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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서프라이즈 (1); 배양육, 언젠가는 스테이크 크기로 -- 연어, 닭고기 등
  •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9.8.7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8-15 15:50:50
  • 조회수437

Disruption 단절 너머로; 제5부 식품 서프라이즈 (1)
배양육, 언젠가는 스테이크 크기로
연어, 닭고기 등 고기를 직접 만든다

빽빽이 늘어서 있는 손바닥 크기의 용기. 그 중 하나를 꺼내 그 안을 들여다보니 핑크색 액체에 무엇인가가 떠있다. “소의 세포를 배양한 고기이다. 지금은 1cm 크기까지 키우는 것이 한계다. 앞으로 스테이크 크기로 만들 계획이다”. 도쿄대학의 다케우치(竹內) 교수는 2025년까지 ‘스테이크 크기의 배양육’을 실현한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 닛세이(日清)식품 홀딩스와의 공동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과일이나 야채, 곤충을 먹던 인류가 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은 250만년 전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초의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에렉투스’로 진화한 시기와 겹친다. 처음에는 자연 속에서 육식동물이 먹고 남은 동물이나 사냥 등으로 고기를 섭취, 이후 목축이 시작되면서 사냥이 아닌 가축의 고기를 먹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가축이 아닌 실험용기로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세포배양기술의 스타트업 기업, 인테그리컬쳐(도쿄). 닭 간 등의 성분을 철저히 조사해 거위와 오리의 간세포를 고급 식재료인 푸아그라로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하뉴(羽生) 대표이사는 “맛이 우수한 프리미엄 소나 돼지의 세포로 배양한 고기도 비싸게 팔릴 것이다”라고 말한다.

■ 190조엔 시장에서 점유율 30% 이상으로

배양육이 각광 받기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은 2013년, 네덜란드의 연구팀이 세포 배양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다짐육이었다. 당시엔 200g 만드는데 약 3천만엔이 들었는데 의료용의 고가 배양액을 대량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후 기술이 진보, 배양액의 연구와 장치 개선을 통해 비용을 낮추기 위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미국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 A∙T커니에 따르면 전세계의 식육시장은 연간 3%로 성장을 지속. 시장 규모는 2025년의 1.2조달러(약 130조엔)에서 2040년에 1.8조달러(약 190조엔)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배양육은 2040년에 전체의 35%까지 증가. 현재 우리가 말하는 고기는 2025년 시점에서 90%를 차지하겠지만, 2040년에는 4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살아있는 동물에 의지하는 축산업에서 세포 배양으로의 대전환은 식재료를 세포를 통해 생산하는 ‘세포 농업’이라고 하는 신조어를 낳았다. 이 신조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먹을 만큼의 고기를 만들면 된다’이다. 적은 양의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통째로 키워온 우리 인류에게 이것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의 축산업은 1kg의 고기를 얻기 위해 곡물 사료를 닭에게 3kg, 돼지에게 7kg, 소에게 11kg을 제공해왔다는 추산도 있다. 광대한 토지와 대량의 물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가축을 키울 수 없다. 세포 배양에 필요한 토지와 물은 그 20분의 1 이하로도 충분하다는 견해도 있다. 장소에 상관 없기 때문에 도시 속 빌딩까지도 ‘거대한 목장’이 될 수 있어 생산 효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2011년에 70억명을 넘은 세계인구는 2100년에는 11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에서 고기 소비가 증가할 경우, 가축의 먹이가 되는 곡물이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고 그 만큼 사람이 먹을 곡물은 줄어들 것이다. 소의 트림이나 가축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의 25배나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 “배양육 기술을 활용한다면 식량부족 및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닛세이(日精)홀딩스).

‘배양육이 인류를 구할 것이다’라고 믿는 연구자들의 생각은 조금은 과장되게 느껴지지만 육식문화는 인류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고고학 연구자인 도쿄대학의 사토(佐藤) 교수는 “육식은 인류의 체형을 변화시켰다. 뇌가 커지고, (고기를 소화하기 좋도록) 장이 짧아져 체형이 슬림 해졌다”라고 말한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충분한 칼로리를 고기를 통해 단시간에 섭취할 수 있게 되면서 여유 시간을 석기 만들기나 놀이, 장신구나 벽화 제작 등 문화활동에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남녀가 가정을 꾸려 남성은 밖에서 동물을 사냥하고 여성은 육아나 과일 등의 채집을 담당하는 역할이 형성되었다. 육식으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사회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고기의 역할이 재정의되려 하고 있다. 연구자들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큰 변화는 ‘누구나가 고기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테그리컬쳐의 하뉴 CEO는 “배양육을 통해 기아뿐만 아니라 분쟁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한다. 고기와 곡물의 부족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영토 분쟁이나 전쟁, 정치 불안의 불씨가 되어왔다. 인류가 고기를 먹게 되면서 생긴 이러한 분쟁들이 배양육을 통해 사라지게 된다면 인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배양액 대신 시판의 스포츠 드링크 이용

