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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티리얼 X : 제 1부 상식을 깨다 (중) -- 과거 유산, 면모를 일신 -- 후지필름
  • 카테고리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17.7.20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3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7-07-27 10:11:49
  • 조회수822

머티리얼 X -- 제 1부 상식을 깨다 (중)
과거 유산, 면모를 일신
후지필름의 자기 테이프, 기록 용량 400테라를 목표

오디오 카세트와 VHS비디오 등, 2000년대 초반에는 어느 가정에서도 볼 수 있었던 자기 테이프. 지금은 대형 가전 양판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과거의 유산」이 되어버렸지만, 최근 최첨단 분야를 위기에서 구해주는 구세주로서 돌연 주목 받고 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IoT」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의 보급을 배경으로, 2020년 전세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양은 44제타바이트(ZB, 제타는 1조의 10억배 바이트), 2013년 대비 약 10배로 증가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록 매개 부족으로 인해 이 중 14%밖에는 보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생성된 데이터의 대부분이 소실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기억장치 업계에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가 아닌, 자기 테이프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장기 보존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기록 용량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약 60%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는 후지필름이 최근 개발한 신제품의 기록 용량은 1개 당 6테라바이트(TB, 테라는 1조 바이트)로, 5년 만에 2.4배 확대되었다. 후지필름의 노구치(野口) 기록미디어 연구소 소장은「저속 HDD의 면적 당 기록 농도의 향상은 매년 둔화되고 있다. 대용량화에서도 테이프가 곧 앞서나가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 수 나노미터 레벨의 조작 기술 --
미국 IBM이나 Oracle 등 기억장치 생산 업체들은 후지필름의 이러한 기술 혁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 기업에게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것은 자기(磁氣)재료로, 산화철의 일종인「바륨 페라이트(BaFe)」이다. 자체적으로 배합한 재료를 결정화시켜 입자를 형성. 그것을 균일하게 분산시키면서 높은 밀도로 배열한 뒤, 수지 필름을 도포한다.

세밀화, 균일 배열, 균일 도포의 삼위일체 기술이 핵심이지만, 노구치 소장은「수 나노미터 레벨로 BaFe를 조작할 수 있는 곳은 후지필름뿐이다」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예를 들어, 도포 기술은 축구 경기장의 4면에 1리터의 물을 균일하게 뿌리는 것과 같은 난이도이다. 후지필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록 용량을 최대 400TB, 현재의 66배로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재료도 10년 안에 실용화시키기 위해 연구를 추진한다.

기록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기 재료를 고밀도로 도포할 수 있는 베이스 필름의 진화도 꼭 필요하다. 자기 테이프에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PET)필름으로 예전 세계 수위를 차지했던 도레이는 생산체제의 재정비 검토에 착수했다.

도레이는 필름 표면에 산화 알루미늄계열 입자를 볼록한 형태로 10~20나노미터로 균일하게 배열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1평방cm에 수십 개의 입자가 한 줄로 똑바로 배열되어 있어, 자기재료를 매끄럽게 도포한다.

반복해서 테이프를 감아도 늘어지지 않는 강도뿐만 아니라, 테이프 두께를 얇게 만들어 보다 길어진 테이프를 한 개에 감길 수 있도록 했다. 「필름을 가로 세로 반복적으로 잡아 당겨, 결정의 형태를 완벽하게 맞추는 방법으로 강도를 높였다」(아사노 공업재료사업 제 2부장)등의 여러 가지 기술 개발을 통해, 최신 필름은 기존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두께가 5마이크로미터, VHS비디오 테이프 시대의 3분의 1까지 얇게 만들어졌다.

야마나카(山中) 기록재료 판매과장은「디지털화에 맞서 수요 증발의 위기를 찬스로 만들었다. 기록재료 시장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라며 시장 확대에 기대감을 보였다.

오지HD의 레이온 원료
고순도 셀룰로스로 양산


-- 선인들의 지혜 활용 --
제지업계에서도 부활한 소재가 있다. 오지(王子)홀딩스가 40년 만에 부활시킨 레이온(Rayon)의 원료「용해 펄프」. 2014년의 양산 개시로부터 겨우 3년 만에 매출 100억이 넘는 수익 사업으로 성장했다.

레이온의 원료는 목재로부터 추출된 셀룰로스이다. 보온성 및 흡수성이 뛰어나고, 예전에는「인견 펄프」로 불리며 의류용 섬유로 애용되었지만, 합성섬유에 밀려 수요가 감소. 오지홀딩스에서도 1973년에 생산을 중지한 이래, 레이온 제조 기술은 잊혀지게 된다.

오지홀딩스가 용해 펄프에 다시 착안하게 된 것은 리먼 사태 직후인 2009년. 세계적인 인구 증가로 인한 식료 증산의 영향으로, 목화의 세계 생산은 2006년을 정점으로 둔화되었고, 한편에서는 높아지는 환경 의식과 알레르기 방지를 위해 자연 소재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했다. 「면을 대신해 성장할 수 있는 것은 레이온밖에는 없다」(오쿠다니 바이오소스 개발센터장)라며 회사 전체가 레이온 제조 기술 부활에 주력했다.

그러나 잊혀진 기술을 되돌리는 것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도움이 되었던 것은 선인의 지혜. 공장의 귀퉁이에 잠자고 있던 전신 기업의 기술 잡지를 연구, 이미 은퇴한 기술자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이러한 선인의 지혜에 최신 지식을 결합, 5년 뒤 간신히 양산에 이르렀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요나고(米子)공장(돗토리 현)의 중앙부에 신설된 높이 30m 정도의 탑이 용해 펄프 제조의 핵심부이다. 40년 전에는 완성되면 매번 생산 가마의 내용물을 교체하는 작업이 필요해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았고, 셀룰로스의 순도도 불안정했다. 새로운 설비에서는 순도 96% 이상의 셀룰로스를 연속으로 생산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신 표백기술의 도입으로 보다 아름다운 소재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유니클로의「히트텍」에도 레이온이 사용되는 등,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제지 회사 등도 연이어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오지홀딩스에서는 셀룰로스의 순도를 100% 가까이까지 높이는 기술 개발을 서두르며, 경합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방침이다. 레이온 원료만이 아닌, 식품 첨가물 및 약품의 형태를 만드는 부형제(賦形劑)와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에도 용해 펄프를 추진해나간다.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을 통해 세계 제조업을 지탱해온 일본의 소재. 그 잠재력을 재조명해본다면, 앞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하)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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