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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경비즈니스_2018/08/20_비약하는 하청기업, 무너지는 산업 피라미드
  • 저자 : 日経BP社
  • 발행일 : 20180820
  • 페이지수/크기 : 98page/28cm

요약

Nikkei Business_2018.8.20 스페셜 리포트 (p44-48)

비약하는 하청기업
무너지는 산업 피라미드

자동차 등 완성품기업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형 산업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붕괴의 배경에는 기술과 품질을 향상시켜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고객 개척에 도전하는 ‘하청기업’의 증가가 있다.

감속기 업체인 Harmonic Drive Systems(나가노현)는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다. 감속기는 산업용 로봇의 팔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간 부품이다. 국내외에서 생산라인의 자동화 요구가 높아지면서 산업용 로봇업체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Harmonic의 감속기 가격은 경쟁 타사보다 10%는 비싸지만 고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한 때는 잘 망가지고 납기도 늦다며 상대해 주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라고 나가이(長井) 사장은 회상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납기가 기존보다 배 이상 걸려도 고객은 기다려 준다. 자동차용 부품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여 소리와 진동을 억제한 감속기를 실현하였다. Harmonic의 감속기가 없으면 산업용 로봇을 조립할 수 없다고 말할 때까지 성능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고객이 ‘갑’이고 Harmonic은 ‘을’이라는 거래 관계는 변했다.

이러한 거래 관계의 변화는 공작기계 업계에서도 볼 수 있다. “납기 독촉을 하면 오히려 납기가 늦어진다”. 업계에서 이렇게 말하는 부품은 공작기계의 절삭 정밀도를 좌우하는 리니어 가이드라는 부품이다.

리니어 가이드 부품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은 THK다. 지방의 어느 공작기계 업체 경영자는 “얼마 전에는 납기가 늦어지면 영업부장이 사과 전화를 했는데 지금은 이쪽에서 전화를 걸어 부탁한다. 관계가 완전히 변했다”라고 말한다. 조금이라도 납기를 앞당기기 위해 THK에 지불하는 가격을 올린 기업도 있을 정도다.

자동차, 가전, 기계와 같은 최종제품 생산업체를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형 산업 구조로 이루어진 일본의 제조업. 최종제품 생산업체가 1차 하청에 해당하는 부품업체에 부품을 발주한다. 그럼 그 부품업체가 2차 하청에 부품제조에 필요한 금형, 나사 등을 발주한다. 피라미드 아래에 위치한 기업은 그 위의 거래처가 가격을 깎거나 납기를 단축해도 일을 수주하기 위해 참는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일본 제품은 고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 지금은 탈∙하청의 절호의 기회 --
그러나 Harmonic과 THK의 사례처럼 그러한 피라미드형 산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물론 그것은 경쟁을 압도하는 높은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보유하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Harmonic과 THK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도 하기에 따라 ‘탈∙하청’을 실현할 기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음의 이유에서 지금은 탈∙하청의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된다.

첫 번째는 원래 국내 제조업 업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업원 300명 미만의 중소 제조기업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최종제품 생산업체가 공장의 해외 이전을 추진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부품 조달처를 해외로 넓히면서 사업이 어려워진 사업자가 증가한 것이 배경에 있다.

한편 동종업자가 감소하면 무모하게 싸게 수주할 필요도 점차 없어진다. 실제로 규슈의 금형업체 경영자는 “도산 등으로 경쟁이 줄고 자동차업체는 수주할 하청기업을 찾는데 고생하고 있다. 우리도 일이 많을 때는 거래처의 부탁이라도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치열한 경쟁에서 버텨온 만큼 저력이 있는 기업은 적지 않다.

두 번째 이유는 일본의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양질의 고성능 부품의 가치가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제조 2025’라는 계획 아래 하이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중국으로부터 고정밀 부품에 대한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고 기계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말한다. 중국에서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장치와 공작기계의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필요 부품의 고성능화도 요구되고 있지만 중국 기업에서는 아직 만들지 못한다. 그래서 일본의 공급업체에 기대는 것이다.

일본 국내도 사업 기회가 많다. 기술 혁신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가운데 최종제품 생산업체가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자동차의 경우도 전기자동차(EV)에 대한 대응이나 AI를 사용한 자율주행 등 기술 과제가 산처럼 쌓여있다. 자사에서 모든 것을 추진하는 것은 노동력과 자금이 아무리 많아도 불가능하다. 전문 공급업체의 기술이 활용되는 장면은 분명히 증가하고 있다.

거래처로부터 단순하게 ‘일을 수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강점을 활용하여 거래처와 대등한 입장에서 일을 추진한다. 중소기업이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탈∙하청에 성공한 기업의 대응을 살펴보자.

흉내낼 수 없는 기술을 갖는다
우선 하청에 기대온 공급업체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거래처를 개척하려는 노력이다.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 온 거래처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조부품을 만드는 나가노단공(長野鍛工)의 나카무라(中村) 사장은 “지금의 고객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한다.

나가노단공도 자동차부품과 산업기계의 엔진부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하청기업이었다. 한때는 매출의 90%를 자동차 부품이 차지했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환경 규제의 강화로 EV 등 전동차의 보급이 본격화되면 엔진부품에 필수인 단조부품 수주가 감소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위기감 때문에 5년 전부터 로봇과 항공기 등 산업용 기계의 고객을 개척하고 있다.

