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와 세계 : 깨닫고 보니 바로 그곳에 (1) -- 이상적인 사회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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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17.1.30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면
- Writerhjtic
- Date2017-02-06 09:21:44
- Pageview496
AI와 세계
깨닫고 보니 바로 그곳에 (1)
이상적인 사회의 함정
-- 공평이란 무엇인가? --
필리핀 마닐라시의 카지노. 「돌아가는 비행기 삯도 없어질 것 같아」「헤엄쳐서 돌아갈 수 밖에 없겠네요」. 룰렛에서 계속 잃고 있던 한국인 고객과 현지 여성 딜러와의 대화가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서 일하는 딜러나 고객들은 이 곳에 한 최신 기술이 도입된 것을 아직 모르고 있다. 천정을 올려다보면 50cm 마다 카메라가 줄지어 달려있다. 단순한 감시 카메라는 아니다. 부정을 저지를 것 같은 사람을 사전에 찾아내는 시스템이다.
대마초 중독이나 소매치기 등 약 10만 명의 화상 데이터를 분석, 얼굴이나 몸의 미세한 떨림으로부터 수상한 인물을 특정한다. 하루에 10명 정도 시스템이 반응하고 있다. 본인에게 알리지 않은 채 중복 감시 대상이 된 여성도 있다.
-- 인권 침해의 우려도 --
이와 같은 시스템은 세계의 공항이나 이벤트 장소에서도 채택되고 있지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어느 시스템에서는 과거의 데이터 등을 통해 “공평”하게 분석, 백인보다도 흑인을 수상하게 판단하는 비율이 높았던 것이다.
인공지능(AI)의 법 정비에 대해 잘 아는 케이오(慶応) 대학의 신보(新保) 교수는「범죄자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는 학설도 있다.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은 심각한 인권침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나쁜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어느 날 갑자기 AI에 의해 잠재적 범죄자로 지목되어 주위로부터 의혹의 시선을 받는다. 범죄가 감소된다고 해도, 이것을 이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 기업도 딜레마 --
기업도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히타치(日立)솔루션즈는 2월, 휴직할 가능성이 높은 사원을 AI를 통해 선별해내는 시스템을 발매한다. 이 시스템은 업무의 상태나 야근시간으로 가능성을 판단, 관리자에 경고를 주어 업무를 분산하는 등으로 휴직 방지를 위해 활용된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야마모토(山本) 부장이 고민한 것은 개인을 특정화할 것인지의 여부였다. 휴직 가능성이 있다고 상사에게 알린다면 인사 고과에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불이익이 가해지지 않도록 사용한다」라는 항목을 계약에 포함시켜, 휴직 가능성이 있는 인원수만을 알리는 것으로 정했다. 그 만큼 휴직 방지의 효과는 한정될 수 밖에 없어 딜레마를 느끼게 한다.
AI와 인간의 공존을 위해, 모든 분야에서 AI의 사용 방식에 대한 규칙 만들기가 필요해졌다. 이미 한 발 늦어버린 것이 장기(將棋)의 세계이다. 작년, 미우라(三浦) 9단은 대국 중 스마트폰으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였다는 의심을 받게 된다. 이후 조사에서「부정의 증거는 없다」라고 결론지어졌다. 사임을 결정한 일본 장기 연맹 타니가와(谷川) 회장은「소프트웨어가 급속도로 발달되고 있는 가운데, 규정 정립이 늦어버렸다」라며 아쉬워했다.
2020년 도쿄대회를 앞두고 있는 파라림픽(Paralympics). 「규정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일본 파라림픽 육상연맹의 미쯔이(三井) 이사장은 말한다. 의족이나 휠체어에 특정 규제가 없어, AI를 사용한 사람의 기록이 얼마든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AI 자체는 공평해도 인간의 사용 방식에 따라서는 불공평해진다. AI를 통해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 그 주체가 되는 것은 인간이다.
