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의료, 게놈편집 (중): 참신한 지혜가 모이는 ‘일대 산업’ -- 질병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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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8.10.2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3면
- Writerhjtic
- Date2018-10-11 09:17:05
- Pageview402
바이오 의료 NEXT; 제1부 게놈 편집 (중)
게놈 편집, 참신한 지혜가 모이는 ‘일대(一大) 산업’
DNA 절단 없이, 특정 염기 교체 효소 이용해 질병 억제
생물의 설계도인 게놈(유전정보). 그 염기배열에서 ‘낱 글자(individual letter)’, 즉 염기 하나를 다시 쓴다. 그런 초정밀 게놈 편집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고베(神戸)대학 발(發) 바이오팔레트(고베 시)이다.
■ 바이오팔레트(Biopalette)
효소 사용으로 성공률 30%
고베 공항에서 신교통시스템으로 한 정거장. 포트아일랜드에 있는 고베대학의 시설 안에 바이오팔레트의 연구 거점이 있다. 검사기기가 즐비한 실내에서는 흰옷을 걸치고 있는 학생들이 피펫을 손에 들고 시약을 조심스럽게 용기에 옮기고 있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창업자인 고베대학 대학원의 니시다(西田) 교수. “원천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대학의 지원을 받아 창업을 결심했다”. 2017년 2월에 설립한 신생 스타트업이다. 이곳은 DNA에 새로운 변이를 추가함으로써 질병을 억제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및 파킨슨병 등을 예방하는 유전자 치료약을 개발하고 싶다”라고 말하는 니시다 교수.
DNA는 총 4개의 염기로 구성되어 있다. 게놈 편집으로 유전자를 복구할 경우, 이상 DNA를 잘라내고 정상 유전자를 삽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유전자가 삽입될 가능성은 기존의 기술로는 높지 않았다. 식물의 유전자 변형의 경우에서는 원하는 유전자가 삽입될 확률은 현재로서는 수 %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반해, 바이오팔레트의 ‘단일 염기’ 편집은 30% 이상의 확률로 성공한다. 수 개월이 걸렸던 작업이 1~2주만에 가능해진다고 할 수 있다. 혁신적인 바이오팔레트의 염기 하나만을 바꾸는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의 등장은 의료분야의 연구를 크게 변화시켰다. 예전에는 치료 방법이 없었던 다양한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져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탄생. 일대(一大) 산업을 형성할 기세이다.
바이오팔레트의 기술도 크리스퍼-캐스9의 응용이다. 원래대로라면 DNA를 절단하는 ‘가위’의 역할을 하는 캐스트9. 거기에 DNA의 염기 문자를 바꾸는 효소 ‘데아미나아제’를 부착시켜 표적으로 삼은 염기를 다른 염기로 교체한다.
바이오파레트는 지금까지 미국의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4억엔을 조달. 또한 의료, 농업, 화학 등 다양한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미 20사 정도와 비즈니스 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봄쯤에는 본격적인 사업전개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명의 유래는 그림도구인 팔레트이다. 다양한 산업에서 색채를 발하는 기술로 성장시키고 싶다”라고 니시다 교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미국에도 바이오팔레트와 상당히 유사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2018년 5월에 탄생했다. 빔 테라퓨틱(Beam Therapeutics, 매사추세츠 주)이다. 바이오팔레트와는 다른 염기 교체 기술을 보유, 이 분야는 이미 8,700만 달러(약 97억엔)를 조달하고 있다.
빔 사의 창업자인 데이빗 류 씨와 니시다 교수는 연구자로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이다. 니시다 교수는 “경쟁하기 보다는 얼라이언스를 맺는다”라고 밝혔다. 라이선스 교환 등에 관한 조건을 교섭 중에 있다고 한다.
■ 에디진(EDIGENE)
DNA 절단 없이 리스크 절감
독자적인 기술로 승부를 거는 일본의 스타트업은 또 있다. 2016년 1월에 설립한 에디진(도쿄)도 그 중 하나이다. 도쿄대학 이학부의 누레키 교수가 개발한 기술 응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디진은 DNA를 ‘절단 없이 개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절단하면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절단하면 복구할 수 없으나, 절단하지 않고 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한다면 원래대로 복구가 가능해 진다”라고 모리타(森田) CEO는 말한다. 게놈 편집 연구의 본고장인 미국 보스톤에 연구소를 설치해 신약 개발 연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누레키 교수는 단백질 공학에 있어서 세계 선두 주자 중 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브로드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추진해 왔다. 누레키 교수의 기술은 캐스9이 아닌, ‘DNA를 절단하지 않는 소형 캐스9’을 사용하는 점에 그 독자성이 있다. 이 업그레이드 된 ‘개변 캐스’는 클립처럼 표적 DNA에 달라붙는다. 그곳에서 유전자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등의 다양한 물질을 서로 연결시킴으로써 표적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시킨다. 현재는 췌장암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을 대상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에디진에는 후지필름이 출자하고 있다. 그 밖에 여러 대형 제약회사와의 제휴에 관한 교섭도 추진하고 있어 사업기반 강화를 통한 주식 공개를 목표로 한다.
그 밖에 게놈편집 관련의 스타트업에는 무라타 제약공업으로부터 스핀 아웃(분리)된 제나헤드바이오(GenAhead Bio, 가나가와 현) 및 유전자편집에 의한 질환모델마우스를 제작하는 도쿠시마(徳島)대학 발(發) 벤처기업인 세츠로테크(Setsuro Tech) 등이 있다.
해외에서 크리스퍼-캐스9과 관련된 빅3로 불리는 기업은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3명이 각각의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스위스의 엠마뉴엘 샤펜티어 박사의 크리스퍼 세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주식시가총액 약 2,600억엔), 미국의 펭 장 박사가 설립한 에디타스 메드슨(약 1,700억엔), 미국 제니퍼 두드나 박사의 인테리어 세라퓨틱스(약 1,400억엔)가 그 주인공이다.
각 사 모두 임상실험을 실시하지 않은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시가 총액이 1,000억엔을 넘어서고 있어 높은 주목도를 보이고 있다. 임상실험의 신청에 의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짐으로써 구미(歐美)의 대형 제약회사도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독일 바이엘 및 스위스의 노바티스 등 대기업이 빅3 등과 연대를 맺고 공동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일본 기업은 지금까지 기초기술의 연구 개발로 뒤처져있었지만, 유니크한 기술력을 지렛대 삼아 빅 3와 경쟁하는 구도를 나타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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