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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이 일렉트로닉스 2026/04 일본에서 첨단 칩 설계의 싹이 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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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일렉트로닉스_2604호 (p78-81)

일본에서 첨단 칩 설계의 싹이 트다
마이닝 용도에서 중국 독주에 제동

일본 국내에서 부족했던 최첨단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TRIPLE-1(후쿠오카시)과 LENZO(나라현)가 그 주인공이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암호화폐 채굴(마이닝) 용도에서 전력 효율을 높인 프로세서를 개발한다. 중국 기업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세계 시장에서 일본이 제동을 걸 수 있을까?

TRIPLE-1과 LENZO는 모두 일본 대형 반도체 기업 출신 엔지니어가 보유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만 TSMC의 3nm 세대 반도체를 이용한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TRIPLE-1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전력 효율의 마이닝용 칩(마이닝 머신)의 양산을 2026년 내에 시작할 계획이다. LENZO는 AI 반도체용 기술을 응용한 마이닝 머신을 2026년 말에 출시할 계획이다.

-- LENZO는 PS3의 개발 노하우를 활용 --
2016년에 설립된 TRIPLE-1은 전력 절감과 전력 창출에 주목한다. 지금까지 마이닝 머신과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왔다. 도쿄전력홀딩스의 자회사인 도쿄전력 파워그리드와도 협업해 잉여 전력을 활용한 마이닝 등의 활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ENZO는 나라첨단과학기술대학원대학에서 출범한 스타트업으로, 2024년 12월에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LENZO의 후지와라(藤原) CEO는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3' 개발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후지쓰에서 슈퍼컴퓨터 개발을 담당했던 나라첨단과학기술대학원대학의 나카시마(中島) 교수와 함께 설립했다. 후지와라 CEO는 “장기적으로는 AI 반도체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지만, 우선은 마이닝용 분야에서 자산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설명한다.

일본 반도체 업계에서는 첨단 반도체 설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양사는 모두 1980년대 일본 반도체 전성기의 부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닝 머신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면, 향후 반도체 설계 인재 양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 정세를 활용할 수 있는 지금을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 마이닝 전력은 네덜란드 국가 규모를 초월 --
전력 소비라고 하면 AI 데이터센터를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암호화폐 마이닝이 소비하는 전력도 막대하다. 전 세계의 마이닝 등 암호화폐와 관련된 전력 소비량은 이미 네덜란드 전체의 전력 소비량을 넘어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에 110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소비했다고 한다.

전력 소비가 급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암호화폐 시장이 거대한 규모로 성장하면서 참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암호화폐 전체의 시가총액은 3조 달러를 넘어, 은의 총 가치에 맞먹는 수준이다.

둘째는 마이닝의 특성상 충분한 이익을 얻으려면 대량의 칩이 필요하다. TRIPLE-1의 야마구치(山口) 사장은 “복권을 많이 살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라고 설명한다. 마이닝은 동일한 계산을 병렬로 반복 수행해, 매우 낮은 확률의 목표값을 찾아내면 보상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마이닝 머신의 처리는 ‘SHA-256’이라 불리는 해시 함수 변환이 중심이 된다. 대량의 칩을 이용해 특정 목표값을 찾기 위해 변환 처리를 반복 수행한다.

마이닝 계산 처리에서는 초기 단계에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사용되었다. 다만 GPU는 마이닝에 특화되지 않아 계산 효율이 낮고 전기 요금이 많이 드는 문제가 있었다. 야마구치 사장은 “2012년경부터 일부에서 마이닝 전용 칩이 사용되기 시작했다”라고 회고했다.

-- AI 반도체보다 단순한 구조 --
마이닝 머신의 큰 특징은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데이터 교환이 적다는 점이다. 메모리와의 데이터 전송에 큰 전력을 소비하는 GPU와 비교하면 전력 효율을 높이기 쉽다.

예를 들면, GPU는 외부 메모리를 자주 읽고 쓰면서 병렬 연산을 수행한다. 반면 마이닝 머신은 단순한 계산을 1대당 약 1000개의 칩에서 동시에 실행하는 구조다. LENZO의 후지와라 CEO는 “핵심은 마이닝 속도와 낮은 소비전력이라는 단순한 영역이다”라고 설명한다.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도체의 미세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한 구조라도 최첨단 공정이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 중국 독점 시장에 빈틈이 생기다 --
이 시장은 2013년에 설립된 중국 Bitmain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 TSMC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 TRIPLE-1의 야마구치 사장은 “새로운 프로세스 세대의 양산 라인에서는 먼저 Bitmain이 생산하는 마이닝용 칩을 공급하도록 되어 있다”라고 말한다. IP(회로 설계 정보)가 최소화되고, 연산부는 메모리가 필요 없기 때문에 시험적인 양산 대상으로 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첨단 공정의 양산 라인을 확보하기 쉬운 환경이었다.

최근 들어 이 '절대 강자'에게도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는 지정학적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마이닝 사업자의 대부분은 북미 기업으로, 중국산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야마구치 사장은 “중국 기업 이외의 선택지가 있다면 사용하고 싶다는 잠재적 수요가 있다”라고 말한다. 후지와라 CEO도 “고객은 중국산 칩을 구매하기 어렵다. 이 상황은 순풍이다”라고 밝혔다.

-- 전력 효율과 고속성으로 Bitmain 추월 --
이 기회를 잡기 위해 TRIPLE-1과 LENZO는 각각 독자적인 접근법으로 Bitmain의 아성에 도전한다. 목표는 Bitmain을 뛰어넘는 전력 효율과 고속성이다.

Bitmain은 2024년에 마이닝 머신 ‘Bitmain Antminer S21 XP’를 출시했다. TSMC의 5nm 세대 반도체를 채택해, 13.5J/TH(줄/테라해시)의 전력 효율과 270TH/s(테라해시/초)의 계산 속도를 구현했다. 마이닝에서는 SHA-256 계산을 1초에 1조 번 수행할 때의 에너지 소비량을 J/TH, 같은 조건에서의 계산 능력을 TH/s라는 지표로 표시한다. J/TH는 낮을수록, TH/s는 높을수록 고성능이다.

TRIPLE-1은 제3세대 마이닝용 칩 ‘KAMIKAZE-3’의 테이프아웃(설계 완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약 10.45J/TH라는 뛰어난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고 한다. 야마구치 사장은 “업계 최고 수치”라고 강조하며, 이미 여러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바 출신 등을 포함한 반도체 엔지니어들의 노하우를 활용해, 0.26V 이하의 저전압에서도 회로가 동작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실현했다. 야마구치 사장은 “설계 자동화 흐름에 역행하고, 수동 레이아웃으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LENZO는 2026년 말 마이닝 머신 출시를 계획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전력 효율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후지와라 CEO)고 밝혔다. 반면 독자적인 구조를 통해 실현한 계산 속도를 강조한다. 이미 설계가 완료된 7nm 세대 반도체를 사용한 개발 제품은 Bitmain 제품의 2배가 넘는 619.29TH/s를 달성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특정 용도의 병렬 연산에 특화된 ‘CGLA(Coarse‑Grained Linear Array)’라는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응용했다. ‘CGRA(Coarse-Grained Reconfigurable Architecture)’라는, 특정 용도에 특화된 동적 재구성 가능한 아키텍처를 발전시킨 것이다. 여기에 대량의 전용 계산기와 근접 메모리 기술을 결합했다. 후지와라 CEO는 “회로를 순간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원래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같은 용도를 위한 기술이다.

한편 TRIPLE-1은 계산 속도는 탑재되는 칩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TH/s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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