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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패권 경쟁(1): ‘물과 기름’이 결합하는 시대--도요타와 소프트뱅크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18.11.14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2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11-20 20:26:55
  • 조회수502

자율주행 패권 경쟁 (1)
‘물과 기름’이 결합하는 시대
도요타와 소프트뱅크 그룹의 제휴

10월 4일, 자율주행 등 이동서비스에서의 제휴를 발표한 도요타자동차와 소프트뱅크그룹(SBG). 사업도 기업 문화도 다른 양 사의 제휴 교섭은 약 반 년이라는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스피드로 성사되었다.

“동남아시아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동 및 금융의 새로운 서비스를 보급하자”. 7월 11일, 아이치(愛知) 현 도요타(豊田) 시의 도요타자동차 본사 사무본관의 사장실. 사장인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62) 씨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업체 그랩의 안소니 탄 CEO(36)는 약 40분간 담화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신차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도요타. 1억명의 앱 이용자를 보유한 그랩. 두 대표는 의기투합했지만, 그 성패는 이곳에 있지 않은 또 한 명의 남자가 쥐고 있다.

이보다 약 한 달 전인 6월 13일, 도요타는 그랩에 10억달러(약 1,100억엔)을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이 도요타와 SBG 제휴의 복선이었다.

“여기에서도 소프트뱅크의 영향력은 크구나”. 도요타 부사장인 도모야(友山)(60)씨는 올 1월부터 그랩의 탄 CEO와 출자 방안을 논의 하는 과정에서 SBG의 손 회장 겸 사장(61)의 선견지명을 통감했다. 손 회장은 탄 CEO와 친분이 있어, 2014년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랩에 2억 5천만달러, 2017년에 중국 기업과 함께 총 20억 달러를 출자했다. 도요타 사장도 도모야 부사장의 보고에 “자율주행 수요자들과의 연대를 모색하려 하면 손 회장의 이름은 항상 앞에 나와있다”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게 된다.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의 차량공유서비스 4개사의 승차 회수는 세계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SBG는 이들 4곳의 최대주주로 “이들 기업들과는 자주 만나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손 회장).

도요타와 SBG의 제휴 검토는 4월, 양 사의 30~40대 사원 5명 내외로 구성된 팀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월 1회의 페이스로 만났고 “처음에는 아무 것도 없는 백지 상태에서 서로의 의중을 탐색하는데 바빴다”(관계자).

도요타는 이동서비스의 핵심 기술인 통신분야에서 소프트뱅크와 경쟁하는 KDDI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고, SBG는 자율주행에서 혼다와 제휴하고 있다. 도요타는 자동차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이동서비스, SBG는 ‘IoT’에서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 젊은 사원들이 제안한 것은 차량공유서비스 등 이동서비스, ‘MaaS’라고 불리는 차세대 사업에서의 공동 출자 회사였다.

8월 9일, SBG의 본사가 있는 도쿄시오도메(汐留)빌딩(도쿄)에서 만난 도요타 사장과 손회장. 이 둘의 만남은 도요타 사장이 과정이었던 시절, 손회장으로부터의 인터넷 딜러판매 시스템 제안을 거절했을 때 만난 이후 20년 만이다. 도요타 사장은 “모빌리티서비스의 연대 구축을 위해 함께 손잡고 싶다”라고 타진. 손 회장은 “드디어 이러한 시대가 왔다”라며 반겼다.

사실 손 회장은 8년 전, 제휴를 의미하는 말을 도요타에 남긴 적이 있다. 아직 자율주행과 AI가 주목 받지 않았던 시기에 비공식 단체 ‘도요타 매니지먼트 연구회’에서 손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는) 컴퓨터가 초지성(超知性)을 갖게 되어 자동차에 탑재될 것이다. 그러한 세계에서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개발해나가는 것은 무리. 다양한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 정답으로, 도요타와 연대하고 싶은 상대는 많이 있다”.

국내 제조업의 강자인 도요타자동차와 AI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 활동을 전개하는 SBG. 두 기업의 제휴는 사내 문화 및 사업의 차이로 ‘물과 기름’이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두 수뇌는 이렇게 반론한다. “샐러드 드레싱은 물과 기름으로 만들어진다. 물과 물이 합쳐져도 물밖에는 될 수 없다”(도요타 사장). “강한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흥미로운 것이다”(손 회장).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이동서비스를 둘러싼 개발 및 제휴는 중국의 AI에 강한 바이두(百度)가 세계적 연대를 통해 자율주행의 표준화를 목표로 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손 회장은 7월 19일, 차량공유서비스를 인정하지 않은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미래의 진화를 정부 스스로 막아버린 위기 상황. 아직 이런 바보 같은 나라가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도요타 사장도 “지금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일본은 세계에 한참 뒤처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10월 4일, 도요타와 SBG의 기자회견이 시작된 시간은 오후 1시 반. 구미(歐美)의 자동차 대기업들과 자율주행 관계자들이 잠들지 않은 시간으로 일부러 정했다고 한다. “미래의 레이스에 일본 기업들도 참가한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회견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기자회견 9일 전 도요타 사장과 손 회장은 제휴에 최종 합의했다.

업계의 틀을 초월한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자율주행 현장을 취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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