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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경컴퓨터_2022/11/10(1)_로봇이 전제되는 사회
  • 저자 : 日経BP社
  • 발행일 : 20221110
  • 페이지수/크기 : 98page/28cm

요약

Nikkei Computer_2022.11.10 특집 요약 (p48~55)

로봇이 전제되는 사회
로봇의 도입과 보급에 요구되는 발상의 전환

사람과 공생하는 존재에서 사람의 생활 및 사회에 있어 ‘전제’가 되는 존재로 로봇이 진화하고 있다. 인력 부족 해소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새로운 생활 양식에 대응하는 데 이제 로봇은 필수이다. 물류에서 접객, 실험 현장, 간병까지 로봇과 우리가 구축해야 할 관계를 검증해본다.

Part 1. 로봇 전제 사회

주택 신축을 검토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근 유행하는 키워드가 있다. 룸바블(Roombable). 로봇청소기 '룸바(Roomba)’와 가능하다의 'able'을 조합한 조어이다. 룸바가 청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집에 칸막이를 설계하거나 가구의 모양을 디자인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벽이나 계단 최하층 부분에 룸바를 수납해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는 공간을 만들어 놓는다. '룸바 기지'라고 한다. 벽을 집 모양으로 도려내고 룸바가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개집에 드나드는 반려견을 보는 듯해 힐링을 얻는 이용자들도 많다고 한다.

-- 지금 있는 로봇의 성능을 활용하는 환경 조성 --
사람과 공생하는 존재에서 생활 및 사회에 있어서 '전제'가 되는 존재로 로봇의 위상이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생활 공간을 설계하거나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파트너인 로봇의 존재를 생활 동선이나 업무 프로세스에 처음부터 포함시키거나, 지금 있는 로봇의 성능이 가장 발휘될 수 있도록 물건을 배치하거나 동선을 확보하고 있다. 룸바를 전제로 가구를 선택하거나 방의 디자인을 설계하는 등의 룸바블 현상은 로봇 전제 사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있는 로봇의 성능을 최대한 살리는 환경 조성이 향후 로봇 보급을 위한 열쇠이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의 하세(長谷) 미래창발센터 DX3.0 정책전략실 전문가는 이렇게 지적한다. 로봇은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작업한다. 로봇을 도입할 때 바꿔야 할 프로세스와 바꾸지 않아도 되는 프로세스를 정리해 로봇의 장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업무 프로세스 설계와 인원 배치, 로봇의 동선 작성을 하는 것이 보급의 지름길이다.

-- 로봇의 성능을 이끌어내는 '로봇 전제 사회'로 --
배식을 모두 로봇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식기를 내리는 작업만 맡긴다. 약간의 단차 때문에 로봇을 특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범용적인 로봇에 맞춰 사무실의 레이아웃을 바꾼다. 이러한 방법으로 지금 있는 로봇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

자동차가 발명된 후 도로와 신호를 정비했듯이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 거리와 상업시설, 오피스 빌딩 등의  환경을 정비한다. 이러한 '로봇 전제 사회'가 가까워지고 있다.

■ 택배
택배 위기를 피하기 위한 실용화 임박

자동차와 자전거, 그리고 자율 배송 로봇. 2023년에는 택배 화물을 배송하는 차량형 로봇이 주행하는 모습을 한층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자율 배송 로봇을 이용한 택배서비스가 실증실험에서 실용화로 크게 진전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7일, 도로 교통법의 일부를 개정하는 법률이 공포되었다. 공포일로부터 1년 이내의 시행을 예정하고 있다. 개정법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자율 배송 로봇을 '원격조작형 소형차'로 정의하고, 자전거와 자동차 등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차량 라인업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법 개정으로 로봇이 인도를 통행할 수 있게 되어 사람이 가까이서 감시할 필요가 없어진다. 로봇을 운용하고 싶은 장소를 관할하는 도(都)‧도(道)‧부(府)‧현(縣)의 공안위원회에 통행 장소와 기체 사양 등을 신고하면 도로 사용 허가 없이 로봇을 통행시키는 것도 가능해진다.

로봇이 단독으로 화물을 배송하는 자동 택배 서비스를 실용화하기 위한 법률적 장벽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 상으로는 주행하는 로봇의 정격 출력 등에 따라 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 자전거에 해당되기 때문에 도로 사용 허가를 받아야 원격조종으로 공공도로 주행이 가능했다.

-- 실용화를 목표로 실증 실험을 서두르다 --
개정돤 도로교통법의 시행을 앞두고 택배업체 및 로봇 제조업체들은 실증실험을 반복해 기술과 노하우 축적을 서두르고 있다.

라쿠텐그룹은 파나소닉홀딩스, 세이유(西友), 쓰쿠바 시와 공동으로 5월 28일부터 7월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자율 배송 로봇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실험해왔다. 쓰쿠바 시에 있는 세이유 쓰쿠바 타케엔점(竹園店)에서 로봇 실험 구간으로 지정된 산책로 등을 통해 산책로에 인접한 공동주택과 주택지 등 약 1,000가구에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주문 후 최소 30분 안에 배송하는 것 외에도 시간대를 지정한 배송도 제공했다. 이번 공동실험에서 라쿠텐그룹은 스마트폰용의 로봇 배송 전용 주문 사이트와 주문과 배송을 일원적으로 관리하는 점포용 시스템, 로봇에 장착된 사물함 개발을 담당했다. 원래는 상온의 상품밖에 배달할 수 없었지만, 락커 전용의 보냉 박스를 새롭게 개발. 상온·냉장·냉동 등 모든 상품 배송이 가능해졌다.

