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커버 표지
일경비즈니스_2019/01/21_게놈 편집, 원하는 곳의 유전자 개변
  • 저자 : 日経BP社
  • 발행일 : 20190121
  • 페이지수/크기 : 102page/28cm

요약

Nikkei Business_2019. 1.21 Techno Trend (p80~82)

Techno Trend 
게놈 편집 기술
원하는 곳의 유전자를 개변, 바이오 업계의 경쟁 축

중국에서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게놈 편집’ 기술로 쌍둥이 여자아이가 탄생했다. 게놈 편집이 식재료 생산 및 의학 연구 등의 분야에서는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생명의 진화를 좌우할 수도 있는 이 획기적인 기술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윤리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추진되어야 할 시점이다.

2018년 11월, 충격적인 뉴스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홍콩에서 개최된 국제 게놈 편집 연구회의에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유전 정보를 조작한 쌍둥이 여자아이가 태어났다고 중국의 한 연구자가 발표한 것이다.

이 연구자가 이용한 것은 원하는 유전자를 개변할 수 있는 ‘게놈 편집’ 기술로, 생물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게놈을 마치 문장을 지우고 다시 쓰는 것처럼 편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게놈 편집을 인간의 수정란에 이용하는 것은 현시점에서는 중국을 포함해 많은 국가에서 법률로 금지되어 있다. 무엇보다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유전적 질병이나 암 등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과제가 남아있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기 때문에 이 연구자에게는 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편, 게놈 편집은 물고기와 야채의 품종 개량 및 신약 개발 등 의료분야에서는 ‘혁신적인 기술’로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게놈 편집의 도입으로 바이오 업계의 경쟁의 축이 급변하고 있어 대학과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도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게놈이란 그 생물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유전자 정보를 말한다. 사람을 포함한 약 2,000종류의 생물에서 이미 게놈 염기 배열이 해독되었다. 사람의 경우,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에서 각각 1세트씩 게놈을 물려 받게 된다. 이 총 2세트의 게놈으로 인해 머리와 눈동자의 색과 알코올에 대한 내성 등의 신체적 특징이 결정된다. 만약 유전자에 문제가 있는 부분만을 제거 및 수정할 수 있게 된다면 유전되는 질병도 예방할 수 있다.

기존의 유전자 조합을 바꾸는 기술에서도 효소를 이용해 이상이 있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거기에 치료용 유전자를 도입하는 것은 가능했다. 하지만 성공률이 낮고, 효소가 다른 정상인 유전자를 의도치 않게 제거할 위험성도 있었다.

게놈편집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2년에 발표된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이라고 하는 인공 효소는 성공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게놈 편집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크리스퍼-캐스9은 세포 안의 게놈을 구성하는 DNA 내부에서 원하는 염기 배열을 찾아내어 마치 가위로 자르듯이 특정 부위의 DNA를 제거한다. DNA가 절단된 세포는 스스로 복구하지만 크리스퍼-캐스9이 있어 복구와 제거가 몇 번이나 반복된다.

이 때, 복구 시에 아주 가끔 발생되는 오류로 염기 배열이 손상되거나 주변 염기와 바뀔 수 있다. 이러한 오류로 인해 표적 유전자의 기능이 억제되어 게놈 편집이 성공하게 된다. 그 결과로 인해 질병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치료할 수 있게 된다.

-- 고급 참돔을 저렴하게 --
게놈 편집의 경제적인 장점은 크다. 지금까지의 유전자 조작 기술은 1~2년의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수백만 엔으로 비싸다. 게놈편집의 경우는 기간이 1~2개월로 짧고, 비용도 수십만 엔으로 저렴하다. 이 때문에 많은 분야에서 산업적 응용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와카야마(和歌山) 현의 난키시라하마(南紀白浜)공항에서 차로 10분. 긴키(近畿)대학의 수산연구소 시라하마(白浜)실험장에서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참돔이 헤엄치고 있다. 수산연구소 연구팀은 게놈편집 기술을 이용해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 ‘미오스타틴(Myostatin)’을 만들어내는 유전자가 기능하지 못하도록 개변해 참돔이 보다 크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참돔은 본래 먹을 수 있는 부분이 다른 생선에 비해 적지만 게놈 편집으로 근육량이 약 30% 증가했다고 연구팀을 말한다. 먹을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나면 그만큼 킬로당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연구를 추진하는 긴키대학의 가토(家戶) 교수는 “일반 참돔에 비해 20% 정도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연구는 참복에서도 효과가 검증되었고 작년부터는 자바리를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

동식물이 본래 가지고 있지 않은 유전자(외래 유전자)를 도입하는 것은 게놈 편집과 유전자 조작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외래 유전자가 도입될 경우 유통 등에서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식품 응용을 목적으로 한 게놈 편집에서는 특정 염기를 바꾸거나 제거하는 개변이 주류를 이룬다.