AI와 경쟁하고 함께 일한다
고도의 전문 영역에도 AI가 진출
제 1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주로 일반 노동자가 기계의 등장으로 인한 실업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비약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은 법률이나 의료 등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분야에서도 고용을 위협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AI에는 인류의 능력을 확대시켜, 생활 수준 및 생산 효율을 향상시킬 가능성도 잠재되어 있다. AI 시대의 도래로, 불필요해진 능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협을 극복하여, 어떤 능력을 연마해나가야 할 지가 문제시되고 있다.
● 사라지는 직업은?
-- 사법ㆍ의료 등 두뇌 영역의 엘리트도 AI와 경합해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직장이라면 무엇이 머릿속에 그려질까? 많은 사람들은 사법이나 의료 분야를 떠올릴 것이다. 일부 엘리트만이 가질 수 있는 고난도 전문직. 이 영역에 AI가 침범하려 하고 있다.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아레트라스(Aletras) 박사가 개발한 것은「AI 재판관」. 과거의 재판 자료를 통해 AI가 타당한 판결을 내릴 수 있을지를 실험한 결과, 실제 판결과 대조해 적중률은 79%에 달했다.
케이오(慶応)대학은 의사국가자격시험을 치르는 AI를 개발 중이다. 과거 문제를 학습하는 기능 등에 의해 정답률이 향상, 거의 합격에 가까운 수준에 도달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법률가나 의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AI가 최고 수준의 지능을 가지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AI는 학습한다. 방대한 자료와 데이터를 습득해 분석할 수 있다. 복잡한 계산도 순식간에 해결한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 어려운 일들이 그들에게는 주특기인 경우도 있다. 그것에 대해,「두렵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
「Humans Need Not Apply (사람을 채용할 필요는 없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유튜브」에 올려진 해외 동영상이「리얼하다」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것은 자동차의 보급으로 사람을 태울 기회가 감소해 “실업자”가 된 말과 같은 전철을 사람이 밟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자율주행이나 자동 번역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통역이나 번역, 택시나 버스 운전사 같은 직업은 AI가 담당하게 된다. 「어학 능력이나 자동차 운전 능력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동영상은 사법 및 의료 분야에 AI나 로봇이 진출하는 모습도 그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기계나 컴퓨터는 육체 노동이나 사무적 업무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왔으나, AI가 관련된 것은 두뇌 영역이다. 엘리트도 상관없을 리 없다.
● 해외 방문객 대응, 담당 역할은 누가?
--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는 자동번역기
AI의 자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여겨지는 자동 번역에서는 그 기술의 진보가 눈에 띈다. 일상적인 통역이나 번역 능력은 더 이상 필요 없어지고 있다.
「어려운 지시도 영어로 번역해 준다. 모르는 말이 없어져, 도움이 많이 된다」 후쿠시마(福島)현 우라반다이(裏磐梯)의「그랜드에코 스노 리조트(Grandeco snow resort)」에서 약 1년 정도 일하고 있는 이탈리아인 콜차니씨(27)는 이렇게 말한다. AI를 이용한 앱「보이스 트라(Voice Tra)」가 그녀의 업무 파트너이다. 일본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에 대응한다.
그랜드에코 스노 리조트에서는 일본 여행의 붐으로 인해, 올 겨울은 작년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동계 종업원인 베트남인과 중국인 등 27명이 활약하고 있다. 손님 맞이나 연수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자동 번역기는「애용되고 있다」고 영업담당 리더인 다카노(高野)씨는 말한다.
국제화의 물결은 오래된 온천여관에도 미치고 있다. 일본 유수의 목각 인형 산지인 후쿠시마 유온센마치(湯溫泉町). 창업 64년의 야마스이소(山水莊)의 장남 와타나베(渡辺)씨(28)는 일손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외국인 종업원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말을 못해도 AI의 힘을 빌려 충분히 해내고 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손님과 종업원. 이들을 소통하게 해주는 것이 AI이다.
● 연마해야 할 능력이란?
-- 창조성ㆍ경영ㆍ접대 등 사람다움을 무기로
AI가 보급되는 시대에 대비해 우리는 어떤 능력을 연마해야 할 것인가.
