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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테크’의 최전선 -- 로봇과 데이터 활용이 수술의 상식을 바꾼다
  •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20.1.27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0-05-27 21:16:43
  • 조회수511

Nikkei X-TECH_2020.1.27

‘수술 테크’의 최전선
로봇과 데이터 활용이 수술의 상식을 바꾼다

“이 경우엔 어떻게 하면 빨리 지혈할 수 있을까?” 신참 집도의가 상담하는 상대는 다름 아닌 AI가 탑재된 수술 지원 로봇이다. 수술 지원 로봇은 카메라에 찍힌 체내 상태를 인식해 “이러한 혈관 구조의 경우 이런 패턴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한다. 다른 케이스의 경우에도 “이러한 각도에서 기구를 움직이면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작업해주세요”라고 조언한다. 향후, 수술 지원 로봇은 수술 방법 지원뿐만 아니라 집도의의 판단을 어시스트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될 것이다.

-- 수술 지원 로봇의 미래 --
수술 지원 로봇이 보급된다면 수술의 안전성과 정밀도가 향상될 것이다. 미래에는 고도의 수술을 지원하는 로봇의 실용화가 추진되면서 AI가 탑재된 수술 지원 로봇이 집도의의 판단을 어시스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것은 수술 지원 로봇을 이용하는 의사가 그리는 미래의 수술 모습이다. “AI는 지금까지의 수술 영상과 논문, 문헌을 대량으로 학습할 수 있다. 사람이 습득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의 수술은 의사의 감각으로 시행되었지만, 데이터가 수집된다면 정량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 의사는 말한다. 현재는 기존 수술을 서포트하는 로봇이 실용화된 단계이지만, 미래에는 사람이 하기 어려운 수술을 지원하는 로봇이나 의사의 판단을 도와주는 등의 로봇이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 내시경수술을 지원하는 로봇 개발 선행 --
최근 세계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수술 지원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술의 종류 및 로봇이 지원하는 정도도 다양하지만, 개발이 가장 활발한 것은 내시경 수술을 지원하는 로봇이다. 내시경 수술을 지원하는 로봇으로는 미국 Intuitive Surgical의 ‘다빈치(da Vinci Surgical System)’가 2000년에 미국 FDA의 승인을 얻어 시장을 견인해왔다. 2019년 9월 시점에서 세계적으로 5,406대, 일본에서는 약 350대가 병원에 도입되었다. 현재 다빈치의 특허 기간이 일부 끝난 것을 비즈니스 기회로 삼아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내시경 수술 지원 로봇은 환자의 복부에 직경 수 mm의 구멍을 몇 군데 뚫어 시행하는 내시경 수술에서 의사를 지원한다. 내시경 수술은 각 구멍에 내시경과 조직을 집거나 하는 등에 필요한 봉 형태의 수술 기구를 삽입해 의사가 내시경 영상을 보면서 하는 수술이다. 일반적인 내시경 수술은 세러피스트(치료 보조자)가 내시경을 들고 수술 부위를 찍고 주로 집도의가 수술기구를 움직인다.

다빈치는 사람 대신 로봇 팔이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지탱한다. 집도의는 전용 기기에 앉아 내시경으로 촬영되는 환자의 체내 영상을 보면서 가지고 있는 컨트롤러로 수술기구를 움직여 수술한다. 다빈치의 이용 실적이 많은 후지타(藤田)의과대학병원 종합소화기외과의 우야마(宇山) 교수는 “내시경 수술의 안전성과 정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빈치를 이용하고 있다. 다빈치를 이용하면 집도의의 손 떨림이 수술 기구에 전달되지 않아 조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집도의의 긴장감도 덜 수 있다”라고 말한다.

또한 우야마 교수는 “앞으로 내시경 수술은 내시경 수술 지원 로봇을 이용한 수술로 전환될 것이다”라고 전망한다. 다빈치를 판매하는 Intuitive Surgical에 다르면 2013년에 미국에서 시행된 전립선 적출 수술 중 80%는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었다고 한다.

내시경 수술 지원 로봇은 집도의의 수술 레벨을 일정하게 하는 ‘보텀업(Bottom-up)’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시경 수술은 통증이 적고 환자의 회복이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복부를 절개해 직접 장기를 보면서 시행하는 개복 수술에 비해 환자의 수술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반면 작은 구멍에 삽입하는 기구를 조작하는 등 집도의의 섬세한 손길이 요구되기 때문에 의사 개인의 기량 차이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트레이닝을 거쳐 다빈치를 이용할 경우 집도의의 기량 차이가 좁혀져 수술 수준의 균일화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우야마 교수는 말한다.

