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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경비즈니스_2018/08/27_식품 기계 시장에 타업종 기술을 도입
  • 저자 : 日経BP社
  • 발행일 : 20180827
  • 페이지수/크기 : 98page/28cm

요약

Nikkei Business_2018.8.27 Special Report (p42~46)

식품 기계 시장에 타업종 기술을 도입
인력부족으로 수요 증가, ‘요리’로 확대

식품 기계 시장에 타업종 기업들의 참여가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강점인 ‘기술’을 인력부족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식품 기계분야에서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자르고 집고, 감싸는 등, 조리 기계가 필요로 하는 기술의 폭은 넓다.

사진 속에는 스테인리스 체로 밀가루를 흔들어 체를 치는 모습이 보인다. 체의 왼쪽 망에서는 밀가루가 부드럽게 잘 내려가지만, 오른쪽은 망이 밀가루로 막혀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양쪽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왼쪽 망에 시행된 세공, ‘WPC처리’. 직경 10마이크로미터 정도의 초미세 세라믹스 입자를 분사해 스테인리스 표면에 무수의 미세한 구멍을 만드는 기술이다. 이 효과로 스테인리스 표면의 마찰이 작아져 밀가루가 미끄러지듯 떨어진다.

WPC는 ‘Wide Peening and Cleaning(폭 넓게 분사해 청소하다)’의 약자로, 마모 방지를 위해 이륜차와 사륜차의 엔진 부품, 기어, 절삭공구 등에 이용되는 기술이다. 제조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이 기술을 식품업계용으로 응용한 곳이 금속부품 수탁 가공을 운영하는 후지(不二)WPC(시나가와 현)이다.

후지WPC가 전혀 다른 분야인 식품업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2014년에 논란이 되었던 한 사건 때문이다. 대형 식품 제조사의 컵 야키소바(볶음국수)에 벌레가 들어있는 것이 발각되어 제조사는 자체 회수를 단행해야 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후 생산 공정에서의 이물질 대책이 한층 강화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스테인리스 체와 같이 원재료에 닿는 도구가 재료를 잘 통과시키면 도구에 남겨져 버려야 하는 재료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투과성을 좋게 하는 불소 코팅 가공을 한 도구를 생산라인에서 이용하고 있는 식품제조사들이 많다. 하지만 이 경우, 코팅된 물질이 떨어져 식품에 들어갈 위험성이 있다. 후지WPC의 시모타이라(下平) 사장은 여기에서 WPC처리의 비즈니스 찬스를 찾아냈다.

“코팅을 하지 않아도 잘 통과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본래 엔진 부품 등의 수탁 가공을 전문으로 해온 후지WPC는 지금까지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식품업계에 무작정 뛰어들어 영업을 시작했다. “높은 확률로 상담으로 이어졌다”(시모타이라 사장). 올 12월기는 매출의 거의 40%를 식품업계에서의 가공 사업이 차지할 전망이다.

후지WPC의 식품업계 사업 확대 이유는 이물질 대책만은 아니다. WPC처리를 시행한 금속의 투과성이 좋다는 특징을 활용해 과자 제조 틀과 크림 주입 노즐 등에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가격 경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원재료 가격은 상승하는 시대. 비용에 민감한 과자 제조사들의 수요를 후지WPC는 확실히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재료 낭비를 최소화하는 WPC처리 기술의 인지도는 식품업계에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시모타이라 사장은 “식품업계 사업은 앞으로 회사의 존속 및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 인력부족으로 확대되는 기술 도입 --
자동차와 가전, 반도체 업계에서 갈고 닦은 ‘기술’을 식품의 가공 및 조리 현장에 활용하기 위해 기술 응용에 주력하는 제조업이 늘고 있다. WPC처리는 그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식품업계가 제조업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 그 배경에 있다. 이물질 대책과 비용 절감, 거기다 심각한 노동력 부족도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요인이다. 2017년 7월에 일본정책금융공고(日本政策金融公庫)가 식품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약 절반인 1,148개 기업들이 “고용 노동력이 부족하다”라고 답변. 그 중 86.4%가 “구인에 응모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답했다.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이 압도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식품 관련 기업들의 가장 큰 문제이다.

사람을 대신해 기계에 작업을 맡기려는 움직임은 최근 수 년 간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식품기계공업회(도쿄)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식품기계 판매 규모는 2016년 대비 10.5% 증가한 5,761억엔에 달했다. 2010년부터의 연 평균 성장률을 보아도 4.7% 증가하는 등,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식품 제조사의 공장 외에도 편의점과 패밀리레스토랑용으로 도시락이나 반찬을 집중 조리하는 센트럴키친이 식품기계가 이용되는 메인 장소였지만, 최근 심각한 인력부족을 계기로 소규모 사업자도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전과 같은 ‘103만엔의 벽’은 없다”. 산업용 로봇으로 식품업계로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덴소웨이브의 사와다(澤田) 로봇커스터머서비스부 제품기획실장은 이렇게 말한다. 103만엔은 2017년까지의 배우자 공제 연수 상한. 103만엔보다 비싼 로봇을 도입할 바에는 아르바이트를 한 명 늘리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식품업계에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2~3년 간, 외국인 노동자를 확보하는데도 경쟁이 심해져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 로봇 및 기계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라고 가네모리(金森) 집행위원은 말한다. 산업용 로봇 가격은 저렴한 것도 수 백만 엔이지만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구입해야 하는 실정인 것이다.

