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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기업의 잇따른 ERP 도입 트러블 -- 글리코와 유니참도 고전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24.6.13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4-06-27 18:09:58
  • 조회수372

Nikkei X-TECH_2024.6.13

유명 기업의 잇따른 ERP 도입 트러블

글리코와 유니참도 고전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도입에 실패한 끝에 사업이 멈춘다. ERP 관련 시스템 장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과자 회사인 에자키글리코(Ezaki Glico)는 독일 SAP의 ERP인 ‘S/4HANA’를 사용해 구축한 기간계 시스템 장해로 인해 푸딩 등 칠드 제품의 출하가 정지되었다. 유니참도 S/4HANA와 물류시스템의 연계를 둘러싼 장애로 제품 출하가 지연되었다.

왜 ERP의 도입은 순조롭지 못할까? 처음부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형태가 잡힌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데도 말이다.

SAP와 미국 오라클 등 대기업용 ERP 패키지를 중심으로, 도입에 실패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닛케이컴퓨터의 칼럼 ‘움직이지 않는 컴퓨터’에서는 2000년대 전반부터 계속해서 ERP 도입 실패 사례를 다루어 왔다. 개중에는 소송까지 간 사례도 있다.

필자 자신도 그동안 ERP 도입의 실패 사례를 취재할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다. ERP 도입을 둘러싼 재판 기록을 열람하기도 했다. 다양한 취재를 통해 알게 된 것은 관계자들의 ‘ERP에 대한 오해’가 도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아니냐는 것이다. 아래에서는 대기업/중견기업용을 전제로, ERP 도입 실패의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 현장의 생산성을 희생하더라도 경영을 최적화하는 것이 ERP --
ERP 도입을 둘러싼 가장 큰 오해는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맞지 않는 부분은 애드온(추가 개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자사 업무에 맞추면 된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ERP는 경영 최적화를 목적으로 한 소프트웨어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현장의 생산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ERP의 표준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맞춰 기업 고유의 쓸데없는 업무를 줄이고 경영 판단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모으자는 것이 ERP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애초에 엔드 유저의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안 맞는 부분’은 발생하지 않는다. ‘맞추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ERP를 도입한 결과, 실제로 ERP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경리 담당자의 업무 부담이 증가했다”라는 이유로 도입을 추진하는 IT부문과 현장 부문이 옥신각신하는 케이스는 자주 있다. ERP의 업무 프로세스나 업무 처리 방법에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 증가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안 맞는 부분은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맞춘다’라고 하는 것은 본말전도다. 전 세계 기업의 표준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있는 ERP 패키지의 목적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억지로 자사의 업무에 맞추기 위해 애드온 소프트웨어나 커스터마이즈를 한 결과, ERP가 표준으로 갖고 있는 업무 프로세스나 데이터와 합리성을 취할 수 없게 되면서 가동 후에 시스템 장애가 발생한다.

지금부터 ERP 도입을 검토하려는 기업의 경우, “ERP의 업무 프로세스가 맞지 않는 부분은 애드온 소프트웨어 개발로 극복합시다”라고 제안하는 IT벤더가 있다면 요주의다. 그 벤더는 ERP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뢰를 그만두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만약 자사의 업무 프로세스에 ERP가 아무래도 맞지 않는다고 평가한다면, 그 ERP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자사 개발로 전환하거나 자사에 맞는 다른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맞지 않는데도 “전세계의 기업이 사용하고 있으니까” “경쟁사가 사용하고 있으니까” 등의 이유로 ERP를 도입한다면 애드온의 개수가 방대해져 수습할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움직이지 않는 ERP’가 되어 버린다.

-- ERP를 사용하는 의의는 ‘이노베이션을 돈으로 산다’ --
또 하나 ERP에 얽힌 큰 오해가 있다. 원래 ERP는 기간계 시스템의 구축에 이용된다. 회계나 판매, 물류 등의 기간계 시스템이 지원하는 업무가 변경되는 일은 적다. “한 번 가동한 기간계 시스템은 가능한 한 변경하고 싶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ERP는 버전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본전을 뽑을 수 없다. 대기업 ERP 벤더를 중심으로, ERP에 AI(인공지능)를 사용한 기능을 내장한 경우가 늘고 있다. 생성형 AI를 이용해, 자연언어를 사용한 대화를 통해 ERP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하기 시작했다.

