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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세기, 세계가 실험실 (4): ‘데이터 노동자’에게는 분배되지 않는 부
  • 카테고리사물인터넷/ ICT/ 제조·4.0
  • 기사일자 2019.6.28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7-07 22:43:15
  • 조회수369

데이터의 세기: 세계가 실험실 (4)
‘데이터 노동자’에게는 분배되지 않는 부
내 가치는 229엔

내가 이렇게 가치가 낮은 인간이었나? 3주간 자신의 데이터를 기업에 제공하는 ‘데이터 노동자’가 된 나는 소고기 덮밥 1그릇 값도 못 벌었다.

-- 자신의 정보를 팔아 돈을 벌다 --
3주 전 나는 시즈오카(静岡)대학의 다카구치(高口) 조교를 방문했다. 기업의 정보 유출 배상액을 통해 개인정보의 가치를 계산하고 있는 분이다. “최신 사안을 집계한 결과 배상액 기준은 500엔입니다”.

“내 귀중한 데이터가 겨우 500엔이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라고 반박해봤지만 조교는 “개개인의 단가는 낮습니다”라고 타이르듯 말했다.

그럴 리가 없다. 데이터는 ‘21세기의 석유’라고 하지 않는가. 나는 그 가치를 찾기 위해 3주 간의 실험 취재를 시작했다.

나는 원파이낸셜(도쿄)의 ‘영수증 매입 앱’에 들어가보았다. 개인에게서 영수증 영상을 매입해 소비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빅데이터로서 외부에 제공하는 비즈니스이다. 상세한 소비 활동을 제공한다면 나름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5일간의 수익은 겨우 115엔. 1년 동안 계속 제공한다고 해도 1만엔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행동을 알 수 있는 정보의 경우는 어떨까? NTT도코모는 2도(都)∙도(道)∙부(府)∙현(県)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100만엔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도쿄와 시나가와(品川)의 경우 단순 계산으로 1명 당 10전(銭) 이하에 불과하다.

메루카리에서 열람 및 인터넷 쇼핑 내역을 팔려고 해보았지만 규약 위반으로 실패. 카드회사에 결제 정보 매입을 요청해보았지만 거절당했다.

-- 20만명 분에서 산출 --
결국 내가 벌어들인 돈은 총 229엔. 개인 데이터는 ‘단품’으로서는 이 정도의 수익밖에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일까? 노무라(野村)종합연구소의 고바야시(小林) 씨는 “일반적으로 데이터 비즈니스는 20만~30만명 분을 수집하면 채산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 정도 있어야 광고나 상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양이 증가하면 이용 범위가 자율주행과 금융, 의료로 확대되어 가치가 단번에 높아진다. 페이스북은 이용자 수가 27억명으로 2018년에 약 2조 7천억엔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LINE에 비해 이용자 수는 16배이지만 수익은 165배나 높다.

정보 자원도 원유와 마찬가지로 로우(Row) 데이터는 가치가 낮다. ‘GAFA’가 조(兆) 단위의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 것도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우리 개인에게 이익이 분배되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는 ‘앞으로의 우리들은 데이터 노동자라는 성격이 강해진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제학자인 글렌 웨일은 “기업은 정보의 가치에 적합한 데이터 분배금을 개인에게 지급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나는 나의 데이터가 과연 현실의 업무보다도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개인정보는 빅데이터가 되고 고도의 분석이 더해져 처음으로 가치가 증가한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것은 개인이다.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부의 분배를 둘러싼 과제가 최근 쟁점이 되고 있다.

정보은행, 가격 설정 못해
금맥에 함정도 있어

자신의 데이터의 가치가 229엔밖에는 안 된다는 사실에 실망한 나. 최근 이용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위탁 받고 가치를 지불하는 ‘정보은행’이 드디어 운영된다라는 뉴스를 듣게 되었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시도로 지금이야말로 나의 가치가 증명될 것이라고 믿고 정보은행에 대해 조사해보았다.

도대체 정보은행이란 무엇인가? 제도를 만든 총무성과 일본IT단체연맹에게 물었다. “개인으로부터 위탁 받은 구매 기록이나 위치 정보 등의 데이터를 타기업에게 제공하고 본인에게는 편익을 환원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신 개인에게 환원되는 대가는 현금이나 쿠폰, 기업의 서비스 등 다양하다고 한다. ‘은행’인만큼 ‘금리’와 같이 돈이 늘어난다면 개인으로선 감사한 일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과 NTT데이터, 후지쓰 등 정보은행으로의 참여를 준비하는 1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대가에 대해 물어보았지만 모든 담당자가 ‘미정’이라고 답했다.

26일에는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신탁은행과 페리카포켓마케팅(도쿄)이 최초의 정보은행으로서 승인 받았다. 하지만 이 2개 사조차도 어떤 데이터에 어느 정도의 대가를 지불할 것인지에 대해 상세하게 정하지 못하고 있다.

왜 아직 대가가 정해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미쓰이UFJ신탁의 사이토(斉藤) 기획담당자는 “데이터에 대한 시세가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위탁 받은 데이터의 대가를 현금으로 할 것인지 서비스로 할 것인지, 가치를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등 전례가 전혀 없는 만큼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은행이라도 데이터로 수익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역시 인터넷 암시장인 ‘다크웹(Darkweb)’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영국의 정보사이트 ‘탑10VPN’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아마존닷컴의 1명 분의 로그인 정보가 천엔 이상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꽤 비싼 가격이다.

조언을 구한 인터넷조사회사 스프라우트(도쿄)의 다카노(高野) 사장은 의외의 사실을 알려주었다. “당신의 데이터는 매물로 나와있습니다”.

7년 전, 데이터보관 사이트 ‘드롭박스’의 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되었다. 유출된 데이터 안에 내 데이터도 들어있었던 것이다. “몇 번이나 전매되었을 것입니다. 수억 명 분이지만 모두 합해 9만엔입니다”. 1명 분이 1전 이하, 거의 공짜와 마찬가지다.

개인의 데이터는 수익으로 이어지는 금맥이 될 수 있지만 도처에 함정도 있다. 암매 사이트에서 나도 모르게 내 정보가 팔리고 있는 것은 아주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개인을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 노동자’라고 규정하고 개개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데이터조합’과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정보은행이 개인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자신의 데이터 가치가 얼마인지 모르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데이터 사회의 실험실에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유통권
자유로운 거래 촉구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경제 성장은 지금부터이다. 일본은 데이터경제의 진전에 발맞춰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하고 있다.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권(Data Free Flow with Trust)’이 그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규범 아래 데이터를 자유롭게 유통시킨다는 구상으로, 국경을 초월해 안전하게 개인 데이터 및 산업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거래가 늘어난다면 데이터의 시세도 형성되어 데이터 유통이 더욱 활발해지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G20에서도 아베 총리가 각국에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권을 제안할 예정이다. 그 배경에 있는 것은 세계의 데이터경제가 블록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EU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정보보호법을 정비하고 있고 중국은 국가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해 독자적인 경제권 구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각국의 제도와 가치관의 대립이 데이터 유통을 방해하지 않도록 중개자로서의 존재감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 연재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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