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일렉트로닉스_2021/04(2)_초전도 컴퓨터의 이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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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Electronics_2021.4 Hot News (p18~21)

초전도 컴퓨터의 이륙
슈퍼컴퓨터의 전력을 1/2000로, 양자컴퓨터 제어에도 이용

탈(脫)탄소 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컴퓨터의 소비전력을 압도적으로 저감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초전도 컴퓨터’이다. 요코하마(横浜)국립대학 공학연구원 지적 구조의 창생(創生)부문의 요시카와(吉川) 교수 연구팀은 4비트로 구동하는 초전도 RISC형 마이크로프로세서 ‘MANA(Monolithic Adiabatic iNtegration Architecture Processor) 1’을 개발. 동작 주파수는 5G~10GHz 전후이며, 소비전력은 냉각용 전력을 별도로 했을 경우, 일반 Si반도체 기반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약 100만분의 1 이하로 압도적으로 낮다.

-- 1960년대 후반에 각광 --
초전도 컴퓨터는 조지프슨 접합(JJ)을 이용한 회로를 초전도 상태로 가동시킴으로써 초고속 동작 또는 초저(超低) 소비전력의 실현을 목표로 한 장치이다. 일찍이 개발에 돌입해 1969년에는 IBM에 의한 ‘조지프슨 컴퓨터’의 개발 프로젝트가 발족되었다.

조지프슨 접합(Josephson Junction): 2개의 초전도체를 얇은 절연체를 끼워 접합시킨 소자로 1963년에 개발되었다. 초전도체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집(페르미온 응집)에 의해 전자쌍의 양자 상태가 거시적으로도 1개인 상태가 된다. 조지프슨 접합에서는 가까이에 있는 2개의 초전도체 간에 양자 상태를 하나로 만들려는 작용에 의해 전위차 없이 절연체를 뛰어넘어 전류를 흐르게 하는 터널 효과와 같은 양자역학적 현상이 일어난다. 조지프슨 접합의 이러한 성질은, 초고감도 자기 센서로서 초전도 양자 간섭계(SQUID)나 그것을 이용한 양자 컴퓨터의 양자 비트 등에도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현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개발 초창기에는 세계적으로 연구가 이뤄졌으나, 몇 가지 기술적인 과제가 있었으며 트랜지스터 기반의 프로세서에 대한 우위성을 실증할 수 없었던 이유 등으로 인해 IBM이 1983년에 개발에서 철퇴. 2000년대 초에는 HTMT 프로젝트를 주도하던 미국 NASA가 사실상 철수하게 되었다.

HTMT(Hybrid Technology Multi-Threaded Architecture) 프로젝트: 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가 주도한 초전도 슈퍼컴퓨터 개발 계획. 100GHz 동작의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이를 이용한 페타플롭스(PFLOPS) 기기 개발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한편, 일본에서는 당시의 공업기술원 전자기술종합연구소(현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1989년에 약 1GHz로 구동하는 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2007년에는 요코하마 국립대학과 나고야대학이 18GHz로 구동하는 8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시험 제작해 구동되는지 확인하는 등 일련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 냉각 포함해서도 전력 1/1000 --
이번 개발과 지금까지 개발 사례의 차이는 크게 2가지이며, (1) 압도적인 저소비 전력, (2) 회로설계를 지원하는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툴을 개발해 이용했다는 것 이다.

(1)에 대해 기존의 초전도 프로세서는 수십 GHz 구동과 고속인 반면, 소비전력은 냉각용 전력을 별도로 쳐도 CMOS 기술의 약 1/1000에 머물러있었다. 일견, 충분히 낮은 것 같지만, 온도를 액체 헬륨의 4.2K로 낮추고 그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각용 전력이 프로세서 내부의 비트 연산에 필요한 소비 전력의 약 1,000배가 소요됨으로써, 소비 전력 상의 메리트는 상쇄되어버린다.

한편, 이번에 이용한 비트의 제어 기술 '단열형 양자자속 회로소자 AQFP(Adiabatic Quantum-Flux-Parametron)'를 기반으로 한 MANA1에서는 1비트의 연산에 필요한 전력량은 1.4zepto(10-21) J/비트)로 매우 작다. 냉각용 전력을 포함해도 소비전력은 일반적인 CMOS 기술의 약 1/1000로 낮다.

-- 퍼텐셜 자체가 변화 --
AQFP는 지금까지 약 30년 가까이 주류였던 초전도 컴퓨터의 비트 제어 방식 ‘초고속 단자속 양자 RSFQ(Rapid Single Flux Quantum)에 비해 큰 폭으로 저소비 전력을 구현할 수 있다. 퍼텐셜 에너지를 곡면 상에서 나타낼 때 RSFQ는 ‘0’ 또는 ‘1’에 상당하는 퍼텐셜의 골짜기에서 골짜기로, 그 사이의 퍼텐셜 언덕을 뛰어넘음으로써 비트가 반전된다.

이와 같은 퍼텐셜 언덕을 뛰어넘기 위한 활성화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초전도 상태라고 할지라도 일정한 에너지 손실을 피할 수 없다.

한편, AQFP에서는 조지프슨 접합과 인덕터로 이뤄진 일종의 진동회로에 다른 인덕터를 접근시켜 그곳에 여자전류(励磁電流)를 흐르게 한다. 그러면 진동회로의 퍼텐셜이 단일 우물형에서 2중 우물형으로 연속적으로 변화해 ‘0’ 또는 ‘1’의 상태가 된다. 비트의 반전 시 비트가 퍼텐셜 언덕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퍼텐셜의 형상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은 거의 없다.

