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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고찰, 그 끝은? (상) : 새로운 분업 -- AI 보급으로 달라지는 기업
  •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8.11.5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11-13 16:24:12
  • 조회수588

생산성 고찰: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상)
새로운 분업
AI 보급으로 달라지는 기업

그 마을 공장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관절을 가진 6대의 로봇이 유리를 조심스럽게 잡아 천천히 옮기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공장 작업자들의 일은 섬세하게 연삭하는 것뿐. 사람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 줄었다.

유리 가공 제조사의 마쓰나미(松浪)유리공업(오사카)에서 가동되는 신형 협동로봇은 덴마크의 유니버셜로봇의 제품이다. 마스나미 사장은 “기시와다(岸和田)에 남아 계속 일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결심하고 5천만엔을 투자해 로봇을 도입. 필요한 인원이 20명이나 줄어 수익률은 향상되었다.

마쓰나미유리는 2044년에 창업 200년을 맞이한다. 그 때쯤에는 “로봇에 인공지능이 도입되어 한층 더 똑똑해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마쓰나미 사장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아이디어만이 수익의 원천이 된다”라며 생산 현장의 사원들을 상품 기획으로 이동 시키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 재조명 받는 ‘국부론’ --
경제학의 아버지, 영국의 아담 스미스는 1776년, ‘국부론’에서 분업의 의의를 설명했다. 1명으로는 하루에 병 1개도 만들지 못하지만, 10명이라면 4만 8천개를 만들 수 있다. 아담 스미스가 살던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의 분업이었지만, AI의 능력이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는 지금은 ‘AI와 사람’의 분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생산성 향상과 성장의 열쇠가 되고 있다.

제조업에서 기업 감사 현장까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30년에 32개국의 직업 가운데 46%, 2억 1천만명의 업무가 AI 및 로봇의 영향을 받는다고 추산했다. 인력부족이 심한 일본에겐 도움이 되는 면도 있지만, AI에게 업무를 맡기게 되면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 및 기술을 만들어내야 하는 사명을 갖게 된다. 회사도 사원이 창조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근본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 사내 계층을 없앤다 --
“새로운 멤버에게 무엇을 하게 할까?” 구인사이트를 운영하는 아트라에(Atrae)에 11월 1일, 웹 디자이너가 중도 입사했다. 이 새로운 사원의 업무 내용은 사장이나 임원이 아닌 디자이너 팀이 결정한다. 업무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다.

아트라에는 회사법으로 의무화된 이사 등 이외의 역직은 두고 있지 않다. 상사로부터의 지시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며 자율적으로 일하기 때문에 회사의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아라이(新居) CEO는 “창조성이 요구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수평적으로 모든 사원이 함께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한다.

소수의 사원이 부하의 업무를 결재하는 일반 회사에서는 아이디어가 묻히거나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등, 이노베이션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사내 계층을 없앤 조직 운영은 ‘홀라크라시(Holacracy)’라고 불리며 회사 전체, 또는 부서 단위로 도입하기 위해 전세계 기업들이 연구하고 있다.

전통적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규슈전력(九州電力)은 신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올 7월부터 홀라크라시를 도입했다. 이케베(池辺) 사장은 “지금의 조직형태로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한다.

AI 및 로봇이 많은 업무를 담당하는 시대이니만큼 세계는 새로운 조직을 필요로 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해 움직이는 회사들도 있다. 기술로 생산성이 향상되면 개인과 기업, 국가 등의 상식이 통용되지 않게 된다. 여기에서는 보이기 시작한 미래의 모습을 취재했다.

기술 혁명, 질서 무너뜨려
은행업무, 위기 가까워져

기술 혁명을 통한 생산성의 비약적인 향상은 지금까지의 상식 및 질서에 단절을 초래할 것이다. 은행, 자동차 등, 기술 혁명의 파도는 모든 산업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오전 11시가 넘으면 가고시마(鹿児島)은행 노카타(野方)대리점(가고시마 현)의 히다카(日高) 지점장은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컴퓨터와 ATM의 전원을 끈 다음 차를 타고 옆 동네로 향한다. 오후에 그는 다른 대리점을 열어 그곳에서 근무한다.

가고시마은행은 지점보다 규모가 작은 대리점에서 이와 같은 운영 방법을 통한 비용 절감을 실험하고 있다. 우에무라(上村) 은행장은 “내년 봄부터 지점에서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60대 여성고객은 “폐점하면 다른 지점까지 차로 30분을 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며 체념한 듯 말했다.

-- 결제 독점 흔들려 --
많은 은행들이 구조조정에 내몰리고 있다. 일본 3대 메가 뱅크 중에선 미쓰비시UFJ은행이 515개였던 기존형 점포를 6년 간 반감시켜 소형점 등으로 전환한다. 이러한 위기감의 배경에는 급진전하고 있는 디지털 혁명이 은행 산업 구조를 근본부터 바꿀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어제의 술 값, 내 몫을 낼게”. 사이타마(埼玉) 현 야시오(八潮) 시의 회사원, 신타(新田) 씨는 동료에게 말했다. 그녀는 현금도 계좌이체도 이용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LINE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결제를 끝냈다.

월급 이체 등 결제의 고객 기반을 베이스로 저금리로 예금을 모아 대출을 운영하는 은행은 결제, 예금, 융자라는 삼위일체의 비즈니스모델로 경제의 핵심을 맡아왔다. 하지만 토대가 되는 결제의 독점이 무너지기 시작. 디지털 화폐로 월급을 지불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다면 붕괴 흐름은 가속화될 것이다.

-- 일주일 만에 융자 --
“우리들은 구글 및 페이스북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미국 JP모건체이스의 다이먼 CEO는 이렇게 경계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흐름으로 경제의 생산성은 높아질 수 있다.

“일주일 만에 융자를 받게 되어 많이 도움되었다”. Tune Zero(도쿄)의 우에노(植野) 사장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자동 심사 융자서비스로 150만엔을 융자받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가하는 프로그래머를 모으기 위한 자금이지만, 은행에 부탁하면 빌리기까지 한 달이 걸린다. Tune Zero에는 회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야요이(弥生)와 오릭스가 공동으로 설립한 아루토아(도쿄)가 융자했다. 야요이의 소프트웨어를 이미 도입한 기업으로부터 재무 정보 등을 수집해 신용도를 산출해 빠른 융자를 실현한 것이다.

고객과의 거래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신용도를 측정하는 금융서비스는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그룹의 ‘즈마(芝麻)신용’을 참고로 한 이러한 융자는 불량화 비율이 1% 대라고 한다. 중국의 소비자 금융서비스에서는 불량 채권 비율이 10% 미만의 경우 채산성이 있고, 5% 미만이면 이상적이라고 한다.

“은행업무는 필요하지만 은행은 그렇지 않다”. 디지털혁명의 여명기인 1994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트는 이렇게 말했다. 그로부터 사반세기. 모든 산업에 밀려들고 있는 디지털 혁명의 파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중)으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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