BMI기술은 뇌파를 내보내는 방법의 차이에 따라 머리에 뇌파 측정기와 같은 인식 장치를 장착하는 타입과 두개골 내부에 수술을 통해 전극 등을 이식하는 타입으로 크게 나뉘어진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뉴로 커뮤니케이터는 전자, 오사카대학의 체내 이식형 BMI는 후자이다.
수술이 필요 없는 BMI는 뇌파와 혈류의 변화를 측정하기 때문에 모자와 같은 장비를 이용, 신체적인 부담감은 적다. 하지만 뇌파 등을 두피 위에서 측정하기 때문에 뇌파에 노이즈가 섞이기 쉬워진다. 한편, 수술이 필요한 BMI는 뇌의 표면에 직접 전극을 이식하기 때문에 뇌파를 정확하고 상세하게 감지하는 것이 강점이다.
--‘텔레파시 통신’을 위한 연구 추진 --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BMI) 기술이 사람에게 응용된 것은 2004년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척추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의 뇌에 전극을 이식해 뇌파로 로봇 암 등을 조작하는 것에 성공했던 것에서 시작된다. 이후, 이 기술은 뇌 과학과 IT 발전을 배경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
사람이 머리 속에서 생각하고 이야기하려는 것을 디지털 정보로써 감지하는 이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컴퓨터 및 스마트폰 조작 등에 필요한 손이나 음성에 의한 입력 작업이 필요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사람 간에 말을 주고받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텔레파시 통신과 같은 것도 가능하게 되어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BMI 기술은 적용되는 분야에 다양한 기기와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진다면 그 활용 범위도 확대될 것이다. 예를 들어 개호(介護)형 로봇.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나가타니 그룹장은 “장애인과 고령자가 로봇을 BMI를 통해 조작해 자신의 돌보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라고 전망한다.
또한 인공지능(AI)기술과 융합해 뇌에 원인이 있는 질병을 치료하거나 뇌의 능력 자체를 향상시키는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뇌의 기능을 결정하는 신경세포의 ‘회로’를 적절한 형태로 재구성하는 ‘뉴로피드백(Neurofeedback)’이라는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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