미오스타틴을 제거한 참돔 연구도 이러한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한다면 알러지를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메밀이나 밀가루를 만들 수 있다. 이 밖에도 고혈압 예방 효과가 있는 토마토, 독 성분이 낮은 감자 등의 연구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개변은 이론 상으로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식용으로서 승인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후생노동성 등은 작년부터 게놈 편집 식품의 법 정비를 추진하고 있어 올 봄에는 방침이 정해질 예정이다.

-- 실험용 쥐를 효율적으로 생산 --
게놈편집의 활약의 장은 식품업계뿐만이 아니다. 바이오 벤처기업 세쓰로테크(도쿠시마 시)는 우울증 치료 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 게놈 편집을 이용한 실험용 쥐의 효율적인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는 유전자의 특정 부분에 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과 쥐의 DNA는 90%가 일치한다. 게놈 편집으로 ‘우울증 환자와 동일한 유전자 배열’을 재현한 실험용 쥐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면 치료약의 효과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세쓰로테크의 다케자와(竹澤) 사장은 “우울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 연구에 쥐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세쯔로테크의 강점은 높은 효율로 게놈편집 쥐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시점에서 일반적인 것은 현미경을 보면서 수작업으로 수정란 하나하나에 얇은 유리관을 삽입해 크리스퍼-캐스9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이 작업에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해 100개의 수정란에 주입하는데 2시간 이상이 걸린다.

세쯔로테크는 이것을 15분으로 단축했다. 백금판 위에 크리스퍼-캐스9 용액을 바르고 수정란을 적셔 전기를 흐르게 하면 게놈편집이 완료된다. 한번에 대량의 수정란을 처리할 수 있고 작업도 간단하기 때문에 자동화도 검토되고 있다.

난치병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연구도 시작되고 있다. 무라타(武田)약품공업에서 스핀아웃 된 GenAhead Bio(시나가와 현)는 iPS세포를 게놈 편집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앞에서 서술한대로 다양한 문제로 인해 사람의 수정란을 게놈 편집하는 것은 금지되어있지만, iPS세포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GenAhead Bio의 스고(周鄕) 사장이 도전하는 것은 게놈 편집 의료의 실용화. 그 중 하나가 전신의 근육이 점차 수축되는 ‘근디스트로피(Muscular Dystrophy)’라고 하는 난치병 치료이다. 근디스트로피는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디스트로피’라고 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못해 발병되는 병이다. 골격근과 심근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젊은 나이에도 심부전이나 호흡부전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유전자의 이상 부분을 제거할 경우, 소량이지만 정상적인 디스트로피가 만들어진다고 밝혀졌다. 게놈 편집으로 디스트로피를 생산하는 iPS세포를 만들어 근육 세포를 변화시킨 다음 환자의 근육에 주입한다면 증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GenAhead Bio는 2018년 2월에 갓 설립된 회사로, 현재 연구 시설을 대상으로 실험용 iPS세포를 제공할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무라타약품에 연구원으로서 25년간 근무해온 스고 사장은 “iPS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하기 때문에 다양한 질병 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라고 기대하고 있다.

게놈 편집에 대한 사회의 주목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서점에는 전문 코너가 생기는 등, 의학서뿐만 아니라 과학분야 간행물, 학생용 만화 해설본도 나오고 있다. 생명의 진화까지도 좌우하는 이 기술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수명 연장과 난치병 극복 등, 인류에게 복음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게놈 편집의 이용 방법에는 좀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유전 정보를 원하는 대로 수정하는 ‘디자이너 베이비’의 실현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숙원이었다. 운동 능력이나 기억력 등을 인위적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이 확대된다면 새로운 격차가 만들어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중국의 연구자는 게놈 편집이 ‘빛’과 ‘어둠’이란 양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실용화를 서두르기 전에 인류가 이 신기술을 어떻게 제어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끝 --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