새로운 고객과 일을 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 가장 위험한 것은 여러 번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기술이 누출되고, 중국이나 한국 등의 기업이 그 기술을 흉내 내는 것이다. 나카무라 사장도 이러한 위험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래서 중국이나 한국 기업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강점을 재확인한다
나가노단공은 자사의 단조기술과 사외의 소재기술을 조합하여 경쟁 타사와 구별되는 제품을 개발하면서 신규 고객을 개척해 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사의 강점이 무엇인가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나가노단공은 오랫동안 축적해 온 단조기술을 강점으로 활용했지만 의외로 자사의 강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금형업체인 IBUKI도 그랬다. IBUKI는 야스다제작소이라는 이름으로 소니의 액정TV와 오디오기기의 플라스틱 케이스를 가공했었다. 그러나 소니가 국내 공장을 해외로 옮기면서 디지털가전용 금형 수요가 감소하였고 한때는 경영 파탄 직전까지 몰렸다. 그 후에 자동차업체의 2차 하청으로서 플라스틱 금형을 전개하였지만 실적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2014년, 그런 IBUKI의 경영에 제조컨설턴트 출신의 마쓰모토(松本) 사장이 취임하였다. 마쓰모토 사장은 가장 먼저 IBUKI의 강점을 재확인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렇게 확인된 ‘기술력’ ‘고품질’ ‘신속한 고객 대응’은 모든 금형업체에 공통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쟁 타사와 가격 경쟁에 빠지기 쉽다.

마쓰모토 사장은 외부의 의견을 듣고자 예전 거래처였던 소니를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의외의 ‘발견’을 하였다. 소니는 IBUKI가 보유한 ‘가식(加飾)’ 기술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고객 시점을 갖는다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하여 새로운 용도나 고객을 확보해 온 나가노단공과 IBUKI. 탈∙하청을 실현하는 무기는 기술력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알루미늄 시작(試作) 가공품 제조에 특화된 HILLTOP의 야마모토(山本) 경영전략 부장은 “경쟁 타사의 10배 가격에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한다.

HILLTOP의 강점은 경쟁 타사라면 2~3주 걸리는 시작품 납기가 5일이라는 초단기간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고객이 급할 때 찾게 되는 기업’이라는 위치를 확립하면서 타사보다 높은 가격에 수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단기간의 납기를 실현할 수 있었던 열쇠는 IT의 활용이다. 통상, 예정대로 가공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기계를 멈추고 사람이 직접 확인을 했었다. 때문에 가공시간도 길어지고 납기도 길어졌다. 그래서 HILLTOP은 고객에게 의뢰 받은 제품의 특징을 바탕으로, 과거의 가공데이터에서 비슷한 모양의 것을 찾아 기계가공프로그램을 단시간에 작성하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한번 가공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다음은 기계의 스위치만 누르면 된다. 숙련되지 않은 작업자라도 베테랑 작업자 수준의 가공이 가능하다. HILLTOP도 예전에는 자동차의 양산 부품을 제조하는 전형적인 하청기업이었다. 그러나 자동차기업의 개발 부문에는 “당장 시작품을 받고 싶다” “현물을 보고 확인하고 싶다”라는 요구가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체제를 갖춤으로써 지금의 위치를 확보하였다. “상품의 힘은 기술 이외로도 키울 수 있다. 고객에게 어떠한 요구가 있는지를 캐치하는 마케팅 시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야마모토 부장은 강조한다.

스스로 고객을 키운다
지금까지 살펴 본 중소기업의 탈∙하청의 방법은 피라미드의 윗부분으로 올라가는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빠르게 탈∙하청을 실현하는 방법이 있다. 스스로가 ‘부모’가 되는 것이다. HILLTOP은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제조 벤처기업에 출자하여 깊은 관계를 구축하는 작전이다.

일반적으로 자금력이 약간 벤처기업은 공장이 없기 때문에 제조를 외부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벤처기업을 일찍부터 제조 면에서 지원한다. 그럼 그 벤처기업이 개발한 제품이 히트하게 되면 수탁 생산량도 증가하게 된다.

HILLTOP의 야마모토 부장은 “미래의 고객에게 투자를 함으로써 단순한 하청의 입장에서 함께 성장하는 입장으로 바뀔 수 있다”라고 말한다. 물론 투자기업 선정에는 신중해야 한다. 또한 벤처기업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함께 일을 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특히 인구감소로 제조업이 감소하는 일본에서는 사업 승계 준비가 되어 있는가는 파트너를 선정하는데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모처럼 대등한 관계를 구축했는데 상대가 바로 폐업을 하게 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변화가 필요한 것은 하청기업만이 아니다. IBUKI의 마쓰모토 사장은 “폐업하는 중소사업자가 많은 가운데 이대로라면 기술력 있는 하청 기업의 쟁탈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우려한다. 리니어 가이드의 조달난으로 제품을 생각대로 만들지 못하는 공작기계 업계와 같은 사태가 모든 업계에서 일어날지도 모른다.

생존을 걸고 ‘탈∙하청’을 추진하는 중소기업. 제조업의 산업 피라미드가 붕괴하기 전에 완성품업체도 하청기업과 대등한 관계를 맺을 각오가 필요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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