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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경비즈니스_2018/06/11_Grab, 아세안의 ‘알리바바’
  • 저자 : 日経BP社
  • 발행일 : 20180611
  • 페이지수/크기 : 156page/28cm

요약

Nikkei Business_2018. 6.11 요약 (p116~120)

주목 기업
Grab, 아세안의 ‘알리바바’
싱가포르의 대형 배차 서비스 업체

그랩(Grab)은 미국의 대형 배차 서비스 업체인 우버 테크놀로지스(Uber Technologies) 로부터 동남 아시아 사업을 인수한다고 3월에 발표. 그 이름을 전세계에 알렸다. 사업은 택시 및 자가용차의 배차 서비스뿐만 아니라, 셰어 자전거부터 음식점 택배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독자적인 결제 인프라를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모습은 중국의 대형 EC(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집단과 닮아 있다.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된 스마트폰을 이용한 자전거 셰어링 서비스가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 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택시의 배차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그랩이다. 당사는 3월 9일, 자전거 셰어링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의 전용 앱을 열면 이용자 주변에 있는 사용 가능한 자전거를 지도상에 표시. 자전거에 부착된 QR 코드에 스마트폰을 태그하여 개인 인증이 완료되면 자전거의 잠금 장치가 해제된다. 스마트폰으로도 결재가 가능하며 자전거를 도착지에 놓고 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용방식 자체는 중국 등에서 확산된 자전거 셰어 서비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랩의 새로운 점은 ‘ASEAN 최초로 자전거 셰어의 마켓 플레이스(가상 상점가)’를 표방하고 있다는 부분. 싱가포르에서 자전거 셰어 서비스를 전개하는 각 사의 자전거를 ‘공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것은 오바이크(oBike) 등 4개사. 이용자는 보다 많은 자전거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어 “타고 싶어도 주변에 자전거가 없어서 못 탄다” 와 같은 불만을 해소해 준다.

참여하는 자전거 셰어 회사의 이점은 크다. 오바이크의 제너럴 매니저인 팬 씨는 “그랩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수의 이용자에게 당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정도로 많은 이용자를 당사만의 능력으로 포섭하려 한다면 엄청난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 싱가포르 발(發) 유니콘 --
실제로 그랩의 앱 다운로드 수는 올해 5월 시점에서 약 9,900만건에 달한다. 그랩에서 투자 안건을 취급하는 그랩 벤처의 수장인 루벤 라이 씨는 “이용자, 제휴 기업, 당사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이상적인 ‘윈 윈 윈’의 사업이 성립된다”라고 자전거 셰어 서비스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급우였던 말레이시아 출신의 앤서니 탄과 탄 후이 링이 2012년에 설립한 그랩. 택시의 배차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2014년에는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2억 5,000만 달러(약 280억엔)라는 그랩에게 있어서 첫 자금 조달에 성공. 그 이후, 소프트 뱅크로부터 사장이 파견되어 경영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우버 테크놀로지로부터 ASEAN 사업을 인수한다고 발표, 사업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배차 서비스를 시작한 계기는 CEO를 맡고 있는 앤서니 씨가 말레이시아로 귀국 중, 해외로부터 온 친구로부터 “택시를 타면서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운전수가 요금을 비싸게 불러 돈을 가로채거나 위험에 처하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ASEAN에서는 아직도 택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

앤서니 씨 팀은 보급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안전한 이동을 제공하는 택시 배차 앱을 생각해 냈다. 먼저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해 2013년에는 필리핀과 싱가포르에 진출. 2014년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해 같은 해에는 사업 거점을 싱가포르로 옮겼다.

택시 배차뿐만 아니라, 우버와 마찬가지로 일반 승용차를 사용한 이동 서비스 및 이륜 택시로의 서비스 폭을 넓혀 간다. 현재는 히치하이크 및 자전거 셰어 등도 포함한 10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 대상 지역은 8개국 217도시에 이른다. 그랩의 앱을 사용하는 운전자 수는 240만명이 넘는다. 작년 11월에는 창업부터 계산해 총 10억건의 승차를 달성하였으며, 배차 앱에서는 ‘싱가포르 및 인도네시아 등 6개국에서 최고 점유율’을 달성했다고 한다.