-- 로봇 택배 원년 앞에 남아있는 장벽 --
다양한 실증실험을 통해 택배 분야에서 '로봇 전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과제도 드러났다. 라스트 원마일의 마지막 단계, 공동주택 입구부터 각 가구 현관까지 '라스트 100m'의 자동 배송이다. 공동주택이 많은 일본에서 완전한 자동 배송을 실현하는데 있어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기존의 공동주택 내에서 배송 로봇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느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일본우편(日本郵便)의 우에다(上田) 오퍼레이션 개혁부 담당 부장이다.

일본우편은 히타치제작소 및 히타치빌딩시스템과 공동으로 2021년 3월부터 한 달간 지바(千葉) 현 나라시노(習志野) 시내 아파트에서 자동 배송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홍콩의 라이스로보틱스(Rice Robotics)가 개발한 자율 배송 로봇 'RICE' 3대를 아파트 내에 설치. 배송원이 아파트 입구에 도착해 스마트폰으로 RICE를 호출하면 RICE의 잠금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배송원은 로봇의 내부 공간에 화물을 수납한다.

배송원이 RICE에 탑재되어 있는 태블릿 화면에 배송지의 호수를 입력하면 RICE가 움직이기 시작. 이와 동시에 ‘지금부터 배송됩니다’라고 이용자에게 LINE으로 통지하는 서비스다.

우에다 부장은 실험을 통해 공동주택마다 다른 설비와 전세대로부터의 승낙이라고 하는 문제는 예상 이상으로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또한 다른 배달업체와의 공동 자동 배송도 큰 과제이다.

■ 음식, 소매
인력 부족 해소 외의 메리트도

심각해지는 인력 부족 속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의 생활양식 변화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재검토가 요구되는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국내 최대 외식 체인업체인 스카이락 그룹은 로봇을 전제로 한 점포 개설을 통해서 로봇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카이락그룹이 도입한 로봇은 배식 용도의 ‘벨라봇(BELLABOT)’. 고양이 같은 귀여운 외모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에게 인기라고 한다. 현재 1,800개 매장에서 2,500대의 벨라봇을 이용하고 있다.

-- 마음의 여유가 세심한 접객으로 이어져 --
스카이락그룹이 벨라봇을 활용하는 목적은 직원 부담을 줄여 보다 세심한 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 만족도 향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지금과 동일한 종업원 수로 더 많은 시간을 접객에게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벨라봇의 도움으로 종업원에게 여유가 생겨 화장실과 드링크 바의 청소 빈도가 오르는 등, 점포 내의 청결감도 높아졌다”(스카이락그룹)라고 한다.

-- 훼미리마트, 음료 보충을 효율화 --
훼미리마트는 텔레이그지스턴스가 개발한 로봇 'TX SCARA'를 8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용도는 점포 내 보관 창고의 음료 보충이다. 팔걸이를 이용해 보관창고의 음료보관고에서 병이나 캔을 1개씩 꺼내 보관 창고에 있는 음료 진열대에 배치한다. 로봇에는 AI(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어 자동으로 움직인다. 로봇이 음료를 쓰러뜨리는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텔레이그지스턴스의 담당자가 원격 조작으로 전환해 해결한다.

AI를 탑재한 이 로봇은 영상인식 등의 기술을 통해 음료 재고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각 매장의 기존 매출 추세와 계절·시간대별 수요를 통해 어떤 음료를 우선적으로 보충해야 할지를 예측해 진열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잘 팔리는 음료가 진열대에 없어 발생되는 판매 기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훼미리마트는 로봇 본체와 함께 로봇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해 음료 보충작업의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실험, 연구
실험실에 가지 않는 '재택 연구'

재택근무가 있다면 '재택연구'도--. 로봇 전제 사회에서는 의약 및 신약개발에 있어서의 연구 현장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화이트칼라의 근로방식에서 재택근무가 자리잡았다. 전용 실험기기를 사용하기 위해 실험실에 가는 것이 당연했던 연구 현장에서도 로봇을 이용한 재택 연구가 보급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 사람의 감각을 재현 --
'랩드로이드(LabDroid)'라고 부르는 범용 휴머노이드 연구지원 로봇 '마호로'는 2개의 팔로 사람용 실험기기를 잘 다룰 수 있다. 사람이 실험하듯이 피펫으로 시약을 흡입해 첨가하거나 실험기기 문을 개폐해 조작할 수 있다. 

연구자가 프로그래밍하면 그대로 정확하게 동작하고 실험을 시작한 후 해석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일련의 작업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완료할 수 있다. 원격지에서 사람이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의 실험자동화 로봇은 분주(分注)나 세포 배양 등 각각의 공정에 특화시켜 자동화한 것이었다.

