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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세기; 기계가 새로운 이해자 (1) -- AI 상사는 알고 있다
  •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9.12.3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12-10 15:43:45
  • 조회수397

데이터 세기; 기계가 새로운 이해자 (1)
AI 상사는 알고 있다
당신의 활약 80%를 적중

고민을 들어주는 상대가 가족이나 친구, 직장 선배라고 하는 것은 이젠 과거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최근, 표정이나 목소리 등을 통해 개인의 내면까지 파악하는 데이터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당신에 대해 당신 이상으로 알고 있는 AI가 회사에서는 생산성 향상, 사생활에서는 인생 상담을 도와준다. 이처럼 ‘이해자(理解者)가 기계’가 되는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 ‘가시화’의 대가 --
이마나리(今成, 64) 씨는 8월, 부하 남성직원의 ‘인물 평가서’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성적 우수, 인간 관계도 좋고 인사성도 밝은 사람으로, 최근까지도 별다른 점을 느낄 수 없었던 쾌활한 그가 어떻게…’

-- 얼굴을 분석해 평가 --
이마니리 씨가 근무하는 게이힌(京浜)상사는 사원들의 내면을 ‘가시화’한 독특한 인물평가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알고리즘으로 얼굴을 분석해 ‘책임감’ ‘안정성’ 등 12개 항목을 평가한다. 결점이 없을 것처럼 보였던 이 남성 직원은 ‘자신감’이 극도로 낮았다.

이마나리 씨는 경찰관 출신으로, 사람을 보는 눈에는 자신이 있었다. 처음에는 진단 결과를 의심했지만 혹시 몰라 남성 직원에게 물어보니, 육아와 가족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고민이었는데 이렇게 말할 수 있어서 마음이 가볍습니다”. 면담 후 남성 직원의 표정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기계가 사람보다 보는 눈이 있을 줄이야”. 이마나리 씨는 간부 후보 결정에도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술을 통해 일하는 사람을 감정적 측면에서 지원하는 ‘트랜스테크(TransTech)’가 주목 받고 있다. 외견으로는 알 수 없는 마음의 동향을 데이터로 나타내 사내 교류 및 업무 효율화를 지원하는 기술로, 방대한 데이터를 구사하는 21세기이기 때문에 가능해진 ‘새로운 이해자’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조사회사 Tractica에 따르면, 감정분석 시장의 규모는 2025년에 4,100억엔으로 2018년의 20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모든 직장에서 이해 능력을 가진 기계가 활약하기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들 인간에게도 커다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인터넷광고회사 Septeni HD는 채용 활동 시, AI의 판단을 중시한다. 학생들의 사고방식과 경험을 묻는 설문조사와 초기 전형 결과 등 약 100개 항목을 통해 입사 후의 ‘활약 가능성’이 산출된다.

10년 분의 인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예측의 적중률은 80%. 신규 채용 100명 가운데 20%는 인터넷 면접만으로 결정해 4월 신입사원 입사식 때 처음으로 회사에 오는 사람도 있다.

경험이나 감을 바탕으로 한 사람의 판단 기준은 애매하다. 이러한 불만이 데이터 분석으로 개개인의 장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Septeni HD의 인사 담당인 에자키(江崎) 씨는 “AI가 담당하는 업무가 늘어난 만큼 사람에게 요구되는 능력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 일하는 측에게 부담도 --
본래 감정이나 행동은 개인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기술은 이것을 데이터의 형태로 가시화해 보다 나은 기업 활동을 위한 원동력으로 바꿔나간다. 물론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면 좋지만, 때로는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를 속박할 수 있다.

“상사에게 감시 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고 미국 오크랜드의 시스템엔지니어 플로린 씨는 말한다. 2018년까지 프리랜서로 일했지만 일한 곳에서 원격감시 시스템을 이용했다.

마우스의 움직임과 키보드를 치는 회수가 상시 기록되었다. 10분에 한 번은 셔터 소리와 함께 컴퓨터 화면도 촬영되기 때문에 이 때 무엇이 표시될지 마음 졸여야 했다. “감시가 너무 심해 오히려 집중해서 일할 수 없었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지금은 기업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반스타인 조교는 “과도한 감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라고 지적한다. 중국의 휴대전화 공장의 협력을 얻어 실험한 결과, 상사가 항상 감시하는 생산라인은 그렇지 않은 라인에 비해 생산성이 10~15% 낮았다고 한다.

