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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가속기와 액체금속의 ‘핵파쇄’로 재활용 -- 반감기를 1만분의 1로 단축
  • 카테고리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26.1.21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6-03-16 09:25:38
  • 조회수88

핵폐기물, 가속기와 액체금속의 ‘핵파쇄’로 재활용
반감기를 1만분의 1로 단축

입사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취재해 온 분야가 있다. 바로 핵융합이다. 일본이 에너지 수출국이 되는, 그런 기대 이상의 꿈을 실현할 가능성을 지닌 분야다. SF를 좋아하는 기자로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던 중 도쿄과학대학에서 핵융합용 원자로 재료를 개발하고 있는 연구실로부터 스타트업 창업 이야기를 들었다. 2025년 8월부터 Lead accel(도쿄)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는 것이다. 도쿄과학대학 종합연구원 제로카본에너지연구소의 곤도(近藤) 준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다.

곤도 교수 연구실은 원래 핵융합로에서 사용하는 액체금속에 대해 높은 내식성을 갖는 FeCrAl 합금(철·크롬·알루미늄 합금, 피크랄 합금) 연구에서 실적을 쌓아 왔다. 과거에 취재한 경험도 있어, 창업도 핵융합과 관련된 일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내용을 들어보니 ‘핵파쇄를 활용한 핵폐기물 재활용’이였다.

‘핵파쇄?’ 익숙하지 않은 단어에 고개를 갸웃한다. 핵폐기물 재활용이라고 하면 과거의 고속증식로 ‘몬주’를 떠오르지만, 그것과도 또 다르다.

곤도 교수는 사업 내용에 대해 “핵폐기물에 2~3 MeV(메가전자볼트)의 고속 중성자를 충돌시켜 핵분열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발전용 연료로 사용하면서 동시에 무해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2~3MeV의 고속 중성자’를 얻기 위해 가속기와 액체금속을 이용한 ‘핵파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 양성자를 액체 금속에 조사, 가속기 구동 미임계 원자로란 --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200~400MeV의 고에너지 양성자 빔을 가속기로 가속해 납(Pb)과 비스무트(Bi)의 액체금속에 충돌시킨다. 이를 통해 액체금속 내부에서 ‘핵파쇄’를 일으킨다.

핵파쇄란 고에너지 양성자가 원자핵과 충돌하면서 중성자나 양성자 등 입자를 다수 방출하고, 동시에 잔여 핵을 생성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방출된 고속 중성자를 핵폐기물에 충돌시키면 핵분열이 일어나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말하자면 핵폐기물을 태우는 불씨를 가속기와 액체 금속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를 가속기 구동 미임계 원자로(Accelerator-Driven Subcritical reactor, ADS)라고 부르며, 가속기를 멈추면 핵분열도 쉽게 멈춘다. 미임계 상태에서 운전하기 때문에 기존의 경수로에 비해 안전성이 비교적 높다.

-- 관리 기간을 만년 단위에서 백년 단위로 --
여기서 말하는 ‘핵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넵투늄(Np), 아메리슘(Am), 퀴륨(Cm) 등이 해당한다. 이들은 모두 방사성 원소이며, 마이너 악티니드(MA)라고 부른다. 핵폐기물인 MA를 연료로 사용해 핵분열을 시키면 발전하면서 무해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감기가 214만 년이나 걸리는 Np-237의 경우, ADS를 통해 반감기 11분의 몰리브덴(Mo)-102와 반감기 21시간의 요오드(I)-133으로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고, 최종적으로 루테늄(Ru)이나 세슘(Cs) 등의 안정 원소로 변한다. 다른 MA 역시 마찬가지로 반감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실제로 ADS 연료로 재활용할 때는 MA와 플루토늄(Pu)을 포함한 질화물 연료를 사용한다.

물론, ADS를 사용해도 반감기가 긴 물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하 시설에 보관·폐기하는 지층 처분이 완전히 제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곤도 교수는 “수십만 년 이상 관리해야 했던 핵폐기물을 수백 년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 MA를 제거하기 때문에 독성도 낮아진다. 기존 방식에 비하면 부담은 압도적으로 줄어든다”라고 강조한다.

-- FeCrAl 합금이 돌파구 --
ADS 연구 자체는 1990년대부터 이어져 왔지만, 기술적 과제 때문에 오랫동안 실현이 어려웠다. 그 과제 중 하나가 핵파쇄에 사용하는 액체금속(납-비스무트)의 강한 부식성이다. 이 액체금속을 담아둘 수 있는 적합한 원자로 재료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핵융합 연구 과정에서 액체금속에 대한 내식성이 높은 합금이 점차 입증되고 있다. 핵융합 연구에서도 등장한 FeCrAl 합금이다. 곤도 교수에 따르면, 납-비스무트에 대해서도 내구성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한다. ADS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고속 중성자에 대한 내구성은? --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 필자는 의문이 들었다. FeCrAl 합금이 액체금속에 대해 높은 내식성을 가진다는 점은 이해된다. 납-비스무트를 저장할 원자로 재료 후보로서 ADS가 실용화에 가까워지는 것도 납득된다. 하지만 실제 ADS에서는 핵파쇄 과정에서 고에너지의 고속 중성자가 생성된다. FeCrAl 합금을 원자로 재료로 사용할 경우, 이러한 중성자의 영향은 없을까?

이 우려에 대해서는 2026년 1월 현재도 검증 중이다. 예를 들어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와 도쿄과학대학의 공동 연구에서는, ORNL이 보유한 고플렉스동위원소 원자로(HFIR)에 FeCrAl 합금 시험편과 액체금속(주석, Sn)으로 채운 캡슐을 넣었다. 액체금속에 의한 부식과 고속 중성자를 동시에 조사했을 때, FeCrAl 합금 시험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고 있다.

이 실험의 주요 목적은 ADS가 아니라 핵융합로 실현을 위한 원자로 재료 연구의 일환이다. 다만, 원자로 재료가 처한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에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 회수한 FeCrAl 합금 시험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정량적인 평가가 필요하지만, 곤도 교수는 “현재까지는 상당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한다.

-- 핵융합로 실현의 ‘가교 역할’이 가능할까? --
ADS 연구는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다. 벨기에 원자력연구센터(SCK·CEN)가 개발하고 있는 ADS 시험로 ‘MYRRHA’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출발한 스위스의 스타트업 Transmutex 등이 실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대강도 양성자 가속기 시설(J-PARC)을 활용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곤도 교수 등이 설립한 Lead accel은 민간 차원에서 ADS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8~2030년에는 소형 가속기를 이용한 중성자 발생 실증을 진행하고, 2035년에 ADS 시험로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MA와 Pu를 연소할 수 있을 정도의 핵파쇄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직선형 가속기(LINAC) 급의 400MeV 이상 양성자 빔이 필요하다. ADS 건설에는 약 500억~1000억 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문제뿐 아니라 가속기와 원자로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다.

또 한편으로는 핵융합 발전이 조기에 실현된다면 ADS가 불필요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핵융합로의 실용화는 빠르면 2030년대가 될 것으로 보이며, 주요 전력원이 되는 시점은 2040년 이후가 될 것이다. 그 사이에도 기존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핵폐기물이 계속 발생한다.

미국은 2050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2024년 대비 4배(약 400기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일본도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자력발전소 추진을 고수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이 앞으로도 계속되는 한 핵폐기물의 지층 처분도 계속될 것이다. 이는 문제를 단순히 미루는 것이며, 자원으로서도 아깝다. 원자력 발전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으로서, 또한 핵융합이 실현될 때까지의 ‘가교 역할’로서 ADS 개발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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