지식의 습득만으로는 AI와 차별화될 수 없다. 「법률을 공부하거나, 약의 처방을 프로그램 하는 등의 일은 언젠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인간형 로봇(안드로이드)의 개발자로서 저명한 오사카 대학의 이시쿠로(石黑) 교수는 예측한다.
「AI가 보급된 사회에서 가장 희소 가치가 있는 것은, 타인과 공감하는 힘을 가진 인간이다」라고 강조하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나델라(Nadella) 최고경영책임자(CEO). 의료 분야를 예로 들면,「의사의 업무는 자동화된다고 해도, 간호사나 간병인 등의 일손은 부족하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 이런 분야는 AI로 보충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과 경제의 미래」의 저자인 고마자와(駒沢) 대학의 이노우에(井上) 강사는, AI 시대에서는「Creativity (창조성)」「Management (경영ㆍ관리)」「Hospitality (대접)」의 3가지가 핵심이 된다고 전망한다.
AI 시대에 중요시 될 능력에 대해 총무성(總務省)이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인간적 자질」「기획 발상 능력 및 창조성」이 제일 많았고, 대화 능력 등의「대인 관계 능력」이 그 다음이었다. 어학 능력 등의「기초적 소양」이란 답은 적었다. 사람만이 가진 강점을 몸에 익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공존하기 위해서는?
-- 할 수 있는 일을 맡겨, 생산성을 향상
AI가 초래하는 것은 사람으로부터 직업을 빼앗는 위협만은 아니다.
「AI를 통해 생활에 활력을」. 영국의 아즈리 테크놀로지즈(Azuri Technologies)는 송전선(送電線)이 닿지 않는 케냐, 가나, 통고 등의 아프리카 중부에「AI가 부착된 태양광발전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전지만으로는 낮 동안의 발전량이 적은 날엔 밤에 금방 전기가 부족하게 된다. AI는 생활자의 전력 사용 패턴을 학습해, 낮 동안의 발전량이 부족할 경우, 조명의 밝기 등을 조절한다. 현재 9만 세대에 제공되고 있다.
「민주주의에 없어서는 안 될『정보』를 얻기 위해, 전기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브랜스필드거스(Bransfieldgus) 최고경영책임자는 열정적으로 말한다. 전기가 있는 삶을 통해 지식이나 능력을 획득할 수 있는 문이 열린다.
시즈오카(靜岡)현 고세이(湖西)시. 오이 농가의 고이케 마코토(小池 誠)씨(36)은 어머니 쇼코(正子)씨가 일하는 모습에 마음 아파했다. 바쁠 때는 출하를 위한 오이의 분류 작업에만 8시간이 걸린다. 어깨 통증이 심하고 건초염(腱鞘炎)을 앓고 있다. 마코토씨는 미국 구글이 공개한 시스템을 이용해, 오이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AI를 시작(試作)했다. 영상을 바탕으로 구부려진 정도나 길이, 두께에 의해 8 단계로 나뉘어진다.
오이 농가의 작업은 중노동으로「오봉절(盆, 일본의 추석)도 설날도 없이, 태풍 때에도 분류 작업 한다」, AI에 의해 작업에서 해방된다면「친구와 외식하거나 쇼핑을 하고 싶다」는 어머니 쇼코씨. 마코토씨는「남은 시간에 오이 그루를 돌볼 수 있어,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라고 한다.
일본은 앞으로 노동 인구가 감소된다. 장시간 노동의 시정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업무를 빼앗긴다기보다, AI가 할 수 있는 일을 AI에게 맡겨버린다면「업무의 양을 줄이고 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라고 노무라(野村) 종합연구소의 키시(岸) 주임컨설턴트는 지적한다.
AI가 의료나 사법 분야로 진출한다 해도, 지식이나 데이터를 습득하는 것만으로는 의사나 재판관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I와 공존하는 세계에서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연마해 나가는 것이 요구될 것이다.
-- (2)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