확대되는 식품기계의 수요. 그렇다면 제조사들은 지금까지 갈고 닦아온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나갈 것인가? 덴소웨이브는 미세한 부품을 선별하거나 조립하는 손 움직임이 섬세한 소형 로봇을 개발. 식품업계에서 새로운 고객 확보를 노리고 있다. 로봇 제어 방법을 연구한다면 식재료를 자르거나, 감싸는 등의 조리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월에 도쿄 시내에서 열린 ‘2018 국제식품공업전시회’에서는 덴소웨이브가 선보인 ‘만두 로봇’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덴소웨이브가 아이치(愛知)공업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한 이 로봇은 2대의 소형 로봇이 서로 연동하며 밀가루로 만두피를 만들고 소를 용기에 놓고 감싸 만두를 만들었다.

이 기술의 잠재력을 높이 산 식품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파스타는 가능한가?” “접시에 담는 작업에 이용해보고 싶다”라는 등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로봇이 일하는 모습을 선보인다면 손님들도 즐거워할 것 같다며 외식업체들로부터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라고 가네모리 집행위원은 뜨거운 반응을 전해주었다.

--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어려움 --
뛰어난 식품기계라고 해도 고객의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지금까지 조리 현장에서 자동화가 추진되지 못한 이유는 ‘103만엔의 벽’뿐만 아니라, 작업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덴소웨이브는 로봇 제어 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미국의 AI 벤처기업과도 협력해 로봇이 각각의 모양과 크기가 미묘하게 다른 식재료를 인식해 잘 다루는 법을 습득하도록 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생산 공정의 자동화를 전문으로 하는 JPE(나가노 현)은 다양한 고객의 자동차 수요에 대응해온 응용력을 바탕으로 ‘신선식품의 벽’을 극복했다. “생산라인을 어떻게 효율화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즐겁다”라고 말하는 뼈 속까지 기술자인 고토(工藤) 사장의 지휘 아래 JPE는 전기∙전자부품과 자동차, 반도체 등 다양한 업계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자동화 방법을 제안, 설치를 설계해왔다. 부품의 자동 세척기와 기판 절단기 등 지금까지 설치한 장치는 다양하다. 대부분의 기계는 3~6개월에 완성하는 프로 제조업체이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계는 개발에만 약 5년이 걸렸다.

개발한 것은 과일에서 씨만을 자동으로 제거하는 장치이다. 고토 사장의 고등학교 후배로부터 “포도씨를 자동으로 빼내는 기계를 만들어 달라”라고 부탁 받은 것이 개발의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걸린 것은 인터넷을 이용하면 제철이 아닌 과일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시험용 과일이 없는 계절에는 개발을 추진하지 못했다”(고토 사장)라는 것이 한 원인이었지만, “신선식품은 외관이 같아도 단단함과 씨의 크기 등이 각기 다르다는 점이 어려웠다”라고 고토 사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 전통 장아찌 상점으로부터 문의 --
고토 사장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삽입하는 봉의 형태를 연구, 씨를 빼는 과일의 크기를 고르게 맞추는 장치를 추가해 개발을 추진했다. 당초 70% 정도였던 과육 분리 비율은 95% 상승, 한없이 씨만을 뺄 수 있는 기계를 개발했다.

2016년에 발매에 성공, 장치는 매실과 살구 등 직경 4~5cm 정도의 과실용과 체리와 고우메(小梅) 등 작은 크기용으로 나눴다. 씨 빼는 작업은 매실의 경우 1시간에 약 1,000개, 체리는 1시간에 7,200개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도시락 매실 장아찌용으로 씨 없는 매실을 판매해야 한다”. 최근에는 현지의 오래된 절임 상점으로부터도 문의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매실 수확 시기에 현지의 고령 여성들을 씨 빼는 작업에 동원했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인력들도 없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기계 2대를 도입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제조사들이 식품기계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안정된 시장이다.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운반 장치를 생산하는 하모텍(Harmotec, 야마나시 현)의 주요 거래처인 반도체업계는 호∙불황의 영향이 큰 것이 난점이다. 지금은 IoT의 진보로 반도체업계는 유례없는 호황, ‘슈퍼 사이클’이 계속되고 있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실리콘 사이클에 대비한 안정된 경영을 원한다”(하모텍의 이와사카(岩坂) 사장). 성장 폭은 작지만 수요가 안정된 식품업계는 이를 해결하는데 적합하다.

규격화된 부품 및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의 업계와는 다른 노하우가 요구되는 식품기계. 심각해지는 인력부족 속에 식품기계에 대한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자르고, 반죽하고, 감싸고, 집고, 운반하는 등, 요리에 필요한 동작은 정말 다양하다. 일본의 제조업에는 아직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잠자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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