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일렉트로닉스_2023/07(2)_나트륨 이온 배터리 시대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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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Electronics_2023.7 Emerging Tech: 배터리 (p62-71)

나트륨 이온 배터리 시대의 개막
관련 업체 50개사 이상, 가격은 LIB의 1/2

“우리의 나트륨(Na) 이온배터리(NIB)는 중국 체리자동차(Chery Automobile)의 전기자동차(EV)에 탑재된다”. 2023년 4월 16일, 중국 CATL의 이 발표는 새로운 배터리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축전지의 주역이 니켈수소 배터리에서 리튬이온 2차전지(LIB)로 바뀐 지 약 10년. 최근에 차기 주역이 될 수 있는 신형 배터리, 즉 NIB가 급속히 대두하기 시작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NIB의 개발, 양산에 착수하는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몇몇 업체였다. 그런데 지금은 CATL 뿐만이 아니라 배터리 셀 업체만 해도 적어도 20개사 이상이다. 원재료나 부재 업체도 포함하면 약 50개사에 달한다. 앞으로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늘어난 기업들을 보면 중국 기업이 중심이며, 지금까지 LIB를 제조해 온 업체 외에 납축전지 업체, 전자회로기판 업체 등 다양하다. 새로 합작회사를 설립해 뛰어드는 업체도 많다. 그리고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2023년에 총 30GWh/년을 넘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 Co, Ni, Li의 공급 불안이 배경 --
NIB가 급속히 대두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LIB에 사용되는 코발트(Co), 니켈(Ni) 공급이 아동노동 문제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도 관련되어 있어 향후 안정 공급에 불안이 확산되면서 그것들을 사용하지 않는 리튬인산철(LFP)계 LIB(이하, LFP)가 정치용(Stationary) 축전 시스템뿐만 아니라 EV 시장까지도 석권한 적이 있다.

이로써 항속거리만이 EV의 어필 포인트가 아닌 것임이 판명됐다. 더욱이 이후 리튬(Li) 자체도 공급이 타이트해지면서 LIB의 중요 원료 중 하나인 탄산리튬(Li2CO3)의 시장 가격이 폭등했다. 결과, 앞으로도 공급에 불안이 없는 Na이 각광을 받은 것이다.

NIB는 에너지 밀도에서는 LFP와 동등하지만 양산이 진행되면 LFP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해진다. 게다가 안전성이나 신뢰성이 LFP보다 높고, 초급속 충전이나 -30℃와 같은 저온에서의 출력 특성이 뛰어나다. 이러한 점에서 조만간 NIB가 LFP를 대체할 것으로 보는 배터리 관계자도 있다.

-- 2030년에는 347GWh를 출하? --
중국의 경제연구소 China YiWei Institute of Economics의 EVTank가 23년 2월에 발표한 ‘중국 나트륨 이온 배터리 업계 발전 백서’에 따르면 23년의 NIB 실제 생산량은 3GWh에 그친다. 그럼에도 30년에는 347GWh를 생산, 출하할 것 같다. 평균 CAGR(연간평균성장률)은 97%로 경이로운 수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NIB가 주역이 되는 것은 더 미래의 일이다. EV나 정치용 축전 시스템의 세계적인 수요 증가에 따라 LIB 시장 자체도 NIB 못지않은 성장률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EVTank에 따르면, LIB는 30년에는 약 6TWh/년 생산된다. 즉, 그 시점의 NIB 비율은 용량 기준으로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 LIB와 NIB로 용도 분리가 진행 --
다만 용도에 따라서는 비교적 빠른 단계에서 NIB가 LIB를 석권하는 사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납축전지의 치환, 동네 주행 한정의 저속/소형 EV, 스쿠터 등의 소형 전동 2륜, 전력 사업자 전용의 대형 정치용 축전 시스템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에너지 밀도보다 저렴한 가격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NIB를 발표하고 사흘 뒤인 23년 4월 19일, CATL은 이번에는 중량에너지 밀도가 500Wh/kg로 매우 높은 LIB ‘응축형 배터리(Condensed Battery)’의 연내 양산을 발표했다.

이러한 LIB의 기술 발전도 고려하면 장래의 축전 시스템은, 높은 에너지 밀도를 필요로 하는 드론이나 전동 항공기, 일부 항속거리를 중시하는 EV에서는 LIB, 그 이외의 일반적인 EV나 정치용 축전 시스템에서는 NIB로 용도가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에 따르면, 세계는 연간 10TWh의 축전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이는 현시점의 약 10배다. 이 수요 수준에서는 LIB의 양극용 니켈(Ni)이나 코발트(Co)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어렵다. Li의 조달도 보증할 수 없다. 때문에 앞으로 NIB가 불필요해지는 상황은 생각하기 어렵다.

