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뉴스요약

게놈 혁명 (상):
생명의 설계도 자유롭게 조작 가능
미국∙중국∙유럽의 경쟁 속, 뒤쳐지는 일본

생명의 설계도라고 불리는 게놈(전체 유전자 정보)으로 인해 의료 및 농업 분야가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자르거나 붙일 수 있는「게놈 편집」이라는 획기적인 기술이 등장, 연구 비용도 크게 낮아지며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한편 안이한 생명 조작 및 차별 등의 과제도 떠오르고 있다.

현미경을 통해 난자에 유리 바늘을 삽입해 정자를 주입하는 실험 모습은 불임 치료에 시행되는 체외 수정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완성된 수정란에는 심각한 심장병을 일으키는 이상 유전자가 제거되어 있다. 이러한 유전자 수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게놈 편집이다.

--「신의 영역」을 침범 --
「질병 원인 유전자를 혈통에서 제거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오레곤 건강과학대학의 미타리포브 교수는 이번 달 상순에 발표한 성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수복된 유전자로 자식과 손자에게 유전되는 질병을 예방한다. 비슷한 연구는 중국에도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성공률과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어 임상 응용도 계획하고 있다. 한 개의 이상 유전자가 발생시키는 질병은 수 천 종류 이상 있다고 알려져 있어, 이에 대한 치료도 더 이상 꿈은 아니다.

이러한 성과는 부모가 희망하는 용모와 능력을 가진「디자인 베이비」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임상 응용에 대한 신중한 의견이 많아, 연구팀은 수정란을 모태에 되돌리지 않고 폐기했다. 그러나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신의 영역」을 침범하게 될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게놈이 해독된 것은 2003년. 미국이 주도한 국제계획에서는 한 사람 분의 분석에 13년의 시간과 약 3,000억엔을 투자했다. 이것이 지금은 일주일 이내에 가능, 비용도 10만엔 정도다. 다양한 유전자 해독이 진행된 시점에서 게놈 편집이 등장, 응용에 대한 열기가 높아졌다.

--「가장 획기적인 기술」--
2012년에 새로운 편집 기술「크리스퍼 캐스9」이 공표된 이후, 게놈 연구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크리스퍼 캐스9은 훈련 받는다면 고등학생이라도 가능, 현저하게 짧아진 시간과 비용으로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졌다. 유전자 사슬을 자르는 가위 역할을 하는 물질과 원하는 위치로 정확히 이끌어주는 분자를 조합했다. 개발한 미국과 프랑스의 두 여성 연구자는 노벨상 수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게놈 편집으로 생명과학과 의학은 크게 변모했다」. 6월,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국제학회에서 교토대학의 야마나카(山中)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만난 기술 중「가장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게놈 편집은 유전자 해독이 진행되고 있는 농림수산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한 번의 편집으로 원하는 품종 개량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30~40년 걸렸지만, 수 년으로 단축되었다」라며 대형 참돔 개발에 도전하는 교토대학의 기노시타(木下) 조교수는 설명한다. 생선의 무게를 60% 늘리는데 성공, 참복에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독이 적은 감자나 수분(受粉)하지 않아도 열매가 열리는 토마토 등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일본의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 게놈 편집에 관한 과학 논문 수는 미국이 50% 전후로 압도적으로 많고, 중국과 독일이 그 뒤를 잇는다. 뒤쳐진 일본은 4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특허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1993~2014년에 세계에서 출원된 특허를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54.5%, 중국 18.8%, 유럽 18.4%에 비해 일본은 겨우 3.3%이다. 특히 기업의 출원은 전체 출원의 1% 미만으로, 저조하다. NTT데이터경영연구소의 노다(野田) 그룹매니저는「대대적인 산∙학 연대가 추진되지 않는다면 그 차이는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 (하)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