누구나 배양육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사실 믿기 어렵지만 그 가능성은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자택에서 닭의 간 등 고기를 배양하는 기본적인 방법을 가르쳐주는 인테그리컬쳐 연구팀의 ‘Shojinmeat Project’에는 회사원들과 여고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고가의 배양액 대신 시판의 스포츠 드링크를, 전용 배양장치와는 달리 스티로폼 용기와 간이 기기를 사용한다. 세포 배양이 흰 가운을 입은 프로 연구자들의 업무라고 인식하는 일반 상식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미국 등에서는 흥미 또는 과학자에 대한 도전 의식을 가진 일반인들이 자기 방식으로 바이오 실험에 도전하고 있다. 이것은 ‘DIY 바이오’라고도 불리며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바이오 실험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다양한 전자부품의 소형화와 가격 저하가 이루어진 점이다. 배양에 꼭 필요한 온도와 CO2 농도 관리가 간단한 장치로 가능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인터넷 및 SNS의 이용 확대다. 바이오 분야의 연구자들이 기술을 인터넷에 공개하면 초보자들도 그것을 흉내 내어 배양육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2012년 노벨생리학∙의학상 수상으로 화제가 된 모든 장기로 변화할 수 있는 iPS세포 등, 바이오 기술의 가능성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게 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미래에 우리들의 식탁에 오르는 고기는 배양육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고기, 또는 각 가정에서 좋아하는 맛이나 성분을 제작한 고기일 수 있다. 기업 및 개인이 고도의 배양 기술을 개발해 몇몇의 세포 결합으로 만들어진 고기라는 정의에서 벗어난 식품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이 전혀 새로운 음식을 처음으로 경험했을 때 미래의 인류는 어떤 느낌을 받을까?

-- 연어, 닭고기 등 직접 만들어 --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음식의 디스럽션(Disruption, 창조적 파괴). 6월 초, 미국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 있는 오이스터 바(Oyster Bar)에서 작은 시식회가 열렸다. 세비체(라임즙에 재운 생선요리), 포키, 스파이시사몬 등이 십 수명의 초대객에게 제공되었다. 일반 시식회와 다른 것은 제공된 연어가 연구실에서 세포 배양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사원 15명의 와일드타입이라는 스타트업 기업이 ‘생산’했다.

네덜란드의 연구팀이 세포를 인공 배양해 만든 소고기 햄버거가 발표된 2013년 이후, ‘배양육’에 매료된 창업자들이 잇따라 스타트업 기업을 설립했다. 2016년에 설립된 와일드타입도 그 중 한 곳이다.

“외교관 업무를 통해 식품 안전보장에 대한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전, 미국 국무성에 근무했던 창업자 콜벡 CEO는 창업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식량 위기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체류했었던 그는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이 필요하다고 통감했다.

와일드타입은 현재, 바이오 기업에 특화된 인큐베이터 시설에 입주해있다. 연어의 어란에서 세포를 추출, 시설의 연구 설비를 이용해 물고기의 체내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키우고 있다고 한다. 소 등의 배양육과 같이 탄수화물과 지방 등의 영양분을 주입해 배양한다고 한다. 물고기는 물 안에서 살기 때문에 육지 고기보다 낮은 온도에서 배양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다. 하지만 현재 개발하고 있는 것은 섭씨 100도 이상에서 가열될 경우 조직이 파괴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고기나 생선 외에도 미국의 클라라푸드(Clara Foods)가 효모를 발효해 만든 인공 흰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4월에는 전분제품 등을 생산하는 미국의 인그리디언(Ingredion)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는데 성공했다. 에리존드 CEO는 “출자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전세계 사람들이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를 신중하게 생각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다. “모두가 맛있고 지속 가능성이 있고, 건강한 음식을 원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에리존드 CEO. 사우스 샌프란시스코 시의 본사 연구실에는 구운 머랭의 시작품이 놓여져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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