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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출신 창업가, 뿌리를 뻗다 -- 인구감소 고령화 등 지역 과제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10.21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10-29 19:48:33
  • 조회수231

홋카이도 출신 창업가, 뿌리를 뻗다
인구감소나 고령화 등 지역 과제에도 힌트


농수산업이나 관광업이 경제의 주체인 홋카이도에서는 스타트업 기업이 탄생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에 창업 열기가 급속하게 높아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우수한 인재가 홋카이도 외부로 많이 유출되었지만 대학을 중심으로 창업의 에코시스템(생태계)도 점점 자리잡고 있다. 인구 감소나 고령화와 같은 지역의 과제를 인공지능(AI)이나 IoT로 해결하는 ‘도산코(道産子: 홋카이도 출신) 창업가’의 모습을 취재했다.

도카치평야의 중심에 위치한 전국 유수의 산업생산액을 자랑하는 홋카이도 오비히로시(市). 이곳에 ‘세계 제일’을 목표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 트랙터 운전지원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농업정보설계사(社)다.

GPS 단말과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운전자의 스마트폰 화면에 트랙터의 현재 위치나 주행해야 하는 선을 표시한다. 운전자는 이 선을 따라서 주행하기만 하면 정확한 등간격으로 작업할 수 있다. 하마다(浜田) 사장은 “육안에 의지한 운전과 비교해 불필요한 동작이 줄기 때문에 최대 10%는 작업량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한다.

-- 생산성 향상 --
2015년에 발매하자마자 브라질과 폴란드 등 약 140개국에서 단숨에 보급되었고 2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이 분야에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세계 1위도 꿈은 아니다. 18년에는 벤처캐피털(VC)인 Drone Fund나 스미토모상사 등으로부터 2억엔을 조달했다. 앞으로는 모터가 내장된 자동조타시스템도 제공할 계획이다.

하마다 사장은 홋카이도 무로란시(市)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에 사이타마현의 연구기관에서 15년간 농기계 자동화 등을 연구했다. 그 동안에 “자신의 기술을 농가에 직접 전달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고민 끝에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14년에 오비히로시에서 창업했다.

오비히로시를 포함해 도카치평야의 경지 면적은 전국의 6%를 차지하며 농업산출액은 약 3,000억엔으로 일본의 식재료 자급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15년의 농가 인구는 약 2만 4,000명으로 30년 전의 약 절반으로 감소했다.

앞으로는 농가 1가구당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진다. 농업정보설계사의 앱을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 수는 약 1만명. 하마다 사장은 “규모가 작은 농가도 효율화에 대한 의식은 높다”라고 말한다. 잠재 수요는 크다고 보고 있다.

-- 조달액 3배로 --
Japan Venture Research(도쿄)의 조사에 따르면 홋카이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의 18년도 자금 조달은 34억엔으로 전년의 3배로 급증했다. 조달회사 수도 23사(전년은 17사)로 증가하며 전국 6위로 부상했다.

인구 195만명의 삿포로시는 과거에는 IT 기업이 모이는 ‘삿포로밸리’라고 불리며, Hudson 등 상장기업도 배출했다. 그러나 IT 버블의 붕괴 후에는 침체되면서 우수한 젊은이들은 도쿄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홋카이도대학 주변에서 AI 스타트업 기업이 창업하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삿포로역에서 자동차로 약 10분. 홋카이도대학 캠퍼스 내의 ‘홋카이도대학 비즈니스 스프링’에는 많은 홋카이도대학발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해 있다. 그곳에서 중심적인 존재가 되고 있는 것이 09년에 설립된 초와기연(調和技研)이다.

“AI는 반드시 사회에 도움이 된다. 도움이 된다면 사업으로서도 성립한다”. 초와기연은 10년 전에 홋카이도대학의 가와무라(川村) 교수 연구팀이 중심이 돼서 탄생했다. 심층학습 등의 AI 기술을 사용해 기업의 경영 과제를 해결한다.

예를 들면 급식회사는 개호시설 등에 전달하는 식사 메뉴를 영양사가 수작업으로 작성하고 있다. 초와기연은 ‘A씨는 염분을 줄여라’ ‘B씨는 칼로리를 낮춰라’와 같은 조건을 AI에 학습시켜 메뉴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홋카이도대학에서는 교원과 대표이사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무는 나카무라(中村) 사장이 담당한다. 소프트회사의 인사부장 시절에 가와무라 교수를 만나 사장 자리를 부탁 받았다.

초와기연은 취직처를 정하지 못한 ‘포스트닥터’라는 박사학위 취득자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그들 ‘박사 사원’은 전세계 대학의 논문을 읽을 수 있고, 좋아하는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현재는 외국인을 포함해 10명의 박사가 일하고 있다.

자유로운 풍토가 새로운 사업을 낳고 있다. 신입사원들은 올해 얼굴 사진을 우키요에(일본 풍속화)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람의 얼굴과 우키요에를 기계학습시켜, 그 사람의 특징을 포착해 우키요에를 만든다. 이미지 엔진은 배터리 분류나 브랜드 상품 정보 추정 등에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나카무라 사장은 “AI의 도입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산된다”라며 지방 기업에도 사업 기회는 크다고 강조한다.

홋카이도대학의 가와무라 교수 연구실에서는 눈이 많은 홋카이도 지역의 문제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기업도 탄생하고 있다. 티아이엘(TIL)은 이미지인식 AI와 카메라를 조합해 비와 눈을 구분해 열로 지표면의 눈을 녹이는 ‘로드 히팅’을 효율적으로 가동시키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강설 센서만으로는 비와 눈을 구별하기 어려워 불필요한 작동이 많았다. TIL이 홋카이도가스와 시스템을 운용한 실험에서는 40%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했다고 한다.

나가타(永田) CTO는 홋카이도대학 박사과정 2학년이다. 3년 전부터 아르바이트로서 개발을 도왔고, 올 4월에 정사원이 되었다. 카메라의 양산 준비 등으로 매우 바쁘다. 나가타 씨는 “홋카이도대학 주변은 우수한 인재를 모집하기 쉬워 연구개발에 적합하다”라고 말한다. 도쿄 등과 비교하면 스타트업 기업이 적어 대학에 구인공고를 내면 1주일에 10명 정도가 응모한다고 한다.

가와무라 교수는 출자 등을 통해 7~8사의 스타트업 기업에 관여하고 있다. “홋카이도의 기업 대부분은 대기업의 재하청 기업이다. 그 상태로는 미래는 어둡다. 지역의 창업가가 상장을 하고, 주위에도 창업을 촉구하는 순환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한다. 홋카이도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관광이나 농수산업도 이대로는 성장이 불투명하다”. 다양한 곳에 AI 채용을 서두른다.

이처럼 ‘스타트업 불모지’에 새로운 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익화 단계까지 진행된 스타트업 기업은 적다. 경영상의 벽에 부딪혔을 때 상담할 수 있는 선배 창업가나 VC 등 지원자 층도 얇다.

홋카이도의 스타트업 기업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지역 기업만으로는 속도감이 부족하다. 도쿄 등의 창업가와 연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도산코(道産子) 창업가’의 열정에 대도시의 지식과 경험을 더해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융합이 요구되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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