우야마 교수는 복수의 병원과 협력해 위암 수술에서 수술 지원 로봇을 이용하는 장점을 임상 시험을 통해 제시해왔다. 다빈치를 이용해 수술할 때의 합병증 발생률과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시경 수술에서 합병증이 발생한 비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다빈치 이용 시 기존 내시경 수술에 비해 합병증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

-- 로봇 수술 기술의 ‘탑업(Top-up)’을 목표로 --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수술 지원 로봇 중에는 수술 기술의 보텀업 뿐만 아니라 ‘탑업’을 목표로 하는 것도 있다. 난이도가 높아 시행 가능한 의사가 한정된 수술을 서포트 하는 로봇이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기업의 Microsure가 개발하는 로봇은 마이크로서저리(Microsurgery, 미세외과수술)라고 불리는, 사람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작업이 요구되는 수술을 지원한다. 미세 외과 수술은 현미경을 이용하면서 때로는 1mm 이하의 미세한 혈관을 이어주는 등, 어려운 수술이라고 알려져 있다. 로봇을 이용함으로써 일부 의사 밖에 할 수 없었던 수술을 보다 일반화할 수 있다.

좁은 콧구멍으로 내시경과 기구를 삽입해 뇌를 수술하는 로봇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추진하고 있는 곳은 도쿄대학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의 하라타(原田) 조교 연구팀이다. 뇌의 하부에 생긴 종양을 머리를 절개해 추출하는 것은 어렵다. 코를 통해 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 채택되고는 있지만, 고도의 수술 기량이 요구된다. 좁고 깊은 장소에서 작업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코를 통해 삽입한 기구가 뇌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다른 부위가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로봇의 이용으로 손 떨림의 영향을 없애거나, 어느 범위 이상으로는 기구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등, 어려운 작업을 서포트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수술 지원 로봇은 기존의 수술 방식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사람이 하기 어려운 수술을 위한 로봇 개발도 추진되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하라타 조교는 말한다.

-- 데이터 활용으로 달라지는 수술 --
수술 지원 로봇은 향후, 수술 현장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로봇을 이용한다면 시 계열을 통해 수술 기구의 위치 및 각도 등을 기록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수술 스킬을 정성적(定性的, Quantitative)으로 전수하거나 평가해왔지만, 기록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술 스킬을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수술 지원 로봇이 얻는 데이터 중 하나는 내시경 수술 영상이다. 수술 영상을 AI로 분석함으로써 수술을 내비게이션 하거나 스킬을 평가하는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데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특히 관심을 보이는 곳이 수술 지원 로봇을 개발하는 구글 계 벤처기업 Verb Surgical이다. Verb Surgical은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는 존슨앤존슨과 알파벳 산하의 Verily Life Sciences(구 Google Life Sciences)의 합병회사로써 2015년에 발족했다. Verb Surgical는 올해 전반에 존슨앤존슨의 100% 자회사가 될 예정이지만, 존슨앤존슨에 따르면 Verily와의 협업은 지속해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Verily가 수술지원 로봇 개발에 관여하게 된 배경에는 Verily가 로봇을 통해 얻는 데이터에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데이터 활용을 시야에 넣은 수술 지원 로봇 개발이 최근 업계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라고 수술 지원 로봇 개발회사 리버필드의 가와시마(川嶋) 사장은 말한다.

이미 내시경의 수술 영상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분석하는 시도도 나오기 시작했다. 국립암센터 히가시(東)병원 대장 외과의 의사인 다케시타(竹下) 씨는 총 약 1,000개 사례의 내시경 수술 영상 데이터를 수집. 수술 공정과 집도의의 동작, 기구 이름, 출혈 등이 발생한 현상, 환자의 배경 정보 등을 어노테이션(Annotation)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술 중 발생하는 현상을 자동으로 인식할 뿐만 아니라, 향후에는 수술 중 일어날 현상을 예지하거나 위험을 회피하는 등의 시스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이용하기 쉬운 수술 기구나 의사를 대상으로 한 수술 트레이닝 기기, 콘텐츠 개발 등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및 연구기관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용도는 확대될 것이다”라고 다케시타 씨는 말한다.

내시경 영상과 역각(力覺) 등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수술 지원 로봇에게 피드백 할 수 있게 된다면 수술 공정 자동화의 기술 개발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대학 내 연구에서 사람이 바늘을 당기는 힘의 데이터를 활용해 조직을 꿰매는 공정의 일부에서 로봇에게 자동으로 바늘을 가져오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라고 도쿄의과치과대학의 교수도 겸임하고 있는 가와시마 사장은 설명한다.

내시경 영상의 데이터베이스화를 추진하고 있는 다케시타 씨는 “향후, 일부 수술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율 주행이 단계적으로 연구 개발되고 있는 것처럼 수술 지원 로봇도 단계적으로 연구가 추진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수술실은 현재, 첨단기술로 크게 바뀌려 하고 있다. 수술 지원 로봇이 그 기폭제가 되어 AI나 IoT가 도입된 차세대 수술이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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