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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제조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가캐스트(Giga Cast)' -- 대형 부품을 한 번에 성형, 그 장점은 조건에 달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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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일자 2024.1.26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4-02-05 22:46:50
  • 조회수96

Nikkei X-TECH_202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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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제조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가캐스트(Giga Cast)'
대형 부품을 한 번에 성형, 그 장점은 조건에 달려 있어

기가캐스트(기가캐스팅)는 강한 틀의 조임력을 가진 다이캐스팅(Die-Casting) 머신을 이용해 금속제 부품을 성형하는 기술이다.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틀의 조임력이 6,000tf(약 58.8 MN) 이상인 대형 다이캐스팅 머신을 이용해 성형하는 경우를 말한다. 성형에 사용되는 재료는 주로 알루미늄합금. 즉,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제품의 대형 부품을 만들기 위해 개발된 가공기술이다.

기가캐스트 개발의 시작은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테슬라의 전기차(EV) ‘모델3’의 차체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언더바디의 복잡한 구조를 문제시했다. 100개가 훨씬 넘는 판금 부품을 용접하는 복잡한 방법으로 제조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완구 자동차처럼 좀 더 손쉽게 만들 수 없을까’라고 고민한 끝에 현행보다 훨씬 큰 다이캐스팅 머신으로 성형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테슬라는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대형 다이캐스팅 머신 라인업을 가진 전 세계 업체들에게 타진한 결과, 많은 기업들이 거절했다고 한다. 당시의 다이캐스팅 머신은 틀의 조임력이 크다고 해도 최대 4,000tf(39.2 MN) 정도였다. 현재 틀의 조임력이 6,500톤(tf, 63.7 MN)인 다이캐스팅 머신을 판매하고 있는 UBE머시너리(야마구치 현)에도 테슬라의 타진이 있었지만, UBE머시너리는 ‘만들 수 없다’라고 즉답했다. 당시 다이캐스팅 머신 본체를 구성하는 부품의 일부를 국내에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머스크 CEO의 기대에 부응한 곳은 이탈리아의 이드라(IDRA)였다. 이드라는 6000톤(tf)의 다이캐스팅 머신을 개발·제조해 테슬라에 제공. 테슬라는 이를 이용해 2020년부터 ‘모델 Y’의 리어 언더바디 제조를 개시했다. 이때 다이캐스팅 머신의 크기가 너무 커서 기가프레스라는 말이 생겨났다.

또한 당시에는 이 기가프레스를 이용한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은 ‘메가캐스팅’으로도 불렸지만, 이 기술을 개발 중인 도요타자동차가 2023년 6월에 기가캐스트라는 명칭으로 세상에 발표한 이후, 그 명칭이 정착되었다.

기가캐스트는 알루미늄합금 재료를 가열해 용탕 처리한 것을 틀 조임을 한 후의 금형 내에 고속·고압으로 넣는다. 이 용탕이 식어서 굳어진 후에 금형을 열어 꺼내면, 거대한 일체 성형 제품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이다. 성형 제품으로는 EV의 언더바디 등, 바디 부품 외에도 2차전지 케이스나 전동 액슬 케이스 등이 상정되고 있다.

기가캐스트의 장점은 복잡한 형상의 대형 부품을 한번에 성형할 수 있다는 것. 즉, 공수의 대폭적인 절감이다. 실용화에서 앞선 테슬라는 모델Y의 리어 언더바디뿐만 아니라, 프론트 언더바디 성형까지 기가캐스트로 전환. 기존 모델3에서는 171개나 되었던 부품 수를 불과 2개로 줄였다. 도요타자동차도 리어 언더바디를 86개에서 1개로, 프론트 언더바디를 91개에서 1개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일체 성형 제품으로 마감함으로써 강도 및 강성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이 장점을 활용하면 차체 주행 성능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역시, 제조업에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는 코스트일 것이다. 테슬라는 기가프레스를 1대 도입하면 용접용 로봇을 300대 줄일 수 있고, 그만큼 공장도 컴팩트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제조 코스트 절감에 관해 여러 가지 정보를 정리해보면, ‘20~40%’의 절감 가능성을 전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낮은 코스트에 관한 정보 때문에 기가캐스트가 “가까운 미래에 현행의 언더바디 제조 방법을 대신해 EV 제조의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이 될 것이다”라는 목소리가 제조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위기감이 세간의 주목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만능은 아니다 --
그 이유는 기가캐스트는 결코 만능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가캐스트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조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조건이란 [1]제품의 종류(차종)가 적을 것. 그리고 [2]기존의 제조 설비(에셋)를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1]제품의 종류가 적어야 하는 것은 금형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금형의 비용은 틀 조임력이 6500톤(tf)인 다이캐스팅 머신용에서 수 억 엔에 달하며, 무게는 120t 정도 된다. 이 정도로 고가의 무거운 금형을 다품종용으로 다수 준비해, 바꿔가면서 제품을 성형하는 것은 제조 코스트 측면뿐만 아니라 공장의 공간적 측면, 그리고 현장의 오퍼레이션 측면에서도 현실적이지 않다.

