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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의료 (상): 게놈편집으로 질병 없앤다 -- 핀포인트 편집 기술, 신의 손
  •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8.10.1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10-09 19:20:17
  • 조회수90

바이오 의료 NEXT; 제1부 (상)
게놈편집으로 질병을 없앤다
핀포인트 편집 기술, 마치 신의 손과 같아

생물의 설계도인 게놈(유전체)를 개변하는 게놈편집이 의료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위드 프로세서로 문자를 고쳐 쓰는 것처럼 게놈의 배열을 편집해 지금까지 치료가 불가능했던 난치병을 치료한다. 이러한 꿈과 같은 이야기를 현실에 가까워지게 한 것은 원하는 유전자를 핀포인트로 편집하는 기술의 발전이다.

-- 신흥기업, 대기업도 시장 선점 경쟁 --
“우리들은 차세대 게놈편집기술을 이용해 세계에서 승부하겠다”. 규슈(九州)대학 발 스타트업기업, EditForce(후쿠우카 시)의 나카무라(中村)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EditForce는 규슈대학 조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나카무라 사장이 2015년 5월에 설립. 일본의 게놈편집 개발 스타트업 기업을 선도했다.

게놈편집은 현재 제 3의 파도가 일고 있다. 혁신적인 게놈편집 툴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이 2012년에 등장한 이래, 경쟁 환경이 단숨에 가속화되었다.

“근육을 만드는 유전자에 이상이 발생해 근육이 약해진다”, “혈액을 응고하는 유전자가 부족해 출혈이 반복된다” 등 유효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난치병의 대부분이 유전자 이상이 원인인 유전자질환이다. 기존의 의약품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해 증상을 경감시키거나 영양을 보충하는 등의 대증요법(Symptomatic Therapy)밖에는 치료법이 없었다.

EditForce가 보유한 무기는 독자적으로 개발해 특허를 받은 ‘PPR’라고 하는 단백질을 이용한 게놈편집기술. PPR은 DNA뿐만 아니라 DNA의 기능에 관련된 RNA도 편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DNA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설계도이지만, 그 양을 제어하는 것은 RNA. PPR기술을 이용하면 게놈편집을 보다 정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5조엔 시장으로 성장 --
조사회사에 따르면 게놈편집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9년에 3,500억엔 정도. 배양액 등 관련 산업과 농업∙축산업용도 포함한 라이센스료가 주요 내역이다. 이것이 2025년에는 1조엔으로, 2030년에는 게놈편집을 포함한 유전자 치료만으로 5조엔 정도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나카무라 사장은 차기 크리스퍼-캐스9 기술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기술의 개선만으로는 세계적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PPR의 의료 응용을 위한 실용화를 서두르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게놈편집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크리스퍼-캐스9은 어떤 기술일까? 노벨 수상 후보로 주목 받고 있는 이 기술에 대해 한 국내 연구자는 “마치 ‘신의 손’이다”라고 평가한다. 크리스퍼-캐스9의 기본 기술을 개발한 사람은 프랑스의 엠마뉴엘 샤르팡티 박사와 미국의 제니퍼 다우드나 박사이다. 이후 세포로의 응용 등 연구가 확대되면서 2015년 이후 게놈편집 분야에서 매년 1,000개 이상의 학술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크리스퍼-캐스9은 인공적으로 제작한 ‘캐스9’ 효소가 가위 역할을 하며 DNA를 절단한다. 이 때 캐스9를 원하는 곳으로 안내하는 것이 ‘가이드 RNA’이다. 이 두 개를 조합해 DNA 가운데 원하는 곳을 절단하거나 다른 염기와 교체해 배열을 바꾸는 등을 한다. 숙련되지 않은 연구자도 가능한 기술이고, 모든 세포를 편집할 수 있는 범용성도 가지고 있다.