논리 연산의 실현은 트랜지스터와 같거나 오히려 심플하다. AQFP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버퍼’로 불리는 일종의 증폭회로로, 그 트랜스의 극성을 반전시킨 것이 ‘NOT 게이트’. 이 2 종류의 회로와 정수 ‘1’의 조합으로 임의의 연산이 가능해진다. 버퍼 3개로 '다수결 게이트'를 구성할 수 있으며, NOT 게이트 2개와 정수 '1'로 NAND게이트를 구성할 수 있는 조합인 것이다.

-- 그네 운동의 원리로 --
AQFP는 실은 ‘그네 운동의 원리에서 힌트를 얻은 것’(요코하마 국립대학의 요시카와 씨)이다. 그네는 원래 단진동 진자(흔들이)이지만, 인간이 타고 진자의 고유 진동수의 2배 진동수로 중심을 올렸다가 내림으로써 진동수는 바꾸지 않고 진폭 증대가 가능하다. 이는 ‘파라미터 여진(勵振)’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그러나 AQFP를 채택함에 따른 트레이드오프(trade off)도 있다. 바로 동작 주파수다. RSFQ의 동작 주파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실장 사례에서 30GHz. 논리 소자만으로는 770GHz인 경우도 있는 등 속도가 빠르다. 앞에서 말한 HTMT 프로젝트에서는 RSFQ를 이용한 100 GHz 구동의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한편, AQFP에서는 퍼텐셜을 ‘천천히’ 변화시키는 것이 저소비 전력 실현의 열쇠이며, 결과적으로 5G~10GHz 구동이 현재의 최고 한계치이다. 뿐만 아니라 퍼텐셜의 형상 변화를 늦춘 극한의 상황에서는 에너지 손실이 제로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초저 소비전력의 실현에 중심 --
무엇보다 최근에는 초전도 컴퓨터가 목표로 해야 할 방향성으로서 초고속 구동보다 초저 소비전력의 실현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유는 크게 3가지. ① 기술적인 어려움, ② 탈 탄소 사회의 도래, ③ 양자 컴퓨터의 붐, 이다.

①은 원래 수십 GHz나 100 GHz와 같은 구동 속도에서는 클럭(구동 속도) 분의 시간 폭에 있어서 전압 신호의 전달 거리가 수mm로 짧으며, 외장 메모리로의 액세스는 고사하고 프로세서 내부에서의 동기(同期) 또한 쉽지 않다. 이것이, HTMT 프로젝트가 좌절된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②에 의해 가령 슈퍼컴퓨터라 할지라도 한층 더 저소비 전력화가 요구되고 있다. 예를 들면 HTMT 이래, 10년만의 미국 초전도 컴퓨터 개발의 국가 프로젝트인 ‘Cryogenic Computing Complexity(C3)’에서는 25kW로 구동하는 1 PFLOPS 머신이나 200 kW로 동작하는 100 PFLOPS 머신의 개발이 목표이다. 이 머신들의 소비전력은 동일한 연산 속도를 내는 기존 머신의 약1/100이다.

③의 최근 양자컴퓨터 붐의 영향도 크다. 양자 컴퓨터는 15m~20mK(milikelvin)라고 하는 극초 저온으로 양자 비트의 연산을 시행하지만, 그것과 연계되어 동작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방대한 발열량이 큰 해결 과제가 되고 있다. 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초전도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대체할 경우, 열 문제를 대폭 경감할 수 있다. 여기에는 초고속 동작보다 초저 소비전력의 실현이 우선 시 된다.

-- EDA 툴을 독자적으로 개발 --
이번 AQFP를 이용한 초전도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또 하나의 특징은 (2)의 EDA 툴을 개발하고 설계에 이용한 것이다. 논문의 필두 저자인 요코하마 국립대학 첨단과학 고등 연구원 IAS 조교수 Ayala 씨가 미국 Synopsys와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초전도 회로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과거에도 몇 가지 시험 제작 사례가 있었지만 모두 연구실의 비전(秘傳) 기술과 같은 것으로, 일반 기업으로의 기술 전개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EDA 툴의 이용이 가능하다면 AQFP의 내용이나 버퍼 등을 모른다고 해도 회로 설계를 할 수 있어 일반 기술자들도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설계·제조할 수 있게 된다.

-- 연산의 소비전력, 거의 제로로 --
요시카와(吉川)연구실은 앞으로 이 EDA 툴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16비트, 32비트 등 연산 데이터의 길이를 길게 만들어, 최종적으로는 64비트로 구동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MANA X’를 개발할 계획이다.

〈MANA X용 칩 개발 목표〉
▶1칩의 상정 사양
비트 수: 64비트
1칩 중의 조지프슨 접합(JJ) 수: 100만개
연산 속도: 5GOPS
소비 전력: 0.25mW
▶현행 MANA에 대한 집적 밀도
다층 프로세스의 채용: 2.5배
다수결 회로 밀도: 1.5배
칩 사이즈 확대: 2배
최소 선폭의 반감: 4배
3D집적화: 2배
▶그 밖의 연구를 통한 성능 향상
다상(多相) 크로킹(Polyphase clocking): 성능 5배
파이프라인화: 성능 5배
임계전류밀도의 증대: 효율 2배

MANA X를 이용해 구성한 엑사플롭스(1000PFLOPS) 머신의 소비전력은 50kW. 기존 기술로 구성한 엑사플롭스 머신의 예상 소비전력인 100MW의 약 1/2000이다.

또한 AQFP에서 연산회로를 가역(可逆, Reversible)으로 하는 구성에서는 소비전력이 더욱 크게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에너지를 거의 소비하지 않고도 대규모 연산이 가능하게 되는 세계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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