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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경비즈니스_2018/05/14_블랙베리, 자율주행으로 되살아난다
  • 저자 : 日経BP社
  • 발행일 : 20180514
  • 페이지수/크기 : page/28cm

요약

Nikkei Business_2018. 5.14 요약 (p48~52)

기업연구
블랙베리, 자율주행으로 되살아난다
시큐리티 기술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로

키보드가 달린 휴대폰으로 일세를 풍미한 캐나다의 블랙베리가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특유의 탄탄한 보안 능력과 암호화 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자동차용으로 불가결한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에서는 패배했으나, 강점을 활용해 시장에 복귀함으로써 다시 되살아나게 되었다.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 교외에 있는 저층 오피스텔. 주차장에 근접한 사무실에는 레이저 광을 조사(照射)하는 라이더라고 불리는 장치 및 센서를 탑재한 자동차가 나란히 놓여 있었고 책상 위에는 데이터 해석용 PC와 절삭 공구 및 바이스가 있었다. 이들 모두 다양한 기구를 자동차에 부착하여 실험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사무실 안을 들여다보면, 자율주행차 개발을 추진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나 부품 제조업체, 또는 대학의 연구실로 착각할 수 있으나, 이곳은 왕년에 사업가들 사이에서 일세를 풍미한 캐나다의 휴대폰 제조업체, 블루베리(구 사명은 RIM)의 R&D(연구개발) 거점이다.

“개인적으로 눈을 싫어하지만, 눈이 내리는 날이나 눈이 녹아 길이 질퍽질퍽한 날일수록 더 신나게 자동차 운전을 하고 있다”. 당사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맡고 있는 블랙베리QNX의 카빌 프로덕트 매니저는 말한다. 라이더나 카메라, 고정밀도의 GPS 유닛 등이 장착된 ‘링컨MKZ’는 매일같이 오타와 시내를 주행하고 있다.

왜 블랙베리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당사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용 시큐리티 플랫폼을 위해서이다. 실은 지금의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제조라고 하는 하드웨어가 아닌, 자율주행차용의 기본 소프트웨어(OS)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휴대폰 단말기가 주력이었던 2011년 2월기에 200억달러(약 2조1,800억엔)였던 매출은 애플의 ‘아이폰’등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급감, 2014년 2월기에는 58억달러(약 6,300억엔)라는 큰 폭의 적자로 전락했다. 그 후, 소프트웨어 개발로 사업을 전환함으로써 매출은 9억달러 (약 980억엔, 2018년 2월기)로 크게 축소되었으나.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 세계의 대기업들과 잇따라 제휴 --
현재 블랙베리의 사업은 3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휴대전화로 높은 지명도를 자랑하는 ‘블랙베리’ 브랜드의 라이센스 사업이다. 스마트폰의 자사생산은 그만 두었으나, 중국의 TCL 커뮤니케이션 등에 라이센스 생산을 인정함으로써 수입을 얻는다. 이 부분은 매출액의 21%로, 적지 않은 비율을 자지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관리(EMM)이다. 블랙베리는 정평이 자자했던 시큐리티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기업이 업무에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그 안의 앱이나 콘텐츠까지 총합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MM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2%로, 블랙베리의 주요 자산이 되고 있다.

또한, 마지막 축이 되는 것은 산업용의 내장형 OS(기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자회사인 블랙베리QNX이다. 당사의 OS는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감시장치 및 고속철도, MRI(자기공명영상장치) 등 장해 및 오작동이 허용되지 않는 기기에 사용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QNX가 차지하는 비율은 17%로 라이센스 사업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인터넷에 상시 연결되는 커넥티드카의 보급 및 자율주행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안전성이 높은 차재용 OS로서 존재감을 급속도로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의 제휴 현황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2016년 10월에 미국 포드 모터와 제휴한 이래, 자동차 업체 및 자동차 부품 업체와도 제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미국 델파이(Delphi)와 자율주행차용 OS를 공동개발을 통해 손을 잡은 것 외에도, 자율주행차,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는 화상처리 반도체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 및 중국의 대형 인터넷 검색 업체인 바이두(白度)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제휴처로는 미국 퀄컴, 인텔, 일본의 덴소 등 세계적 대기업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명한 기업이 블랙베리QNX와 손을 잡는 이유는 시큐리티 리스크 때문이다. 미국경제자문위원회(CEA)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에 의한 미국 피해액은 2016년에 570억~1,090억달러(약 6조2,000억~11조9,000억엔)에 달한다. 현재 자동차는 인터넷에 상시 접속하고 있지는 않으나, 조만간 인터넷 경유로 소프트웨어를 갱신하거나 신호 및 다른 자동차 등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그 때 해킹 당하게 되면 자동차 안전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고기능의 카 네비게이션이나 카 오디오 등 자동차 내 인포테인먼트(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의 진화도 리스크 요인 중 하나이다. 예전의 자동차는 미터 종류와 라디오 정도의 장비였으나, 인터넷에 접속된 정보 단말기로서의 용도가 확산되는 등 기능이 다양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개인의 스마트폰과의 연계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구글맵 등의 앱을 실행시켰을 때 스피드 미터가 얼어붙은 것처럼 꼼짝 안 하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곤란해진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 기기의 OS가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지금은 ‘행성직렬’과 같은 좋은 조건 --
그 점은 블랙베리가 휴대단말기 제조업체로서 축적해 온 시큐리티 및 암호화 기술에서 정평이 나 있다. 복수의 OS를 한 대의 PC 및 칩 안에서 개별적으로 작동시키는 가상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커넥티트카 및 자율주행의 실현을 위해서는 시큐리티 대책에 안전한 OS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중에서 안전성이 높은 차재용의 내장형 OS를 가진 블랙베리는 지극히 유리한 포지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은 우리에게 좋은 조건이 모여있는 ‘행성직렬’과도 같다”라며 카빌 프로덕트 매니저는 뿌듯해 했다.