올 5월, 미국 시카고의 힐튼호텔에서 개최된 미국 유전자치료학회에는 사상최대 인원인 3,500명 가까이가 참여해 열기가 뜨거웠다. 곧 시행될 크리스퍼-캐스9을 이용한 임상시험 등, 최신 동향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강연에는 많은 연구자들과 기업 관계자들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 잇따른 임상시험 계획 --
최근 주목 받는 기업들 가운데 한 곳은 개발자인 샤르팡티 박사가 설립한 스위스의 크리스퍼 세라퓨틱스. 유전자 난치병, ‘겸상 적혈구 빈혈증(Sickle-cell Anemia)’에 대해 크리스퍼-캐스9을 이용한 치료의 임상시험 계획을 미국 FDA에 제출, 현재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사람의 세포로는 최초로 게놈편집을 보고한 미국의 펭 장 박사가 설립한 에디타스도 주목 받고 있다. 레버 선천성흑내장(Leber Congenital Amaurosis)이라는 희귀 망막질환에 대한 크리스퍼-캐스9의 임상시험 계획을 FDA에 곧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유력 기업들의 사이에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다케다(武田)약품공업은 교토대학 iPS세포연구소와 협력해 근육 기능이 악화되는 난치병, ‘근육디스트로피’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그 상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게놈편집에 크리스퍼-캐스9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후지필름은 2017년에 도쿄대학 발 게놈편집 스타트업 기업인 에디진(Edigene, 도쿄)에 약 5억엔을 출자했다. 후지필름이 가진 유력 성분을 캡슐 상태로 감싸는 기술과 게놈편집을 결합시키려는 목적으로, 성장 분야에 포석을 깐 것이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당사 옆 연구소가 유난히 인력을 늘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이 펭 장 박사의 새로운 회사였다”. 에디진의 모리타(森田) CEO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게놈편집은 하나의 질환에서 치료가 잘 진행되면 다른 질환으로의 수평 전개가 쉽다. 보스턴에서만 수 십 개사가 게놈편집의 의료 응용을 연구하고 있는 등 경쟁이 뜨겁다”.

이 밖에도 아스테라스제약과 에자이, 다이이치삼교(第一三共) 등 대형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 및 질환 연구에 게놈편집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등 차세대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 연구 개발이 과열되고 있다.

게놈편집의 제 1세대는 1996년에 발표된 ZFN(Zinc finger nuclease)이다. 2010년에는 제 2세대의 툴이라고 불리는 TALEN(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이 등장했다. 제 1세대 기술도 임상시험 실적에서는 크리스퍼-캐스9을 앞서고 있다. 주목되는 테마 가운데 하나가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로의 활용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상가모 테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가 ZFN기술을 도입해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환자의 면역T세포의 유전자 일부를 파괴, HIV가 다른 면역세포로 전염되는 것을 방지해 증상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제 1, 2세대에서는 상가모와 같은 고도의 기술을 가진 기업만이 의료로의 응용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퍼-캐스9의 등장으로 제약 및 바이오 등의 기업들이 게놈편집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쟁점이 되고 있다.

국내 게놈 연구의 1인자로 일본게놈편집학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히로시마대학의 야마모토(山本) 교수는 “크리스퍼-캐스9는 압도적으로 사용하기 쉽다. 개발이 진행 중인 부분도 있지만 모든 의료 및 질환에 도움이 될 것은 틀림 없다”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러한 신의 손을 이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이다.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은 윤리적 면에서 논란도 있다. 치료의 안전성에 관한 과제도 많이 지적되고 있어 실용화를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 크리스퍼-캐스9
염기배열, 자유자재로 편집

동식물의 DNA 안에 있는 유전자체 정보를 게놈이라고 부른다. DNA는 한 개의 실에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사이토신(C)등 4종류의 염기가 쌍으로 이루어진 ‘2중 나선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것이 세포의 염색체 안에 들어있다. 게놈편집이란 이 염기 배열을 자유자재로 자르고 붙이는 기술의 총칭이다.

크리스퍼-캐스9은 ‘캐스9’이라고 하는 효소를 이용해 DNA를 절단. 표적이 되는 DNA의 특정에는 캐스9을 원하는 곳으로 유도하는 ‘가이드 RNA’가 이용된다. 가이드 RNA는 화학 합성된 DNA를 이용해 간단히 제작할 수 있다.

크리스퍼-캐스9은 제 1세대의 ZFN, 제 2세대의 TALEN처럼 특정 DNA를 인식하거나 결합을 위해 단백질을 제조할 필요가 없다. 작업 효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기술이나 경험이 비교적 적은 연구자도 게놈편집이 가능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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