지나치게 가시화된 데이터의 이면에는 일하는 사람을 불안하게 할 위험성이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리는 모순을 야기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해자인 기계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모두들 회의를 싫어하네”. 파나소닉LS네트웍스(도쿄)에서 영업팀을 총괄하는 이시다(石田, 41) 씨는 깜짝 놀랐다. 올 여름, 카드형 센서로 사원 150명의 업무 방식을 검증한 결과, 1시간의 회의에서는 30%, 2시간의 경우 60%가 이메일 등 딴짓을 하고 있었다.

대화량과 이메일, 위치정보를 통해 각 사원의 행동 패턴을 산출. 이 때 대화나 이메일의 내용을 보지 않고, 개인도 특정하지 않았다. 팀 단위의 동향에 대한 데이터로 밖에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업무 개선으로 이어지는 아이디어가 잇따라 나왔다.

10월부터 ‘회의는 원칙적으로 30분’으로 바꾼 결과, 젊은 사원들의 발언이 눈에 띠게 늘었다.

“기계가 진화할수록 사람의 고민도 깊어진다”라고 나고야대학의 구기타(久木田) 조교는 예견한다. 새로운 이해자는 선택지를 늘려주지만, 우리들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기게 된다. 데이터 세기에는 가능성이 늘어나는 만큼 사람이 담당해야 할 역할도 늘어난다.

거침 없는 성격의 데스크(책임 기자)도 상사 앞에선 긴장
취재팀, ‘마음의 가시화’ 시험

기술을 통해 사람의 마음이나 사고의 움직임을 가시화하는 ‘새로운 이해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개인의 내면까지 숫자로 표시하는 데이터화의 흐름에 우리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취채팀은 실제로 최첨단 기술을 시험, 닛케이 온라인 판의 투고 플랫폼 ‘COMEMO’를 통해 독자로부터의 의견도 모집했다.

10월 하순, 취재팀은 섬유제조사인 미쓰후지(교토)로부터 ‘스트레스 수치 측정 셔츠’를 대여했다. 사내에서 성격이 거침없다라는 평판의 데스크(44)가 자진해 사무실에서 착용하기 시작했다.

셔츠의 흉부 안감에는 ‘전극’이 되는 은(銀)섬유가 혼합되어 있어 이것으로 심박수와 심전 데이터 등을 측정, 셔츠에 장착된 소형 송신기로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전송한다. ‘스트레스 수치’는 100점 만점으로 표기되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회사가 직원의 내면을 데이터화하는 것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취재팀은 COMEMO에 이렇게 질문했다. 그 결과, 안이하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컨설팅회사 beBit(도쿄)의 엔도(遠藤) 대표는 “불쾌하다고 느끼는 사원이 일정 부분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파나소닉 등 약 90개 사로 구성된 기업 단체는 11월, 인사 및 채용에서 AI를 이용 시 그 방침을 2020년 3월까지 책정한다고 결정했다. 직원에 대한 설명 및 동의 취득을 중시한다고 한다.

우리의 실험 대상이 되어 준 데스크는 어땠을까? 측정하기 시작했을 때 스트레스 수치는 95였다. 그가 기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후배 기자에게 농담을 걸기 시작하자 수치는 3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0분 후, 직속 상사가 말을 걸자 데스크의 스트레스는 다시 89로 급상승했다. 그 역시 상사는 어려운 존재인 것이다.

데스크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의식한 적이 없었다. 숫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라고 말한다. 아직은 불쾌함보다는 호기심이 큰 듯하다.

“어떤 세계를 만들고 싶은지 회사의 가치 기준을 확실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COMEMO로 지적하는 것은 디자인 회사 HORBAL(도쿄)의 신시로(新城) 이사이다. 종업원의 스트레스 수치 등을 알 수 있어도 목적에 의해 활용법이 달라진다. 칼럼니스트의 무라카미(村上) 씨도 “종업원을 성악설(性惡說)에서 보게 되면 감시를 하게 된다”라고 지적한다. 기업은 성선설(性善說)에 서서 업무방식을 향상시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데스크의 실험은 1주일간 지속되었다. 당초 “가족과 함께 있을 경우에 수치가 올라가면 어떻게 할까”라고 걱정했으나 휴일에는 수치가 20~30대로 안정. 그에게 있어서 집은 안식의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실감하는 것과 상이한 것도 있었다. 데스크가 심야에 기분전환으로 마작 게임을 시작하자 수치는 95로 뛰어올랐다. 승부사로 인한 긴장감이 스트레스로 분석된 것 같았다.

“수치의 의미를 스스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결론을 내린 데스크. 기업이 인사에 데이터를 이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수치를 있는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판단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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