전환점을 맞이한 것은 첸 씨가 임시 CEO(최고경영책임자)에 취임했던 4년 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그 이후, 정식 CEO로 취임). 2000년대 중반부터 후반에 걸쳐 블랙베리는 휴대폰 시장을 석권했으나, 2010년대에 들어가자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 패배,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잃었다. 2009년에 40%를 넘었던 전세계 점유율은 지금은 0.4%에 불가하다. 2011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명예퇴직을 실시, 현금이 밖으로 빠져나갔다.

패배의 요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PC와 동일한 키보드를 고집하는 바람에 터치패널의 전개가 늦어진 것은 업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애플 및 구글이 앱 개발자에게 플랫폼을 공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하여 앱 제공자를 늘려나간 것에 반해, 블랙베리는 대응이 늦어졌던 것이다.

블랙베리는 애플 및 구글에 의한 혁명적인 ‘게임 체인지’의 패배자로 그 이름을 산업 역사에 새기게 되었다. 회사가 빈사 상태에 놓여진 가운데 여러 가지 양도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양도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고 기업회생의 전문가로서 알려져 있는 첸 씨의 지휘 아래, 재건을 목표로 삼게 되었다. 첸 씨는 당시, 미국 PC 제조업체인 델(DELL)의 비공개화를 맡은 프라이빗 에퀴티(Private Equity) 기업인 미국 실버 레이크의 시니어 어드바이저를 맡고 있었다.

“블랙베리는 사람들의 업무 방식 및 커뮤니케이션에 진정한 혁명을 일으킨 회사이다. 그대로 소멸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지 않았다”라고 첸 씨는 취임 이유에 대해 말했다. 임시CEO에 취임한 첸 씨는 당사의 강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블랙베리 휴대폰의 강점은 메일 및 키보드 사용이 편리하면서도 탄탄한 시큐리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송신은 단말기 사이드에서 암호화되어 있어,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 10개국의 모든 정부기관 및 시큐리티 당국에서 블랙베리 제품이 채택되고 있었다. 첸 씨는 진정한 블랙베리의 강점을 시큐리티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은 시장 상황을 고려했다. 당시는 아직 스마트폰이 성장하고 있었으나, 치열한 경쟁으로 이익은 축소되는 경향이었다. 그 속에서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영역은 시큐리티 시장이었다. 그 중에서도 커넥티트카 및 자율주행 등의 개발이 진행되는 자동차의 시큐리티는 항상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했다. 코어컨피던스(Core Confidence)를 살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한다---. 첸 씨 안에서는 회생의 방향성이 명확해졌다.

--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의 결정체 --
그 판단에는 산업용 내장형 OS인 QNX라는 사업이 이미 존재하고 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허먼 인터내셔널 산하의 QNX를 매입한 것은 휴대폰 사업이 최고조였던 2010년의 일이다. 주요 목적은 블랙베리 스마트폰의 기본 OS인 ‘BlackBerry10’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당시 QNX는 차재 인포테인먼트용 내장형OS로서 자동차 업계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첸 씨는 블랙베리의 시큐리티 기술을 QNX의 OS에 융합시킨다면 안전성 높은 자동차용 OS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블랙베리의 시큐리티 기술을 추구한다는 기본 틀은 흔들리지 않는다. 올해 1월에 미국 딜로이트에서 개최된 북미 국제자동차쇼. 기조연설에 등장한 첸 CEO는 그곳에서 자동차용 시큐리티 대책 소프트웨어인 ‘Jarvis(자비스)’를 발표했다.

최근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의 결정체이며 고급일 경우는 코드가 1억개가 넘는다. 이것은 페이스북을 구성하는 전체의 코드 수보다 많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반면, 자동차 부품의 유닛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부품제조사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납품된 유닛의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없는지를 검사하기 위해 방대한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 자비스를 사용한다면 간단히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의 QNX는 자동차용에 주력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병원이나 정부기관, 에너지 업계 등 시큐리티 대책이 불가결한 분야에서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그곳에 블랙베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앤드 포인트 관리’가 추가된다면 앞으로의 가능성은 더욱 확대된다.

앤드 포인트란 네트워크에 연결된 스마트폰이나 PC와 같은 단말기를 말한다. 블랙베리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고객 기업의 스마트폰이나 PC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NX에 이런 앤드 포인트 관리의 노하우를 조합시켜 견고하고 효율적인 플랫폼을 제공해 나갈 생각이다.

블랙베리QNX는 그러기 위한 신기술 획득에 여념이 없다. 첸 씨가 CEO로 취임한 이래, 무선 안테나 기술 및 음성이나 파일의 암호화 기술 등을 가진 기업의 매입에 나사고 있다. 하드웨어로부터의 철퇴를 추진해나가면서, 매수를 통해 목표로 하는 경영 전략을 보완해 왔다.

물론 차세대 자동차 개발은 기존의 자동차 개발이나 실리콘밸리의 IT기업이 뒤섞인 초 격전지이다. 겨우 구축한 유리한 포지션을 계속해서 유지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도 휴대폰 사업의 침체를 돌이켜보면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블랙베리의 부활 스토리에 동참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올해 북미 국제자동차쇼에서 포드 CTO(최고기술책임자)인 워싱턴 씨는 말했다. 회사의 사업은 크게 달라졌지만, 블랙베리의 부활을 원하는 기존 고객은 적지 않을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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