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 모노즈쿠리_2023/04(1)_차세대 에너지, 핵융합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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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Monozukuri_2023.4 특집 요약 (p33~55)

차세대 에너지, 핵융합 발전
지상의 태양, 상용화의 가시화

지상의 태양이라고도 불리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인 '핵융합 발전'. 최근 그 상용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정부 주도로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이 속속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핵심 기술을 무기로 호시탐탐 시장을 노리고 있다. 가속화되는 기업들의 참여로 상용 이용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핵융합 발전의 현황을 소개한다.

Part 1. 높아지고 있는 기대
'지상의 태양'의 조기 실현을 목표로 산업계 움직임 가속화


핵융합발전의 상용화를 위한 산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각국 정부 주도의 연구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것 외에도, 최근에는 핵융합 발전 관련 스타트업의 창업이 잇따르고 있다. 기초 연구의 진전으로 상용화가 시야에 들어옴으로써 기업의 참여 및 개발이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핵융합은 지상의 태양으로도 불리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이다. 1g의 연료로 석유 8톤분에 해당하는 방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실현된다면 세계가 안고 있는 에너지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 발전으로의 응용은 205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었지만, 기업의 참여가 증가함으로써 실현되는 시기가 ‘2030년대 후반에서 2040년대로 빨라질 수 있다’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등 출자 --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스타트업의 증가이다. 업계 단체인 Fusion Industry Association(FIA)에 따르면, 2022년까지 30개 사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창업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20개 사 이상이 창업했으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MIT 공과대학발 스타트업인 Commonwealth Fusion Systems와 Helion Energy는 2021년까지 약 20억 달러(약 2,600억엔)를 조달해 화제가 되었다. Microsoft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미국 Amazon.com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도 이러한 스타트업들에 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자체 핵융합로를 개발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도 대학이나 연구기관 출신자가 지금까지 여러 스타트업들을 창업했다. 대학 등에서 키워온 독자적인 기술을 활용해 핵융합로나 요소 부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60여 년 전부터 핵융합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대학과 민간기업 등이 많은 요소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의 활용은 스타트업들이 핵융합 발전을 실현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풍부한 연료, 적은 리스크 --
핵융합 반응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고온 및 고압 하에서 융합시킴으로써 발생된다. 중수소는 바닷물에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으며, 회수하는 기술도 확립되어 있다. 한편, 삼중수소는 천연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핵융합 반응으로 생기는 중성자를 리튬에 조사함으로써 생성할 수 있어 일본에서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석유나 천연가스와 달리 자원 편중이 적어 이상적인 차세대 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핵분열 연쇄반응을 이용하는 원자력발전과 비교해 핵융합은 연료 투입을 멈추면 반응도 멈추기 때문에 비교적 제어하기 쉽다. 연료인 삼중수소와 핵융합로에는 방사선 위험이 있지만,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핵연료에 비해 위험성은 낮고, 반감기(방사성 물질의 양이 절반이 될 때까지의 시간)도 짧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과 같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배출되지 않는다. 즉,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비롯된 세계적인 연료 가격 급등으로 새로운 발전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핵융합 반응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한다.

-- 복수의 방식으로 검토 진행 --
핵융합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섭씨 수억 도에 이르는 고온 상태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생성 및 유지하지 않으면 안되며, 이것이 기술적인 장벽이 되고 있다. 실현하는 방법으로 주로 '자기장 가둠 방식'과 '레이저 방식(관성 가둠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자기장 가둠 방식은 자기의 힘을 이용하여 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어 유지하고, 화로가 열에 의해 손상되지 않도록 한다. 도넛 모양의 플라즈마를 형성하는 '토카막(Tokamak)형'과 나선형의 플라즈마를 형성하는 '헬리컬(Helical)형'이 일반적이다.

