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뉴스요약

체키 필름에 비밀이 있다 -- 연 100만대, 그래도 나오지 않는 모조품
  • 카테고리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9.2.20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2-26 14:48:39
  • 조회수324

체키 필름에 비밀이 있다
연 100만대, 그래도 나오지 않는 모조품/ 보지 않고 생산, 품질 유지


후지필름의 인스턴트카메라 ‘체키(check it)’의 히트에는 숨겨진 기술이 있다. 찍은 그 자리에서 선명한 사진을 현상할 수 있는 필름이다. 국내 공장에서 양산하고 있으며 생산 노하우는 비밀 중의 비밀이다. 색재, 감광재, 현상액 등의 소재를 독자적으로 배합한 화학 기술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기술을 진화시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체키는 셔터를 누르면 빛이 필름에 닿으면서 피사체를 찍는다. 기계음과 함께 약 12초면 하얀 필름이 나오고 조금씩 피사체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복고적인 느낌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먹혔다. 2018년의 체키 판매 대수는 1,000만대다. 그 중 90%가 해외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체키로 찍은 사진을 올리는 새로운 유행도 생겨났다.

이렇게 히트를 치면 경쟁 타사도 참여할 것 같지만 후지필름의 독무대다. 왜 그럴까? 카메라 본체는 바디, 렌즈, 모터 등 간단한 구조다. 중국, 필리핀 공장에서 생산한다. 타사가 쉽게 참여할 수 없는 부분은 필름이다. 가나가와현 미나미아시가라시(市)에 있는 공장에서 세계로 출하하고 있다.

-- 10마이크로미터에 18개의 층 --
필름사업은 작년에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85년 역사의 흑백필름 생산에서 철수하였다. 컬러필름이 가까스로 남아 있다.

단, 인스턴트용 필름은 또 다른 느낌이다. 필름 그 자체가 사진이 되기 때문에 프린트재, 현상액, 발색 기능이 일체로 되어 있다. 디지털카메라로 말하면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를 조합한 역할로, 원리 그 자체가 복잡하다.

구체적인 구조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사진이 되는 약 10마이크로미터(마이크로는 100만분의 1)의 감광 부분에 18개의 층이 있다. 색을 만드는 ‘옐로’, ‘마젠타’, ‘시안’의 3개의 색재와 색 만들기를 좌우하는 ‘유제’, 발색을 유지하는 ‘보존제’ 등이 있다.

이들 재료를 적층하여 목적한 색을 화학반응으로 만들어 낸다. 각 층의 순서, 어떻게 도포할 것인가 등 모든 것이 노하우이며 소재 그 자체가 자사 개발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한 복합적인 기술이다. 미세한 소재 레벨에서 개량을 거듭해 왔다. 색의 농담 폭을 넓혀 고화질을 실현한다.

필름을 만드는 현장도 ‘블랙박스’다. 관계자 이외는 볼 수 없다. 제조법을 베일에 감추고 있기도 하지만 모든 생산라인은 암실에서 움직인다. 감광하면 불량품이 되기 때문에 ‘빛’이 가장 큰 적이다. 입실할 수 있는 작업자도 한정적이다. 그리고 작업에 문제가 없는 한 생산설비를 건들지 않는다. 만약에 문제가 발생하면 필름을 파기한다.

이 암실에서는 소재의 도포, 재단, 가공, 필름을 패키지로 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물론 물리적으로도 ‘보는’ 것이 불가능하며 생산라인은 완전 자동화되어 있다.

“제조에는 고장이 따르지만 프로세스나 설비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다자와(田沢) 총괄매니저). 사람의 눈이 미치지 않는 만큼 소재와 공정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다. ‘자(自)공정관리’라고 부르는 시스템으로, 각각의 공정에서 불량을 철저하게 관리하여 최종적인 불시 검사까지 품질에 공을 들인다.

소재를 적층으로 만들어도 각각의 층으로 나눠서 칠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도포하고 있다.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난이도 높은 제조법의 채용을 가능하게 하였다. 10장의 필름을 넣는 검은 차광케이스로 만들어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면서 촬영 후에 본체에서 한 장씩 출력되도록 봉합한다. 미묘한 조정이 필요하다.

“촬영할 때 사용할 수 없으면 큰 일이다. 정밀도에 대해서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다자와 매니저는 말한다. 보급품이지만 문제가 있으면 카메라 자체를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필름의 생산∙개발 기술에 집착한다.

체키의 본체 판매가 1,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필름 공급도 늘고 있다. 온도, 습도 등 사용되는 환경도 다른 가운데 8.6cmⅹ5.4cm의 필름 한 장에 기술력을 응축한다. 생산라인도 증강하여 센서로 이상을 감지하는 시스템도 도입하였다.

-- 사진 문화를 후세에 --
1998년에 발매된 체키는 본체 성능도 향상되었다. 그 중 하나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여 체키에 Wi-Fi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종이다. 자연광이 아니라 디지털데이터를 레이저 조사하여 사진으로 만든다. 스마트폰 디지털이미지를 재현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필름의 품질 향상이 있다.

지금의 체키 붐은 ‘제3의 물결’이라고 한다. 최초의 물결은 20년 전의 발매 직후다. 판매 대수가 100만대까지 증가하였지만 라이벌이 등장하였다.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다. 한 때 판매가 10분의 1인 10만대까지 떨어졌다. 두 번째 물결은 07년에 한국의 연애드라마에서 사용되며 다시 인기를 끌었다.

“지금의 트렌드로 보면 거의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후지필름홀딩스의 스케노(助野) 사장은 1,000만대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20년간의 판매 누계 대수인 3,000만대의 3분의 1을 1년에 판매할 계획이다. 디지털카메라와 렌즈를 제외한 사진 관련 사업 매출은 2,500억엔 정도이며 그 중 3분의 1이 체키 관련이다.

체키 사업은 붐이 꺼지지 않는 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체키 본체의 중심 가격대는 9.000엔~3만엔 정도다. 필름은 10매에 1,000엔 전후로 판매하고 있다. 필름의 기술력이 높기 때문에 모조품은 유통되지 못한다.

스케노 사장은 “일과성의 붐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다. 미국의 인기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기용한 대규모 캠페인이나 신제품의 공동개발 등을 추진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약 1억 1,4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와 협력하여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다. 신흥국 등의 마켓에 개척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회사인 후지필름홀딩스는 헬스케어사업 등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체키 그 자체는 2조엔 규모의 거대 기업을 지탱하는 핵심사업이 될 수는 없다.

그래도 체키에 주력하는 이유에 대해 고모리 CEO는 “사진 문화를 후세에 남기고 싶다”라고 설명한다. 체키의 필름공장은 후지필름이 창업한 곳이다. 미러리스 카메라 등도 다루지만 체키는 후지필름의 본업인 필름을 사용하는 유일한 제품이다. 과거의 ‘제조’를 버리지 않고 진화시켜 성장의 초석으로 삼는다. 체키에는 그러한 정신이 숨어있다.

 -- 끝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