-- CATL은 양극을 정하지 않았나? --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매우 유망한 NIB도 시장에 등장한지 얼마 안 되는 현시점에서는 아직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구체적으로는 (1) 양극 활물질의 선택에 결정적인 근거가 없다, (2) 음극 활물질에 궁리에 따른 여지가 크다, (3) NIB 시장의 출현이 탄산리튬(Li2CO3)의 가격에 좌우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에 대해서는, 셀 업체가 선택한 양극 재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NIB의 양극 재료 후보는 크게 ①프러시안 블루(PB)나 프러시안 블루 유사체(PBA), ②층상산화물, ③Polyanion의 3종류의 그룹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게다가 이들 그룹에는 각각 다수의 선택지가 있다.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좋은 면도 있지만 달리 말하면 결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CATL은 NIB의 실용화 방침을 발표한 21년 시점에서는 PBA의 일종인 프러시안 화이트(PW)를 사용할 방침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층상산화물로 바꿨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일본의 한 NIB 관련 재료업체는 “CATL은 양극 재료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23년에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 층상산화물에서는 LIB의 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
여기서 이들 재료 그룹의 특성을 비교해 보자. ①의 PB나 PBA는 가장 NIB다운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재료 비용이 싸다. PBA의 결정 구조는 안정적이며 열안정성도 높다. 성능 면에서는 단위 중량당 용량은 비교적 높지만 단위 부피당 용량은 낮다는 과제가 있다.

중국에는 이미 PW를 연 수만~십 수만 톤 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재료업체도 있다. 만일 CATL의 수요를 전망했다면 예상이 빗나간 셈이 될지도 모른다.

②의 층상산화물은 그룹 내 선택지가 매우 많다. 이 재료의 좋은 점은 그동안 LIB 양극에서 주로 사용돼 온 재료군에 가깝고, 실제 제조기술도 거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LIB 업체가 NIB를 생산할 때의 허들이 낮다. 이런 점에서 최근 NIB 제조에 뛰어든 LIB 업체들은 이 층상산화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다만 재료에 고가의 Ni나 Co를 사용하게 되면 모처럼의 Na 이온의 저비용성을 살릴 수 없다. 때문에 Co 대신에 철(Fe), Ni 대신에 구리(Cu) 등을 사용하는 업체도 있다.

-- Na판 LFP는 고용량 밀도도 가능 --
③의 Polyanion은 인산염이나 황산염의 파생 재료군을 가리킨다. LIB에서는 LFP의 양극 활물질이 이에 속한다. NIB의 셀 업체 중에도 여러 업체가 이 Polyanion계 재료를 채택했다.

LFP의 경우, 재료 구조가 탄탄해 열 안정성이 높지만 기전력이 낮다는 과제가 있었다. 그런데 Polyanion의 나트륨염에서는 반드시 기전력이 낮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황산철계 재료나 인산염에 바나듐(V)을 더한 재료에서는 Na 이온의 석출 전위 기준으로 3.8~3.9V와 같이 높은 기전력을 나타내는 재료도 있다. 다만 V은 높은 비용이 걸림돌이 된다.

-- 전해액에서는 일본기업이 존재감 --
그리고 양극 이외의 재료에서는 양극만큼 선택지는 많지 않다. 특히 전해질은 LIB에서 쓰던 육불화인산리튬(LiPF6)의 나트륨판인 NaPF6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보인다.

셀 제조에서는 전고체판 NIB를 25년에 양산한다고 발표한 일본전기유리(Nippon Electric Glass) 이외에는 일본 기업의 존재감은 약하지만 NaPF6에서는 일본 업체인 센트럴 유리(Central Glass)가 시장에 참전한다.

센트럴 유리는 LiPF6에 대해 자체 개발한 첨가재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전해액 세계 최대 기업인 중국의 TINCI Materials와 기술과 자재 조달에서 제휴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NaPF6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지만 센트럴 유리는 “기술에서도 공급망에서도 타사에는 지지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센트럴 유리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에서의 이용을 상정해 17년부터 NaPF6 개발을 시작했었다. NaPF6와 LiPF6는 제조라인은 같고 재료를 바꾸기만 하면 된다. NaPF6용 첨가재 개발도 마쳤다. 수주가 있으면 신속하게 양산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 야자껍질 유래 음극으로 참전 --
NIB용 음극 시장에서는 하드카본(난흑연화탄소, HC)이라 불리는 탄소재료가 거의 유일한 선택지다. HC는 흑연과 달리 (a)원료의 지역 의존성이 낮다, (b)Na 이온 등 캐리어가 드나들기 쉽다, (c)소성 온도가 흑연의 2600~3000℃에 비해 HC는 1000~1200℃로 낮다는 특징이 있다.