전세계 핵융합발전 연구에서는 토카막형 연구가 널리 채택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일본과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러시아, 인도 등이 참여하는 대형 국제 프로젝트가 있으며, 세계 최대 핵융합 실험로인 ITER 건설이 프랑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자기장 가둠 방식이 실현되면 고온의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베이스 로드 전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대형 설비가 필요하지만 기존의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레이저 방식은 구형 연료에 다수의 레이저를 동시에 조사해 가열 및 압축하여 순간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반응이 일어나는 핵융합로 자체는 크기가 작고, 연료 투입량에 따라 출력을 조절할 수 있어 유연성 있는 발전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여름이나 겨울에 전력 수요가 높아졌을 때 일시적으로 전력을 조달하는 피크 전원으로서의 이용이 상정되고 있다. 이 방식에서는 오사카대학 레이저과학연구소와 미국 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LLNL)의 국립점화시설(NIF) 등이 선도하고 있다.

NIF는 2022년 12월 실험에서, 투입한 레이저 빛의 약 1.5배 에너지를 추출하는 데 성공해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레이저의 낮은 에너지 효율과 강력한 레이저를 반복 조사하는 기술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이 과제가 되고 있다.

-- 2030년대 정상 운전이 가능할까? --
ITER 프로젝트에서는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생성하는 연구에 착수, 2025년경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본격적인 운전은 2035년경이 될 예정이다. 각국 정부는 ITER의 노하우를 제공 받아 발전에 응용할 수 있는 ‘원형로’의 개발에 착수한다. 미국과 영국은 2040년대까지 원형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레이저 방식도 “상용화에는 앞으로 20~30년은 걸릴 전망”(LLNL)으로, 실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부 스타트업들은 선행적으로 원형로(原型爐)를 건설해 2030년대에 핵융합발전 정상운전을 실현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이 게임 체인저가 되어 세계적인 핵융합 연구 계획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Part 2. 일본의 역할
일본에서도 스타트업 활약, 레이저나 자이로트론에 강점


핵융합 발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 스타트업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들이 키워온 최신 기술을 스타트업이 사업화함으로써 핵융합이 조기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첨단기술 개발 등에서 활약하는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Helical Fusion(도쿄)은 자기장 가둠 방식 핵융합인 헬리컬형 핵융합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핵융합로에 필요한 부재 및 요소 기술을 실증해 2034년, 세계 최초의 핵융합 발전을 개시할 계획이다.

Helical Fusion은 핵융합과학연구소(기후 현) 등에서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연구자들이 2021년에 창업했다. 지금까지 해당 연구소가 실증해온 플라즈마 기술 등을 응용해 핵융합로를 구성하는 기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플라즈마 중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다이버터와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한 초전도 마그네트, 중성자를 흡수해 열을 회수하는 블랭킷 등이다.

Helical Fusion은 다이버터와 블랭킷에 액체 금속을 사용하는 독자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액체 금속의 순환에 의해 효율적으로 열 회수할 수 있어 유지보수 빈도를 낮출 수 있다고 한다. 핵융합로는 열화(劣化)로 인해 2년에 한 번 정도 부재를 교환할 필요가 있어, 현재의 고체를 사용하는 방법은 부재 교환에 인력 및 비용이 증가한다는 과제가 있다.

Helical Fusion의 공동창업자인 다구치(田口) 대표는 “파트너 기업과의 연계와 자금 조달이 가장 큰 과제이지만, 기술적 개발은 추진되고 있어 2027년에는 실험로를 건설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도전적인 목표 뒤에는 이 연구소가 지금까지 쌓아온 실적이 있다.

해당 연구소는 거대한 나선형 구조의 대형 헬리컬 장치(LHD)를 운용하고 있으며, 섭씨 1억 도의 플라즈마 온도와 1시간에 가까운 플라즈마 유지 시간을 세계 최초로 달성했다. 이러한 노하우를 활용하면 다른 방식의 핵융합과 비교해 조기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Helical Fusion는 자신한다.

-- 일본, 레이저핵융합에서 앞서 --
2021년에 창업한 오사카대학 발 핵융합 스타트업 EX-Fusion(오사카)은 레이저 핵융합의 상용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요소 기술을 가진 민간 기업 등과 함께 레이저 장치 및 주변 부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Fusion의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쓰오(松尾) 씨는 오사카대학 재학 시절부터 같은 대학 레이저과학연구소에서 고속점화방식 핵융합 연구를 해왔다. 현재는 오사카대학 및 관련 기업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서 최적의 레이저 장치와 제어 기기, 보다 효율적인 연료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9년에 상용로 기술 실증을 완료하고 2035년에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마쓰오 CEO는 “일본에는 레이저의 중요 기술이 갖추어져 있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라고 말한다. 레이저는 증폭기와 다이오드, 결정 등의 요소 기술을 조합해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러한 요소 기술에서 일본의 기술력은 “세계에서도 톱 레벨이다”(마쓰오 CEO)라고 한다.

