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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의 난관 '비에서 습설(湿雪)로' -- ESPEC, 고베에 세계 첫 기후 재현 시험 랩 개설
  • Category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1.3.12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Writerhjtic
  • Date2021-03-18 17:15:48
  • Pageview457

Nikkei X-TECH_2021.3.12

자율주행의 난관 '비에서 습설(湿)로'
ESPEC, 고베에 세계 첫 기후 재현 시험 랩 개설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북쪽 지방에서는 봄을 반가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자동차업계에서는 “눈이 사라진다”는 걱정이 새어 나온다.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아니다.

눈이 사라지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이다. 눈이 쌓이는 겨울에만 할 수 있는 개발이 있다. 만약에 스케줄이 지연되면 내년으로 넘겨야 할 ‘숙제’가 되어버린다. 실용화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1년 지연’은 무조건 피해야만 한다.

자율주행 기술자에게 눈은 해결해야 할 높은 허들이다. 이해하기 쉬운 예로, 혼다가 21년 3월 5일에 발매한 신형 세단 ‘LEGEND Hybrid EX・Honda SENSING Elite’(이하 LEGEND)를 들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레벨3’의 실력을 갖춘 시판 차량이지만 그 자율주행 기능은 ‘특정 조건 하’에서만 작동할 수 있다고 했다.

신형 LEGEND의 개발책임자는 자율주행 기능의 한계에 대해 “눈은 노면의 흰색 선을 가리기 때문에 작동할 수 없다”라고 설명한다. 카메라로 흰색 선을 감지할 수 없는데다 각종 센서에 눈이 달라붙어 오작동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때문에 혼다는 안전책으로서 눈의 조건에 따른 레벨3 운전을 보류했다.

-- 세계에 앞선 ‘혼다 레벨3 자율주행 차’의 10개 의문 --
눈 때문에 자율주행/ADAS(선진운전지원시스템) 기능을 오프로 하는 것은 혼다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닛산자동차가 세단 ‘스카이라인’에 탑재한 핸즈프리 운전 기능도 눈의 악조건 하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환경시험기기 제조업체 ESPEC의 기술개발부장 아오키(青木) 씨는 “특히 난이도가 높은 것은 눈에서 진눈깨비로, 다시 습설(湿雪)로 변해가는 기후 변화다. 자동차업체나 부품업체는 공들여 검증을 계속하고 있지만 고전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수분을 많이 포함한 습설은 차체에 쉽게 달라 붙어 자율주행/ADAS에 사용하는 센서를 덮어버린다. 각 사는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대응책으로 센서가 장착되어 있는 유리나 프런트그릴 등에 히터를 내장하거나 풍압으로 눈을 날려버리는 기구를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비용을 생각하면 센서나 유리 등의 표면에 코팅 처리를 하는 것만으로 눈의 부착을 방지하고 싶다.

자동차업체나 부품업체는 대책 기술을 가지고 눈이 많은 북쪽 지방으로 향한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나 습설이 많이 내리는 호쿠리쿠 지방 등에서 성능 검증을 하는 것이 통례다. 당연히 북유럽 등 해외로도 나간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전처럼 자유롭게 이동하기가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도 자율주행/ADAS의 개발 경쟁은 계속 가속화되고 있다. 내년에 눈이 오기를 앉아서 기다릴 여유는 없다.

이러한 자율주행 개발의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ESPEC은 고베시 거점에 지구 상의 다양한 기후 조건을 재현할 수 있는 ‘전천후형 시험 랩’을 개설했다. 21년 3월에 가동을 시작한 이 랩의 최대 특징은 “7개의 기상 환경 인자를 고정밀도로 제어할 수 있다. 또한 복수의 인자를 동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자연계에 가까운 환경 변화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ESPEC 커스텀기기본부장).

제어할 수 있는 기상 환경 인자는 온도와 습도, 눈, 비, 안개, 태양광, 바람의 7개다. 강우량이나 강설량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설비는 드물지 않다. 그러나 기온을 서서히 올리면서 진눈깨비에서 눈으로 바꾸는 등, 동적으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험 설비는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한다.

자동차업계가 난제로 생각하는 눈에 관해서는, 함수량 10%의 건설(乾雪)과 25%의 습설의 2종류를 재현할 수 있다. 게다가 정차 중일 때 내리는 눈뿐 아니라 차량 전방에서 눈을 포함한 바람을 일으켜서 주행 중의 모습을 모의 테스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주행 중의 센서에 눈이 얼마나 부착하는지 등을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시험 랩만으로 눈 대책을 완료할 수는 없다. 차량 자체는 정지해 있기 때문에 센서의 인식 능력 평가는 별도로 필요하다. 그럼에도 눈이 부착하는 정도를 사전에 파악해 둠으로써 실제로 한랭지역에서 시험하기 전에 대책 기술을 만들어 둘 수 있다. 이는 개발 기간 단축에도 크게 기여한다.

-- 강한 비나 역광 등도 과제 --
눈 이외에도 자율주행 기술자가 대응해야 하는 기상 환경은 많다. 혼다의 신형 LEGEND는 강설은 물론 강한 비나 역광, 고온 등의 조건에서도 레벨3의 자율주행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혼다를 추격하듯이 도요타자동차나 독일 다임러, BMW 등 많은 자동차업체가 자율주행 기능의 실용화를 진행할 방침이다. 승용차뿐 아니라 미국 웨이모(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산하)를 필두로 하는, 무인주행의 ‘레벨4’를 목표하는 로봇택시도 상용화를 위해 대응을 가속하고 있다.

-- 혼다가 울린 레벨3 경쟁의 신호탄, 도요타와 다임러, BMW는? --
앞으로 경쟁 축의 하나는 자동으로 주행할 수 있는 환경조건을 어디까지 넓힐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장해물을 인식하는 알고리즘이나 운전을 제어하는 AI(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의 진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하드웨어도 아직 중요하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평가시험을 축적하는 것이 센서 등의 부품, 나아가서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것은 틀림없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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