마호로가 여러 실험기기를 잘 다룰 수 있는 이유는 로봇 관절축에 있다. 마호로는 일반 산업용 로봇보다 축이 하나 더 많은 7축 로봇이다. 양팔을 비트는 관절축으로 팔꿈치 접기 동작이 가능. 배양장치나 원심기 등을 로봇 바로 옆에 설치할 수 있어 여러 실험기기를 원활하게 다룰 수 있다.

-- 아스텔라스제약은 신약 개발에 활용 --
마호로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고 있는 곳이 아스텔라스제약이다. 아스텔라스제약은 마호로 등을 조합한 세포 창약 플랫폼 ‘Mahol-A-Ba’를 올 5월에 보도진에 공개했다. Mahol-A-Ba는 실험에 사용할 세포를 배양하는 유닛과 배양한 세포를 사용해 약효를 평가하는 유닛,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마호로가 활약하는 것은 전자로, 배지 교환 등 세포 배양에 필요한 조작을 자동화할 수 있다.

아스텔라스제약은 Mahol-A-Ba를 사용해 주로 iPS 세포를 목적의 세포로 분화시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담당자는 iPS 세포 분화는 사람의 손기술에 상당히 의존하기 때문에 실험자가 바뀌면 결과가 달라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지적한다. 밀리미터 단위로 조정이 가능한 숙련자의 기술을 재현시켜 “세포를 밤낮없이 공급해 고정밀도의 실험을 할 수 있다”(아스텔라스제약).

가족의 형편과 생활 스타일을 고려해 일할 장소와 시간을 고른다. 연구자가 지금까지 실험에 소비하던 시간을 가설의 고찰이나 연구 가치의 계발 활동 등, 보다 창조성이 높은 작업에 충당할 수 있다. 재택근무가 확산된 것처럼 의약이나 신약 개발 연구에 있어서도 로봇을 전제로 연구 스타일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 개호
스마트(Smart)보다 밸런스를 중시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늦는다”. 요양 시설을 운영하는 젠코회(善光会)의 미야모토(宮本) 이사는 요양 현장의 인력 부족에 대해 위기감을 나타냈다.

후생노동성은 2040년에는 약 280만명의 간병인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2019년의 간병인 수는 약 211만명으로, 약 69만명 더 늘려야 한다. 간병인의 이직 방지와 신규 채용 등이 급선무이지만, 현재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해결책의 하나로 간병 로봇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이승(移乘) 개호 로봇'이다. 피간병인이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는 동작을 지원한다.

머슬이 개발한 이승 간병 로봇 'SASUKE'는 피간병인을 '공주님 안기'처럼 안아 옮긴다. 간병인이 침대에 누운 피간병인 밑에 시트를 깔고 시트 양쪽 끝에 로봇암을 삽입한 후 레버를 조작하면 SASUKE가 피개호자를 시트째 일어나는 자세를 취하게 하고 안아 올리듯이 휠체어에 옮겨 싣는다.

로봇암만을 사용해 피간병인의 몸을 점으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트를 이용해 면으로 피간병인을 지지하기 때문에 탈구나 골절 위험이 있는 피간병인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간병인 2명이 하지 않으면 이승이 불가능했던 피간병인을 1명만으로 이승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피개호자를 물건 취급해 “화가 났다”--
“피간병인을 매달아 운반하는 리프트식 이승 로봇에 화가 났다”. 머슬의 타마이(玉井) 사장은 SASUKE를 개발한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간병 로봇 개발을 위해 직접 돌봄 시설을 방문한 타마이 사장은 “피간병인을 물건처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답게 취급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목표로 했다”라고 한다.

또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타마이 사장은 간병인이 자신이 상정하고 있던 다양한 기능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품화한 SASUKE에는 카메라나 센서가 없으며, 간병인이 직접 로봇을 침대 옆까지 운반한다. 로봇이 가까이 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간병인에게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피간병인에게도 SASUKE을 이용한 이승은 ‘부탁하기 용이하다’라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사람이 간병하는 경우에는 피간병인이 휠체어로 옮겨 탈 수 있도록 부탁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SASUKE를 사용함으로써 피간병인의 심리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기존의 리프트 방식의 이승 개호 로봇에 비해 안정적이기 때문에 피간병인이 이승 시 흔들림 등의 이유로 무서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처럼 간병인과 피개호자 쌍방의 과제를 해결한 SASUKE는 현재 약 600개 시설에 도입되어 있다.

-- 로봇 전제 사회는 로봇에 모든 것을 맡기는 사회가 아니다 --
간병 현장에서 AI나 고기능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한 로봇’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요구되는 것은 간병인의 부담 경감과 피간병인의 서비스 이용 가치 향상이라고 하는 현장의 요구를 균형 있게 도입한 로봇이다. 이것은 정밀함과 동작 속도를 주요 평가지표로 삼고 있는 산업용 로봇과 달리, 사람의 생활에 밀착된 간병 로봇이 넘어야 할 허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로봇 전제 사회는 로봇에 모든 것을 맡기는 사회는 아니다. 로봇으로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야말로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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