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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세기, 지배의 실상 (1): ’뉴 모노폴리’, 7개 IT기업 사용자 130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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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일자 2019.2.11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2-19 09:35:14
  • 조회수278

데이터 세기, 지배의 실상 (1)
’뉴 모노폴리’, 7개 IT기업 사용자 130억명
기업 및 개인 정보 독식, 국가도 규제 못해

세계의 정보와 지식이 소수의 IT대기업들에게 집중되는 ‘뉴 모노폴리(New Monopoly, 新 독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독점금지법으로는 규제할 수 없는 지배력이 개인과 기업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국가와의 힘겨루기가 과열되고 있다. 그러나 규제가 심할 경우, 데이터로 인해 창출되는 비즈니스의 싹을 잘라버릴 수 있다. 새로운 독점을 어디까지 규제해야 할지에 대해 세계가 고민하고 있다.

1월 중순의 주말, 장녀(4살)과 요코하마 시내에서 쇼핑 중이던 다구치(田口) 씨(35, 가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또 추적당하고 있다”. 그녀가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열자 근처에 오픈 예정인 자녀와 함께하는 요리교실 광고가 떴던 것이다. “마치 딸과 함께 있는 시각을 노린 것 같다”라며 불안해 했다.

-- 이용할 수 밖에 없어 --
다구치 씨는 인터넷 광고 회사의 영업 직원이다.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취향에 맞는 ‘타기팅(Targeting) 광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페이스북의 정밀도는 너무 높다. 위치정보를 통해 개인의 인간 관계 등 모든 것이 유출된다”고 말한다. 그녀는 몇 번이나 이용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단념했다. 대부분의 동료와 거래처의 연락이 페이스북을 통해 오기 때문에 “이용하지 않으면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

IT 거인들의 영향력은 가격 상승과 높은 시장 점유율 등 기존의 기준으로는 가늠할 수 없다. 담합이나 인수도 없고, 언제부터인가 보다 나은 서비스도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구글과 페이스북 등 ‘GAFA’에 데이터와 자본, 두뇌가 집중하는 구도는 미국에서 ‘뉴 모노폴리’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들의 지배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타사로 전환하기 어려운 ‘락 인( Lock-in) 효과’. GAFA는 검색과 SNS 등 무료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용하면 이용할수록 그 사람의 생활에 녹아 들어가 점점 그만 둘 수 있는 선택지가 없어진다.

기존의 석유와 철강, 자동차와는 달리, IT는 필요한 설비 및 인력 규모가 작다. GAFA에 중국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추가된 7개사의 총 이용자 수는 단순 합산으로 130억명, 세계 인구를 상회하는 규모이다. 강대한 경제망에 들어가게 되면 기업도 빠져 나오기 힘들다.

-- 게임 정지, LINE에 경고 --
2018년 11월. 스마트폰을 구입한 지바(千葉) 현 회사원 구리키(久力) 씨(28)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녀의 일과였던 LINE의 전자 팻을 돌보는 게임 ‘다마고치’를 갑자기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서비스 보수로 인해 한달 간 이용할 수 없다니 무슨 일이지?”

그 당시, LINE 사내는 혼란에 휩싸였다. “사전에 확인했는데 말도 안 된다”, “큰 공사가 될 수 있다”. 담당자는 큰 충격에 빠졌다. 게임은 2018년 9월 개시 이후 3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직후였다. 하지만 애플로부터 “이 서비스에는 문제가 있다”라는 경고를 받았다.

게임은 애플의 앱 서비스를 거치지 않고 LINE에서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급속도로 광고 수입이 늘어났고 그것이 화근이 된 듯했다. “애플이 압력을 행사한 건에 대해 발설하지 말아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LINE 사내에는 애플의 보복을 우려해 함구령이 내려졌다. 일본경제신문의 취재에 양 사는 “개별 안건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 하겠다”라고 답변. 지금도 완전하게는 복구되지 않은 상태이다.

경쟁사와 싸우는 것보다는 스스로 만든 시장을 강력하게 지배하는 것이 뉴 모노폴리이다. 애플의 앱 서비스는 2010년에 10억명이 이용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규약’을 변경하는 것만으로 50만개의 앱 회사∙개발자의 운명을 좌우, 일본의 대기업인 LINE도 이를 거역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 기존 법으로는 규제할 수 없어 --
IT 거인들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어 각국의 국민과 기업을 집어삼키고 있다. 100년 전의 미국의 셔먼 반독점법 이래, 세계의 독점금지법은 눈에 보이는 제품의 거래를 기준으로 해왔지만, 지금은 이 법만으로는 규제할 수 없다. ‘경쟁의 파수꾼’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작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스키모토(杉本) 위원장은 영상 회의에서 EU의 베스테아 유럽위원에게 이렇게 선언했다. 상대는 ‘GAFA의 천적’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하지만 현장은 벌써부터 진땀을 흘리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20명 이상의 박사학위를 가진 경제학자들이 거인들과의 대결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한편 공정위원회는 2명. “데이터 독점 등 새로운 테마를 다루는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연구센터의 오카다(岡田) 소장은 밝힌다.

”임의 조사에는 출석하지 않는다”. 작년 11월, 아마존닷컴은 경제산업성의 공청회 출석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170명 이상의 경제학자를 통해 철벽 방어를 하고 있는 아마존 내부에서는 일본은 상대하기 쉬운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국경을 뛰어넘는 ‘데이터 유통권’이 의제로 다뤄진다. 국가마저도 통제할 수 없는 지배력을 갖기 시작한 거인들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국제 사회는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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