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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 나만의 전용 암 백신 -- 국립암연구센터, 세포의 ‘생김새’를 판별
  •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8.3.13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6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8-03-19 23:17:54
  • 조회수767

Start Up Innovation / Science
나만의 전용 암 백신
국립암연구센터, 세포의 ‘생김새’를 판별

국립암연구센터 등이 암의 면역요법으로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개별화 백신’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 개발에 활용되는 것은 암세포 표면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펩티드(아미노산의 중합체)이다. 개별화 백신이 실용화된다면 면역 치료약 ‘옵디보’ 등의 면역 체크포인트 저해제와 ‘CAR-T’라고 하는 최신 세포요법에 이은 암 면역요법의 새로운 ‘무기’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면역요법은 외과 수술, 항암제 투약, 방사선 조사(照射)에 이은 4번째 암 치료요법이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오랜 기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러한 인식을 뒤집기 위한 연구가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추진되었고, 그 가운데 탄생된 것이 오노(小野)약품공업이 개발한 옵디보이다.

CAR-T세포요법은 암세포 발견 시 공격하는 기능을 유전자 조작을 통해 T세포에 도입한 것이다. 스위스의 세계적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실용화해 미국에서는 일부 백혈병 치료요법으로 승인 받았다.

이 둘 모두 암 치료 진화에 기여했지만, “면역 체크포인트 저해제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전체 암 가운데 20~30%이고, CAR-T세포요법도 일부 암에 국한되는 등 한계가 있다”라고 국립암연구센터 첨단의료개발센터의 나카쓰라(中面) 분야장은 말한다.

-- 펩티드 투여 --
이러한 과제 해결을 위해 국립암연구센터가 착안한 것이 각각의 생김새가 다른 암세포의 특성이다.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는 환자마다 미세하게 다르며, 암세포 표면에 나타나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 ‘네오안티겐(Neoantigen)’도 다르다.

나카쓰라 분야장 연구팀은 암 환자 개개인의 네오안티겐을 특정, 그 단편인 펩티드를 개별적으로 합성해 투여하는 ‘개별화 의료’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개별화 의료는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적은 차세대 면역요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펩티드 백신요법의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펩티드를 합성해 환자의 체내에 투여하면 교사 역할을 담당하는 면역세포가 펩티드의 특징을 공격수인 T세포에게 가르쳐준다. 그 결과, 대부분의 T세포가 체내에서 활동하며 암세포를 제거한다.

실용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타입의 네오안티겐인지를 정확하게 판별해내는 기술. 이 기술 개발을 위해 국립암연구센터가 손 잡은 곳이 바이오 벤처기업인 브라이트패스바이오(BrightPath Bio, 도쿄)이다.

이 판별 기술은 간암과 폐암 등의 조직에서 DNA를 추출해 차세대 시퀀서(유전자 분석 장치)로 유전자 변이를 분석. 이 변이한 유전자가 활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RNA도 조사해 네오안티겐을 예측하는 것이다.  나카쓰라 분야장은 “간암의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수 년 안에 백신요법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브라이트패스바이오는 도쿄대학과 시나가와(神奈川) 현립암센터와도 네오안티겐 동정법에 대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시나가와 현립암센터를 통해 대장과 췌장의 암 조직과 암 주변에 있는 정상 세포를 제공 받아 도쿄대학이 차세대 시퀀서로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공동 연구는 암세포에만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 환자의 네오안티겐 후보를 발견해내고, 질량 분석계를 통해 암세포 표면에 있는 펩티드를 특정. 유전자 변이 데이터와 비교해 환자의 네오안티겐을 동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확립된다면 환자마다 완전 개별화된 암 백신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 암 재발 낮춰 --
국립암연구센터에서는 펩티드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암세포 표면에 있는 또 다른 항원인 ‘글리피칸3(Glypican-3)’를 표적으로 한 치료요법이다. 글리피칸3는 간 등의 암에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고 있다. 나카쓰라 분야장 연구팀은 9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티드를 제작. 간암 세포를 수술로 제거한 환자의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이 펩티드 백신을 수술 후에 10회 투여하는 제 2상 시험을 실시했다.

암세포가 글리피칸3를 나타내고 있는 환자에서 1년 후에 암이 재발된 확률은 24%. 반면 수술만 한 환자의 재발률은 52%였다. “재발을 낮추고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간아종이라고 하는 소아 간암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나카쓰라 분야장). 글리피칸3의 펩티드 백신 연구는 현재 실용화를 위해 연대할 기업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이다.

한편, 브라이트패스바이오가 개발하고 후지필름에게 전세계 개발∙제조∙판매권을 양도한 암 펩티드 백신은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의 최종 단계에 있다. 이 백신은 많은 환자의 암세포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는 12종류의 펩티드 중에서 환자의 면역 상태에 맞게 선택된 여러 종류의 펩티드를 투여한다.

아직 ‘반(反)개별화’ 단계에 있기 때문에 브라이트패스바이오의 나가이(永井) 사장은 “현재의 백신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완전 개별화를 서두르고 싶다”라고 말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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