맹렬한 스피드 성장의 배후에는 소프트뱅크가 있다. 당사는 그랩을 비롯해 세계 배차 앱 시장의 개척자인 우버에도 출자하고 있다. ASEAN 지역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 온 그랩과 우버. 운전자 확보 및 이용 촉진을 위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함께 ‘공생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발표한 것이 우버의 ASEAN사업을 그랩에게 양도한다는 것이다. 우버는 그랩 주식을 27.5% 취득하고 코스로샤히 CEO를 그랩의 이사로 취임시켜 앞으로의 성장에 걸 맞는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그랩이 소프트뱅크의 힘에만 의존하여 사업규모를 확대해 온 것은 아니다. “게임 체인저가 된 것은 그랩페이(GrabPay)이다”라고 그랩 CEO인 앤서니 씨는 강조한다.

-- 이용자의 ‘지갑’을 손 안에 --
2016년 12월부터 제공하기 시작한 그랩페이는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모바일 결재 서비스이다. 그랩의 서비스의 정산에 시용할 뿐만 아니라, 제공 처의 EC(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입하거나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하여 음식점에서 대금을 결재하거나 할 수 있다.

이용자의 ‘지갑’ 역할을 대신하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중국 최대 EC 기업인 알리바바와 닮아 있다. 알리바바는 자사의 인터넷 통신판매의 이용 촉구를 위해 독자적인 온라인 결재 서비스’알리페이(支付宝)’를 제공. 이와 같은 기반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의 EC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스마트폰을 ‘지갑’ 대신에 사용하는 스타일을 중국에 정착시키게 되었다.

그랩은 배차 서비스를 주축으로 하면서 그랩페이라는 모바일 결재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제공자를 불러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이용자가 모이고 그 이용자를 포획하려는 서비스 제공자도 모인다는 구도이다.

그랩은 이용자의 ‘지갑’ 사용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갑’ 사용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한 장치 만들기를 서두르고 있다. 그 도구가 되는 것이 일본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포인트 제도’이다.

그랩에서는 그랩의 이동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1싱가포르 달러당 8포인트가 쌓인다(현금 사용시). 쌓인 포인트는 일정 양이 되면 ‘현금’과 동등한 가치가 있으며, 제휴 처의 인터넷 구매 사이트나 음식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일반 회원일 경우 2,400포인트로 다음 승차 시에 5달러만큼 할인된다. 제휴 처로는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 및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 싱가포르의 공항 및 현지 유명 레스토랑 등이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용자가 각각의 생활 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제휴 처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그랩). 그렇게 넓혀 온 ‘그랩 경제권’은 확실히 ASEAN 소비자에게 정착되고 있다.

‘매일 그랩의 배차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것은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이반 예오 씨. 싱가포르는 지하철 및 버스 등의 대중교통수단이 잘 갖춰져 있으나, 매일 통근 길에 그랩을 이용한다고 한다. 야간에는 음식점에서 일하기 때문에 “시간 걱정 없이 부를 수 있고 안전하기 때문이다”(예오 씨).

그는 “포인트를 사용하는 것이 즐겁다”라고 말한다. 음식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예오 씨는 그랩의 이동 서비스에서 사용한다.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으므로 자주 이용한다”.

어느 미국 이주자도 “어차피 같은 택시를 이용할 바에야 그랩으로 포인트를 모으는 편이 낫다”라고 단언한다. 우버는 수급 상황에 따라 운임 경로를 변경시키지만, 그랩은 일정 경로를 채택한다. 가격은 일반 택시보다 약간 더 저렴하다. 이것도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 ‘현지 중심주의’에 대한 자신감 --
이용자를 포섭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에 힘을 쏟는다고는 하지만, 중국이나 미국 등에서도 비슷한 서비스가 많이 있다. 그랩은 그런 지역으로부터 모바일 서비스를 동남 아시아로 가져온 부분도 있다. ASEAN 지역 중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 이용자를 늘려 온 고젝 (GOJEK) 등 강한 라이벌도 출현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의 최후에는 결국 그랩이 물러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럴 가능성은 낮다”라고 그랩 사장인 민 마 씨는 강조한다. 소프트뱅크로부터 파견된 그의 자신감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 바로, 그랩에 깊게 뿌리 내려있는 ‘현지 중심주의’이다.