ERP의 이용에는 보수료가 수반된다. 유럽과 미국의 패키지의 경우는 연 라이센스 비용의 20% 정도가 시세일 것이다. 보수료는 법규제에 대응한 패치 개발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투자 등에 사용된다. 보수료를 내고 있다면, ‘이노베이션을 사기 위해서’ 버전 업을 하지 않으면 손해가 된다.

다만 버전 업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애드온이나 커스터마이즈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역시 애드온이나 커스터마이즈를 전제로 한 ERP 도입에 메리트는 없는 것이다.

ERP를 사용한 기간계 시스템의 보수 운용을 외부의 IT벤더에 의뢰하고 있는 경우, “버전 업을 하면 테스트에 대폭적인 공정수가 필요하다. 법규제에 대응한 패치만 적용해서 상태를 봅시다”라고 제안하는 IT벤더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그 IT벤더는 ERP의 메리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 보수 운용을 의뢰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 판매관리나 물류는 애드온이 증가하기 쉽다 --
ERP는 표준기능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버전 업의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애드온이나 커스터마이즈를 하지 않고 이용해야 한다. 이상이 ERP에 관한 올바른 이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을 근거로 ERP를 도입하면 실패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그럼에도 실제로는 그런 정설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도 취재를 통해 실감하고 있다. "ERP에 맞춰 업무를 바꿉니다"라고 말해도 현장은 저항한다. “현행 업무가 더 낫지 않느냐” “방식을 바꾸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라며 애드온 개발을 요구한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ERP의 목적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만, 실제로 ERP가 갖고 있는 업무 프로세스보다도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업무 방식이 뛰어난 케이스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애드온 개발이 불가피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애드온 개발을 둘러싼 환경은 크게 변했다. 이전과 같이 ERP의 기능이나 데이터를 직접 변경하는 방법 이외에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신이 만약 SAP의 ERP를 도입 중이라면, 개발을 의뢰한 IT벤더가 "(SAP 자체 개발 언어인) ABAP를 사용해 스크래치로 애드온을 개발합시다”라고 한다면, ERP에 관한 최신 지식을 따라오지 못하는 IT벤더이므로 다른 벤더를 찾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애드온의 증가는 리스크를 낳는다. ERP를 실전 가동했을 때, 애드온의 동작으로 인해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하거나 애드온 그 자체가 동작하지 않아 시스템 장해가 발생하는 사태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관리나 물류 영역에서 ERP를 적용하려고 하면 기업이나 업계 특유의 업무 처리가 많아 애드온이 늘어나기 십상이다. 그 결과, 공장에서의 생산 개수 데이터와 창고에 입하한 제품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하거나, 실물은 창고에 입고됐는데 재고 데이터가 제로인 경우가 발생해 ERP의 도입에 실패하는 것이다.

-- 전 세계의 기업이 애드온을 하고 있다 --
그러나 이는 일본 특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SAP의 연례 대회가 2024년 6월에 열렸다. 그 기조강연에서 크리스찬 클라인 CEO는 “이사회에서 변혁을 하자, 찬성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면 많은 손이 올라온다. 하지만 실제로 변혁을 추진하자고 하면 단번에 손이 내려간다”라고 말했다.

클라인 CEO는 "변화에 대한 저항은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 업그레이드에 고액의 비용이 드는 ERP를 만들어낸다"라고 강조했다. 뒤집어 보면, 전 세계에서 많은 기업이 ERP를 도입할 때 현장 업무를 바꾸지 않기 위해 애드온을 개발하고, 그로 인해 업그레이드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ERP 도입의 실패 이유는 ERP를 오해하고 있는 유저 기업이나 IT벤더 뿐만이 아니라, 가치를 올바르게 전달하고 있지 않은 제품 벤더에도 있을 것 같다. ERP의 도입에 관련된 모든 관계자가 ERP 제품 그 자체와 도입방법을 올바르게 이해했을 때, ERP 도입을 둘러싼 실패는 대폭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AI의 실용화로 인해 ERP 제품 자체가 큰 변혁기를 맞고 있다. 제품 벤더도, 파트너도 유저 기업도 올바르게 이해하지 않으면 ERP의 도입 실패 사례는 계속 증가할지도 모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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