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이 꼭 스마트하지 않아도 된다 -- 로봇이 간병 현장의 구세주가 되는 진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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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22.10.4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Writerhjtic
- Date2022-10-13 15:52:47
- Pageview474
Nikkei X-TECH_2022.10.4
로봇 전제 사회, 도래 코앞
로봇이 꼭 스마트하지 않아도 된다
로봇이 간병 현장의 구세주가 되는 진짜 비결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늦는다”. 간병시설을 운영하는 젠코카이(善光会)의 미야모토(宮本) 이사는 간병 현장의 일손 부족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2040년도에는 약 280만명의 간병 직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19년도 간병 직원이 약 211만명이니 앞으로 약 69만명을 늘려야 한다. 간병 직원의 이직 방지와 신규채용, 고령자 자립 지원이 급선무지만 이것들은 현재 직면한 인력 부족을 보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결책의 하나로 돌봄 로봇이 기대를 받고 있다. 후생노동성과 경제산업성은 로봇 기술을 돌봄 이용에 활용할 때 중점 분야로 ‘휠체어 이용 지원’ ‘이동 지원’ ‘용변 지원’ ‘돌봄/커뮤니케이션’ ‘목욕 지원’ ‘간병 업무 지원’의 6개 분야를 정해 개발과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로봇 존재를 전제로 하여 간병 직원이 원활하게 일하고, 피간병인이 스트레스 없이 지낼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구축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야모토 이사에 따르면, 6개 분야 중 간병 현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은 돌봄/커뮤니케이션 로봇이라고 한다. 돌봄/커뮤니케이션 로봇은 센서나 카메라를 피간병인 거실에 부착해 이상을 감지하면 간병인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피간병인의 신체 특성에 관계없이 시설 인프라로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미야모토 이사).
휠체어 이용 지원 로봇은 돌봄/커뮤니케이션 로봇에 비해 도입이 어렵다. 휠체어 이용 지원 로봇은 피간병인이 침대에서 휠체어로 이동하는 것을 도와주는 로봇이다. 그러나 피간병인의 신체 특성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로봇이 한정적인 데다 사람이 도와줄 때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허들이 있다.
머슬(MUSCLE)은 휠체어 이용 지원 로봇 개발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머슬이 개발한 ‘SASUKE’는 피간병인을 ‘공주님 안기’ 자세로 안아 휠체어에 앉힌다. 간병인이 침대에 누운 피간병인 밑에 시트를 깔고, SASUKE의 팔을 시트 양끝에 끼운다. 그리고 간병인이 레버를 조작하면 SASUKE가 피간병인을 시트 째로 상반신을 일으켜 세운 후, 안아서 휠체어에 앉힌다.
팔만을 사용해 피간병인을 ‘점’으로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시트의 ‘면’을 사용해 피간병인을 지탱하기 때문에 탈구나 골절의 위험이 있는 피간병인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간병인 2명이 필요했던 휠체어에 앉히는 일을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다.
-- 피간병인을 물건 취급하는 데 "화가 났다" --
“피간병인을 매달아 운반하는 리프트식 로봇에 화가 났다”. 머슬의 다마이(玉井) 사장은 SASUKE를 개발한 동기를 이렇게 말한다. 간병 로봇을 개발할 때 직접 간병 시설을 방문했었다. 다마이 사장은 “피간병인을 물건처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다룰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자 했다”라고 말한다.
간병 현장에서 사용하기 쉬운 로봇으로 만들기 위해 힘쓴 부분은 기능을 빼는 것이었다. 개발 초기단계에는 간병인의 호출을 듣고 침대 옆까지 로봇이 이동하는 등 음성인식이나 자율주행 기능을 담고 싶었다. “기술자 입장에서는 넣을 수 있는 기능을 전부 로봇에 담고 싶은 욕심이 있다”(다마이 사장).
그러나 간병 현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마이 사장이 생각하고 있던 다양한 기능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화한 SASUKE에는 카메라나 센서를 장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간병인이 직접 로봇을 침대 옆까지 운반한다. 로봇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간병인에게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피간병인 입장에서도 SASUKE가 휠체어에 앉혀 주는 서비스는 ‘부탁 용이성’이라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 피간병인은 간병인의 요통을 걱정해 휠체어에 앉혀 달라고 부탁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SASUKE는 이러한 심리적 허들을 줄일 수 있다. 기존의 리프트식 휠체어 이동 지원 로봇에 비해 안정적이기 때문에 휠체어로 옮겨질 때 불안한 마음도 줄일 수 있다. 간병인과 피간병인 쌍방의 과제를 해결하면서 SASUKE는 현재 약 600개의 시설에 도입되었다.
-- 로봇 전제 사회는 로봇에게 일임하는 사회가 아니다 --
간병 현장에서는 AI(인공지능)나 고성능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한 로봇'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원하는 것은 간병인의 부담을 줄여주고 피간병인의 서비스 이용 가치를 높여주는 로봇이다. 정밀도나 동작 속도를 주된 평가지표로 하는 산업용 로봇과는 달리 인간의 생활에 밀착한 돌봄 로봇이기 때문에 요구되는 허들이라고 할 수 있다.
로봇 전제 사회는 로봇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사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로봇이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고,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사회야말로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 할 수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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