따라서 제품 종류의 범위를 좁힐 필요가 있다. 자동차로 말하면, 세계의각 시장에 복수의 차종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몇 종류로 좁힌 세계 동일 모델을 전개하는 방법이 적합하다.

[2]의 기존의 에셋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는 조건은 현행의 판금 부품을 조합해 만드는 프레스기나 용접용 로봇 등의 제조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그것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낮은 코스트라고 하는 기가캐스트의 우위성을 얻을 수 없다.

기가캐스트를 도입하면 확실히 공수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재료비는 강판에서 알루미늄합금으로 바뀌기 때문에 비싸진다. 또한 실제로 제품을 성형하려면 기가프레스 본체를 구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용해로나 이형제(離型劑)를 분사하는 스프레이, 반송용 로봇, 금형 온도조절기 등 주변기기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120t 금형을 기가프레스에 설치하거나 분해하기 위해 매우 튼튼한 천장 크레인도 마련해야 한다. 이것들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몇 십억 엔이 넘는 초기 투자 비용이 드는 것이다.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노하우 축적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다이캐스팅은 주조 결함인 ‘둥지’가 생기기 쉽다는 과제가 있다. 이것은 성형 시에 공기가 들어가 생기는 것이다. 용탕 처리된 알루미늄합금의 수축으로 굳을 때 구멍(공극)이 형성, 이것을 둥지라고 부른다. 당연히 성형 제품 안에 둥지가 존재하면 강도나 강성 등의 성능이 부족해 불량품이 된다.

이 둥지는 성형 제품의 크기가 클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부피와 수축률을 곱해 결정되는 변형의 영향도 대형 성형 제품일수록 커진다. 즉, 대형 성형 제품일수록 불량품이 생기기 쉬운 것이다. 대형 성형 제품은 제조 코스트(단가)가 높기 때문에, 불량품이 발생했을 때 받는 대미지는 크다.

작업자 확보와 교육도 쉽지 않다. 틀 조임력이 6500tf인 다이캐스팅 머신의 경우 작업 데크는 길이가 20m 이상, 폭과 높이는 7m 이상이다. 이렇게 거대한 생산 설비를 매일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안전성 확보도 매우 힘들다.

이러한 과제를 계산에 넣을 경우, 비용 측면에서는 기존의 에셋이 유리하다.

-- 정교한 비용 계산이 필요 --
즉, 기존의 에셋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자동차 업체의 입장에서는 현행의 구조 방법이 기가캐스트를 도입하는 것보다 낮은 코스트로 차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앞에서 언급한 기가캐스트에 의해 제조 코스트가 20~40% 낮아진다는 정보는 비교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 적어도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코스트의 우위성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기존의 에셋을 가지고 있지 않는 신흥 EV 업체라는 것이다.

 

따라서 낮은 코스트를 목표로 기가캐스트를 도입할 경우, 차종의 범위를 좁힌 EV 전용 공장을 새롭게 마련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EV 전용 공장을 신설하고 그 가동을 유지하기 위해 1년간 20만 대를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자동차 업체라면 기가캐스트를 도입해도 차체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조하면서 투자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자신이 없는 경우에는 기존의 에셋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 보는 것이 좋다.

이상과 같이 기가캐스트에는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기가캐스트는 ‘도입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강판의 강도나 프레스 가공 기술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에셋을 사용하면서 강판의 진화를 기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가캐스트의 도입 여부는 자사의 코스트 상황이나 향후의 제품 전개 등을 근거로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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