ASEAN은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일본보다 높은 싱가포르부터 40분의1 이하인 캄보디아나 미얀마에 이르기까지 경제발전의 정도가 각기 다른 나라들의 집합체이다. 다양한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그랩은 진출한 나라에 개발 거점을 구축한다. 현지 채용의 엔지니어와 현지 사정을 감안해 나가면서 보다 좋은 서비스 창출로 연결시켜 간다. 배차 앱 등, 언뜻 보기에는 같아 보이는 이동 서비스라도 나라마다 조금씩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2년 전에 그랩에 입사한 피지 출신의 미국인인 제럴드 싱그 씨는 인도네시아에서의 경험을 떠올렸다. 배차 앱 개발을 위해 가장 먼저 주력한 것은 상세한 디지털 지도의 제작이었다. 이용자가 도로의 포장 상황 등에 따라 사륜차 및 이륜차의 택시를 선택하여 호출하기 위해서이다.

싱가포르의 택시 배차 서비스는 사륜차뿐이다. “각 나라마다 사정을 깊이 이해하지 않으면 그랩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만들어지지 못한다”라고 싱그 씨는 강조한다.

그랩페이를 확대하기 위해서도 각국의 재벌 및 은행, 금융기관과의 협업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금융 분야는 각국마다 규제의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현지에서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때 마다 파트너와 결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준비에 그랩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 그랩의 강력한 라이벌인 인도네시아의 ‘고젝’
2015년에 이륜 택시를 부르는 스마트폰 앱을 제공하기 시작한 고젝. 당사는 인도네시아 발(發) 기업으로 배차 서비스 외에도 가사 대행 및 마사지 수배 등 현지에 뿌리내린 폭 넓은 서비스를 전개. 40만명이 넘는 운전자를 거느리며 평소에 2,0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랩에는 중국 디디추싱 및 소프트뱅크 그룹, 미국 우버 테크놀로지스 등이 출자하고 있으나, 고젝으로의 출자도 만만치 않다. 미국 알파벳 산하의 구글, 중국 텐센트, JD닷컴(京東集團)등이 출자. 미국 조사회사인 CB인사이츠에 따르면 고젝의 추정기업가치는 18억달러에 달한다. 60억달러의 그랩에게는 상당부분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의 첫 유니콘이기도 하다. 작년 말에는 현지의 핀테크 벤처기업의 3사를 인수. 결제 서비스에도 주력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국내 서비스의 확충에 전념하던 고젝도 드디어 해외전개에 나섰다. 5월 24일에는 5억달러를 투자하여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의 4개국에 진출한다고 발표. 그랩과의 고객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것은 확실하다.

-- 싱가포르 기업의 강점 --
현지의 다종 다양한 니즈를 캐치해, 착실하게 사업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 그랩에 모인 다양한 인종의 인재들이다. 처음부터 그랩이 본사를 둔 싱가포르는 아시아와 유럽의 결절점(結節点)이며 교통의 요지로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왕래한다. 그래서인지 싱가포르의 금융가 한 복판에 솟아있는 고층빌딩 안의 그랩 본사를 방문해 보면, 중국인부터 인도인, 말레이시아인, 미국과 유럽인 등 다양 각색의 인종의 사원들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기업과 비교해도 더욱 글로벌 한 분위기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재가 한데 어우러짐으로써 창출된 현지에 기반을 둔 서비스. 최대의 라이벌이었던 우버를 ASEAN 시장에서 물러나게 한 그랩은 향후 어떠한 성장 전략을 그려 갈 것인가? 세계 제패를 노린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의외로 기본전략은 ”ASEAN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로 소극적이다.

ASEAN 발 기업이기 때문에 더욱 현지의 니즈를 잘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현지의 니즈를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지역에 진출한다고 해도 승산은 없다고 생각한다. 성장 전략의 주축은 어디까지나 그랩페이를 중심으로 제공 처를 늘려감으로써 지역 내 서비스의 폭을 넓혀간다는 것이다. 그 나라의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 및 제품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것. 그랩은 다양한 인종∙인재를 활용하면서 그런 비즈니스의 기본을 충실히 실천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민족을 거느리며 각국에서 경제 발전의 스피드가 각기 다른 ASEAN이기 때문에 더욱 그 실천력이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겠다. ASEAN 시장의 공략을 노리는 일본 기업에게도 그랩의 성장의 발자취는 성공의 조건을 찾기 위한 힌트가 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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