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과 제어 2024/01 대학 발(發) 역촉각 기술

책 커버 표지
목차

요약

계측과 제어_2024.1 특집 (p2~3)

FACE the future
대학 발(發) 역촉각 기술

고객의 과제를 해결

필자가 리얼햅틱스(Realhaptics)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3학년 시절 연구실 견학을 했을 때였다. 당시 필자는 막연하게 로봇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학에 진학했지만, 수업에서 공부하는 내용이 실제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시험을 위해 공부하고 있었다.

연구실 견학에서 은사인 오오니시(大西) 교수님이 보여주신 리얼햅틱스의 데모에 충격을 받은 필자는 앞으로 이 기술을 공부하고 싶다고 강하게 마음먹게 되었다. 연구실에 소속되어 연구를 시작하자 지금까지 배운 여러 가지 것들이 내 안에서 연결되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내기 위해서는 연구를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필요가 있다.

그 분야에서 지금까지 어떤 연구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기술을 연구했는지가 기록된 것이 논문이다. 필자가 대학 3년간 공부한 내용은 논문에는 기재되지 않는 기술적 상식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4학년이 되어서야 겨우 알 수 있게 되어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렸던 기억이 있다.

리얼햅틱스는 사람의 움직임이나 물체의 감촉을 데이터화해 전달, 기록,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선명한 감촉 피드백을 동반한 원격조작이나, 사람의 동작 데이터를 취득해 로봇이 재현하도록 함으로써 작업의 자동화를 달성, 그리고 물체의 감촉을 기억해두어 VR(가상현실)과 연계해 화면 안의 물체를 만지는 등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기술이 체계화되어 리얼햅틱스이라고 불리게 되었지만, 당시 필자가 소속된 연구실에서는 특히 원격조작 연구가 중심이었으며, 선명한 감촉을 전달하는 제어 방법과 장치 구조 등에 대한 연구가 실시되었다. 필자는 리얼햅틱스 중에서도 원격조작 시 전달되는 움직임이나 힘의 배율을 조작하는 스케일링이라는 기술과 물체의 감촉을 데이터화하는 데 관련된 연구를 중심으로 했다.

원격조작으로 조작하는 장치는 다양하다. 사람이 조작하는 리더(마스터라고도 부른다) 장치는 탁상 크기나, 크더라도 사람 크기 정도이지만, 실제로 원격지에서 작업하는 팔로워(슬레이브라고도 부른다) 장치는 중장비부터 뇌신경외과 수술에서 이용되는 것과 같은 섬세한 움직임이 요구되는 것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이러한 경우, 스케일링기술을 이용함으로써 전달되는 동작의 배율을 조정해 자신의 움직임이나 힘을 크게 해 중량의 물체를 다루거나, 아주 미세한 힘의 변화를 강조해 촉지(觸知)하기 쉽도록 할 수 있다.

감촉의 데이터화에 대한 연구에서는 리얼햅틱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역촉각 정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세밀하게 조사해 나중에 동일한 감촉을 재현하거나, 파라미터를 변경해 감촉을 의사적(擬似的)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 당시 우리 대학에서는 햅틱스연구센터라고 하는 조직을 만들어 공동 연구를 통해 리얼햅틱스를 기업에 제공해나가는 구조가 시작되던 때였다. 필자는 이러한 초기 움직임에 학생으로서 연관되어 있었으며, 산업 현장으로 기술을 구현하는 장에 협력하는 데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산업계에서는 숙련된 기술자가 하는 작업을 자동화하는 로봇기술에 대해 현장에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연구 활동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학생의 입장에서 걱정되었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현장 사람들로부터 매우 호의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산업계에는 위험한 작업이나 공정이 많이 존재하며 그러한 작업을 사람이 처리하는 현장도 있다.

리얼햅틱스를 통한 작업의 원격화로 노동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사람이 작업하는 경우와 비교해도 손색 없이 공정을 진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현장 작업자들이 무척 기뻐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필자는 리얼햅틱스가 고객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이 기술을 세계에 보급시켜나가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리얼햅틱스 보급에 직결되는 활동을 최대한 빨리 추진하기 위해서는 직접 회사를 설립해 전개하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한 필자는 그 후, 대학과 가나가와현립산업기술종합연구소(神奈川県立産業技術総合硏究所, KISTEC)의 지원을 받아 창업 준비를 했고, 2016년에 전신이 되는 합동 회사를, 2017년에 모션리브를 설립해 사업을 시작했다.

모션리브는 리얼햅틱스를 AbcCore라고 하는 IC칩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리얼햅틱스는 본래 대학에서 창출된 아카데믹한 기술이기 때문에 도입에는 학술적인 지식을 필요로 해, 어느 정도의 도입 장벽이 있었다.

우리는 AbcCore를 하드웨어로 제공하기 때문에 유저는 API와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술을 이용할 수 있어 기술 도입이 현격하게 용이해진다. 설립부터 지금까지의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많은 기업에게 AbcCore를 제공,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위험 작업의 원격화, 인력 작업의 자동화, 기계에 사람과 같은 유연성으로 섬세한 힘 조절이 가능한 기능을 탑재하는 것, 그리고 사람의 감성으로 실시하는 평가의 정량화 등을 통해 과제를 해결한 사례들이 많았다. 몇몇 활동은 학회 논문 및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개되었다.

2023년 2월에는 도쿄 도가 추진하는 5G 등 첨단기술 서비스 프로젝트에서 신주쿠(新宿) 감촉 동물원 Haptic Zoo를 실시했다. 이 이벤트에서는 평상시 접하기 어려운 사자 등의 대형 동물의 감촉을 리얼햅틱스를 통해 측정, VR과 연계시켜 동물을 의사적으로 만질 수 있는 체험을 제공했다.

테스트 이벤트였지만, 150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체험해 리얼햅틱스가 산업 현장이나 공장에서만 이용되는 기술이 아닌, 사람의 생활 속에서 이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알릴 수 있었던 귀중한 기회였다.

Society 5.0에서는 피지컬 공간과 사이버 공간을 고도로 연계시킴으로써 디지털 정보가 실체를 동반하여 작용해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mp3와 mp4 파일과 같이 사이버 공간에서 관리 및 편집할 수 있도록 한 정보는 스피커에서 소리를 나게 하거나, 디스플레이에 영상을 표시하는 등을 통해 피지컬 공간에 재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가치를 창출한다.

리얼햅틱스는 역촉각에 대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2030년에는 500만 명 이상의 노동 인구가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로봇을 이용해 노동을 보완해나가기 위해서는 사람과 같이 로봇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리얼햅틱스가 필요하다. 지금은 이색적인 기술이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이 기술이 특별한 것이 아닌, 누구나 어디에서든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되도록 사회 구현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 끝 --

TOP

목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