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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아이, ‘자전주의’에서 벗어난다 -- 2,300만명의 데이터, 이업종과 활용
  • Category비즈니스/ 기타
  • 기사일자 2018.10.2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4면
  • Writerhjtic
  • Date2018-10-11 09:33:59
  • Pageview489

빅 Biz 해부 (상)
세븐&아이, ‘자전주의’에서 벗어난다
2,300만명의 데이터를 이업종과 활용, 데이터 개혁에 도전

미국 아마존닷컴의 대두로 위협 받고 있는 세계 소매업체들. 세븐&아이 홀딩스도 예외는 아니다. 핵심 사업인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킨 장본인, 스즈키(鈴木) 전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지 2년 반. 이사카(井阪) 사장은 ‘자전주의(自前主義: 개발부터 생산까지 기업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에서 탈피해 이업종과 협력하는 ‘열린 경영’에 활로를 찾고 있다.

6월 14일, 도쿄 미나토(港) 구의 그랜드프린스호텔 신타카나와(新高輪)에서 세븐일레븐의 국내 2만점 달성 기념식이 열렸다. 여기에 스즈키 전 회장이 등장하자 홀에는 정적이 흘렀다. “세븐일레븐의 모토는 우리의 힘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얻는 등의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조금 뒤 단상에 오른 이사카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의 지혜만으로는 큰 변화를 헤쳐나갈 수 없다”. 스즈키 전 회장의 말을 부정하는 듯한 이와 같은 발언에 주위는 모두 숨을 죽였다. 전세계 직원 5만 6천명의 거대 군함이 변화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세븐&아이는 1974년에 국내 편의점 1호를 개점해 일본의 생활 인프라를 구축했다. 스즈키 전 회장이 중심이 되어 삼각김밥 판매와 가격대가 높은 일상용품 브랜드, 은행업 참여 등 전례 없는 아이디어들을 잇따라 발표하며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사카 사장은 “자사의 힘으로 해답을 구한다”라는 사고방식에서의 탈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열린 경영을 상징하는 것이 타사와 연대하는 ‘Seven & I Data Lab’이며 올해 6월에 발족했다.

세븐&아이 데이터 랩에는 NTT도코모, 동경급행전철(東京急行電鉄), ANA홀딩스 등 우선 10개 사가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븐&아이의 소비 데이터와 도코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조합해 쇼핑이 불편한 지역을 산출해낸다면 인터넷 슈퍼 사업 전개에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만 하루에 2,300만명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세븐&아이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높은 가치를 창출해낼 수 없어 자사에 없는 데이터와의 조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븐&아이의 한 간부는 “성과가 나온다면 개별적 공동 사업을 검토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세븐&아이는 올 2월기 연결에서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 이익이 6조378억엔이었다. 국내외 편의점 매출이 50%를 차지한다. 국내 편의점은 영업 이익이 7년 연속 과거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3~8월기도 실적은 상승해 회사 전체의 영업 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정도 늘어나 1% 증가의 기존 예상을 상회할 전망이다.

폐쇄적 경영 방식을 타파한다는 새로운 경영 방침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IoT 등 디지털 기술을 견학하기 위해 간부가 실리콘밸리를 방문. 캘리포니아 주의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하는 펀드에 출자했다. 일본의 소매업체로는 드문 일이다.

그렇다면 점포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혁명을 추진해나갈 것인가? 그 힌트는 가까이에 있다. 바로 미국의 7-Eleven, Inc이다.

텍사스 주 달라스 본사. 1층 점포에서 5월,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 ‘Scan & Pay’의 실험이 시작되었다. 소비자는 계산대에 줄을 서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상품의 바코드를 찍어 결제한다. 2019년 중에 전미 점포에 도입될 예정이다. 신 최고정보책임자는 “AI로 상품을 인식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다른 실험도 추진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자택으로 배달되는 ‘7-Eleven Now’. 주문에서 배달까지 약 30분 걸린다. 데피트 사장은 “소비자와 가까운 장소에 점포가 있다는 점이 아마존에 대항할 수 있는 강점이다”라고 말한다. 약 100개 점포에서 시행 중으로, 올해 안에 전미 주요 도시에서 시작된다.

미국에서 소매업체들의 경쟁은 뜨겁다. 세계 최대업체인 월마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하는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을 눈으로 확인한 미국 세븐일레븐은 2017년,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는 조직을 발족해 데이터 사이언스 등 기술자 120명을 채용했다.

세븐&아이는 미국의 전략을 본받아 3월에 디지털전략추진본부를 설립했다. 9월에는 세븐일레븐 재팬에 사령탑 역할의 부서를 설치, 디지털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사카 사장이 이끄는 세븐&아이가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지금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 편의점 사업의 의존도 높아 --
세븐&아이 홀딩스는 편의점 분야에서 국내 최대 기업으로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세계 유력 소매점과 비교해 볼 때 그 존재감은 아직 미비하다.

올 2월기의 그룹 매출은 가맹점을 포함해 11조엔에 달한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에서 경쟁하는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의 5분의 1 규모이다. 미국 아마존닷컴과 비교해도 절반밖에는 되지 않는다. 세븐&아이의 매출 영업 이익률은 6%로, 4%의 월마트, 2%의 아마존닷컴을 상회한다. 하지만 영업 이익 3,916억엔 가운데 80% 이상을 편의점 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아마존은 식품 배달을 확대하는 등 세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매업에서 큰 이익을 낼 필요는 없다. 인터넷 사업을 위해 구축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활용해 계산 능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마존의 주요 수익원으로서 다른 사업을 보조해주고 있다.

아마존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무인 계산대 점포를 개장하는 등 쇼핑 방식을 바꾸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세븐&아이가 직면해있는 것은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경쟁이다. 편의점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동안 슈퍼와 백화점을 재건하고 동시에 디지털기술을 도입해나가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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