EX-Fusion은 레이저 제어 기술의 패키지화를 통해 IP(지적재산) 취득을 상정하고 있다. 경쟁업체가 개별 기술을 일본의 민간기업에서 조달해도 그 열쇠가 되는 레이저 임베디드 기술을 알지 못하면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전세계 공급업체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고 자사는 제품의 조립에 특화한다는 의미로 마쓰오 CEO는 익스퓨전의 전략을 ‘(반도체 노광 장치 최대 대기업인) 네덜란드 ASML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는 많다. 예를 들어, 레이저 핵융합에서는 고출력 레이저를 단시간에 반복 조사해 단속적(斷續的)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현재의 고출력 레이저는 수 시간에 1회 베이스로만 조사할 수 있지만, 상용로에서는 레이저를 초당 10회 정도 조사할 필요가 있어 한 단계 더 개선된 레이저 성능이 요구된다.

레이저 기술은 핵융합 이외에도 다양한 응용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노광장치, 가공기기, 피뢰침, 로켓엔진 등이다. 레이저 핵융합의 연구를 통해 “다양한 산업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마쓰오 CEO)라고 한다.

핵융합은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는 연구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익이 요구되는 민간기업에게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는 큰 부담이 된다. 응용 시례가 풍부한 레이저 기술을 사용하는 레이저 핵융합은 협력하는 기업에게도 이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 컨설팅까지 추진 --
핵융합로 구축 외에도 스타트업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 교토대학 발 스타트업 교토퓨저니어링(본사 기능은 도쿄)은 핵융합에 필요한 중요 부재 개발 및 컨설팅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자체 실증 설비 등을 통해 핵융합 발전 유저 기업을 지원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교토퓨저니어링은 마이크로파로 플라즈마를 가열해 핵융합 반응을 촉진하는 기기 ‘자이로트론(Gyrotron)’과 중성자로부터 열을 흡수하는 블랭킷 등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핵융합 발전을 추진하는 유저 기업을 대상으로 교환 부재 판매와 기술 라이센스 제공, 핵융합로 및 그 주변 기기 설계 등의 컨설팅까지 추진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교토퓨저니어링의 나카하라(中原) 경영기획부장은 자이로트론 등 핵심 부재를 개발해 고객 맞춤형 튜닝을 할 수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라고 말한다. 자기 밀폐형 핵융합에 필요한 기술로써 향후 자이로트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토퓨저니어링의 사카모토(板本) 집행임원은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에서 오랜 기간 자이로트론 개발에 관여해온 실적이 있어 현재 이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교토퓨저니어링은 해외 사업 전개의 발판으로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2023년 2월에 본격 가동을 개시했다. 핵융합의 산업화가 활발해지고 있는 미국에서 스타트업 및 관련 사업자와의 접점을 갖기 쉬워질 것이라고 교토퓨저니어링은 보고 있다.

또한 유저 기업과 핵융합 설비 검토가 가능하도록 2024년에 시험 플랜트 UNITY를 구축해 발전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핵융합 반응은 일으킬 수 없는 간이 설비이긴 하지만 고객사와의 검토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Part 3. 사업화로의 여정
핵심부품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기업, 미래 주력 사업으로 기대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기술을 가진 대기업들도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의 실험로 건설을 위해 일부 업체는 관련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후루카와(古河)전기공업은 초전도 와이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핵융합 실험 설비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올 1월에는 핵융합 스타트업인 영국의 Tokamak Energy와 고온 초전도 와이어 공급 계약을 맺는 등,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핵융합이 실현되면 초전도 와이어의 대규모 수요를 기대할 수 있어, 세계 유수의 양산체제를 가진 후루카와전기공업의 존재감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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