HC는 LIB용을 채택한 예는 많지 않다. 단위 중량당 용량은 흑연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지만 틈새가 많은 만큼 단위 부피당 용량은 흑연의 60~8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점이 LIB로서는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NIB에서는 흑연은 음극으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층간에 Na 이온이 드나들 수 없기 때문이다.

이 NIB용 HC 시장에는 일본에서는 Kuraray가 참전한다. Kuraray의 강점은 야자껍질 유래의 HC로, 대부분의 경쟁 타사와 달리 무연탄이나 석유 피치 등을 사용하지 않는 점이다.

소성 시 CO2 배출도 고려할 필요는 있지만 탄소중립이 중요한 향후에는 어필 포인트 중 하나가 된다. 다만, 야자껍질을 원료로 하는 HC의 과제는 대량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다. “현재도 야자껍질 유래 활성탄을 수만 톤/년 제조하고 있다. HC도 수천 톤/년까지는 괜찮다”(Kuraray).

-- HC의 용량 밀도는 아이디어 나름 --
음극의 선택지는 사실상 HC뿐이라고 말했지만, 이 HC는 실은 비정질 탄소재료의 총칭에 지나지 않으며, 원료의 선택이나 소성 방법을 궁리하기에 따라 용량 밀도는 크게 달라진다.

이것이 (2)의 ‘음극 활물질에 궁리에 따른 여지가 크다’는 과제다. 업체 입장에서는 어떠한 HC를 선택할지가 중요해진다. 예를 들면, 09년의 HC의 용량 밀도는 약 250mAh/g밖에 안 됐지만 현시점에서 CATL이나 Kuraray의 HC의 용량 밀도는 약 350mAh/g으로 크게 향상되었다.

지금까지 NIB의 실용화 길을 개척해 온 도쿄이과대학 응용화학과 고마바(駒場) 교수 연구실과 오카야마대학은 20년에 산화마그네슘(MgO)을 HC 속 구멍의 거푸집에 사용하는 ‘MgO 템플릿 HC’를 개발했다. 이 HC에서는 478mAh/g이라는 높은 용량 밀도를 얻을 수 있다.

이 고용량 밀도의 HC를 제품에 사용할 수 있다면 LIB를 초과하는 중량 에너지 밀도의 셀도 실현 가능하다. HC에 대한 궁리 여하에 따라 향후 NIB의 중량 에너지 밀도에는 큰 성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MgO 템플릿 HC에는 수율이 매우 낮다는 큰 과제가 있었다. “셀의 시제품에 필요한 양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수율이 낮다”(고마바 연구실).

-- 500mAh/g 초과가 시야에 --
최근 들어 고마바 연구실은 MgO 대신에 산화아연(ZnO)을 거푸집의 재료로 한 HC를 개발했다. 현시점에서는 용량 밀도가 464mAh/g로, MgO판에 약간 미치지 못하지만 HC를 제작하는 프로세스를 보다 간소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율이 크게 개선되었다.

Full Cell의 시작(試作)도 가능해지고 있다. 게다가 용량 밀도는 첨가하는 아세트산 아연의 비율을 늘림으로써 500mAh/g 이상을 실현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논문으로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 컴퓨터로 HC를 설계 --
HC의 구조를 모두 설계해서 그대로 제작할 수 있다면 Na 이온의 출입이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실제로 실행한 그룹도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도호쿠대학 다원물질과학연구소의 혼마(本間) 교수 연구팀이다.

이 연구팀은 3차원(3D) 전극 모델을 컴퓨터로 설계해, 저렴한 액정 패널형 3D 프린터로 그것과 같은 구조를 광경화성 수지로 제작. 그리고 그것을 소성해 설계한 대로 음극을 제작했다.

이 설계에서는 Na 이온이 드나들기 쉽고, 음극을 두껍게 해도 그 두께를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음극의 단위 면적당 용량을 조사했더니 기존 음극의 약 4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량 밀도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극을 두껍게 할 수 있으면 셀 케이스의 부피 비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은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 NIB의 수요는 Li2CO3의 가격이 좌우 --
세 번째 큰 과제는 NIB 시장의 출범이 Li2CO3 가격에 좌우된다는 점이다. 기사 첫머리에서도 언급했듯이 Li2CO3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 NIB가 각광을 받고 있는 큰 요인 중 하나였다. 그런데 최근 몇 개월 Li2CO3의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그 결과 중국 증시에서 NIB 업체들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NIB의 열기 자체가 Li2CO3의 가격 하락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Li2CO3 가격이 급등하면 그 대응책으로 NIB 수요가 높아진다. 하지만 실제로 NIB가 양산을 시작하면 이번에는 Li2CO3 가격이 하락해 NIB의 존재 의의가 희박해진다. NIB는 이런 딜레마를 안고 있다.

-- 양산이 궤도에 오르면 염가가 무기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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