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비즈니스_2018/03/12_다임러의 주식을 취득한 중국의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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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Business_2018. 3. 12 (p106~107)

Financial Times
다임러의 주식을 취득한 중국의 속셈
지리 그룹, 다임러의 최대주주로 등극

독일 자동차 제조사인 다임러의 최대주주가 된 지리(吉利)그룹은 조만간 세계의 주요 자동차 업체를 산하에 두게 된다. 거액의 투자액을 들여 매입을 계속해 나가지만, 기업의 해외투자에 제한을 두려고 하는 중국 정부로부터의 ‘문책’은 없다. 다임러가 보유한 전기자동차의 기술을 손에 넣음으로써 자국의 산업 발전에 이득이 되게 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의 자동차 업체, 저장지리(浙江吉利) 홀딩그룹의 리수푸(李書福) 회장은 독일 다임러의 최대주주가 되고 수 시간 후에, 중국의 일개 기업가를 향한 전세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나섰다. “현재의 자동차 업계에서는 외부로부터의 침략자와 싸움에서 단독으로 이길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성공을 위한 고도의 기술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동지, 즉 제휴 상대와의 동맹관계가 불가결하다”라고 리수푸 회장은 말했다.

그러나 지리와 맹렬한 야망을 가진 지리의 경영자는 독일인으로부터 ‘침략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노력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저장지리 홀딩그룹은 기업 매수와 주식 구입을 통해 눈 깜짝 할 사이에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유력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은 스웨덴의 트럭 제조사인 볼보자동차 및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인 로터스, 말레이시아의 자동차업체인 프로톤, 홍콩에서 상장된 자동차 제조사인 지리기차, 영국의 택시 제조사인 LEVC,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 공륙(空陸) 양용의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신흥기업인 ‘테라프기어’를 산하에 두고 있다.

리수푸 회장은 다임러 주식의 9.7%인 90억달러(약 9,500억엔)를 자신의 명의로 취득했다. 확대를 거듭하는 리 회장의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추가된 다임러는 중국 기업에 의한 자동차 회사 매수의 투자 안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다.

지리가 급 피치로 매수를 시행하는 한편에서는, 중국의 다른 기업들에게 부동산 및 오락,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의 투자를 자제하라는 중국 정부의 당부가 있었다. 그러나 지리는 그런 제약을 일체 받지 않았으며, 지난 3개월 동안 해외기업의 M&A(합병∙매수)에 100억달러(약 1조엔) 이상을 쏟아 부었다.

매수 안건 수가 많았던 것에 대해서는 지리가 이번 자금의 출처를 애매하게 밝히는 등, 이번 건이 당사에 의한 완전한 단독 행동인지, 어떤지에 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의 조사회사인 번스타인은 연구 리포트에서 “중국 정부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리에 의한 활발한 매수 행동은 그 타이밍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같은 시기, 중국의 원더그룹 및 HNA그룹, 안방(安邦)보험집단 등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과한 해외 투자로 중국정부에게 밉보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번스타인(금융정보 분석업체)에 따르면 “지리는 투자를 이행하는 매개체로서 중국 지도부로부터 선택되었거나, 적어도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한 보증을 중국 지도부에게 받았을 것이다”라고 그 가능성을 지적했다.

리수푸 회장은 중국의 국영 방속국인 중국중앙전시대(中國中央電視臺)에 대해, 앞에서 말한 중국 정부의 관여를 강하게는 부정하지는 않았다. “지리가 성장함으로써 중국의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 할 수 있다. 그 결과, 정부의 전략에도 공헌할 수 있다. 이것이 이번 투자의 목적이다”라고 리 회장은 말했다.

지리는 이번 주식취득에 중국 내부로부터의 자금은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사의 설명에서 중국의 은행이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금에 관해서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이 매수에 관련된 3명의 인물이 본지(영국 파이넨셜 타임즈)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조건은 ‘제로 코스트 컬러’라고 불리는 거래를 이용했기 때문에 리 회장은 고액의 외부 융자를 받지 않고도 주식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복잡한 방법을 구사했던 금융 거래 중 하나로, 구입한 주식을 은행에 빌려주는 것으로 취득비용을 줄여, 서면상의 주주가 되는 방법을 말한다.

이번 주식 취득이 다임러를 교섭의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문제시 되는 것은 향후 독일에서 시작되는 교섭에서 리 푸수 회장이 무엇을 요구하여 그 대가로 무엇을 신청하는가 이다.

“다임러에게 있어서 리푸수 회장은 기술제공의 대가로 얻을 수 있는 중국에서의 정치 협력자가라고 할 수 있다”라고 지적하는 것은 ‘American Wheels, Chinese Road’의 저자로 중국의 자동차 업계에 대해 조회가 깊은 마이클 던 씨이다.

이 거래에 관련된 수 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리푸수 회장은 특정의 결론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협의 내용은 다임러가 지닌 다양한 기술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까지 포함한다고 한다.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라는 간판을 내걸고 산업정책의 일환으로 전기 자동차의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존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의 기한까지 10개의 하이테크 산업에서의 1위를 노리고 있으며, 전기자동차는 그 중 하나이다.

그러나 현재의 중국 공기업은 독일 폭스바겐 및 미국 제네랄 모터스 등과 같이, 업계의 거대기업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최신 기술을 갖추는데 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0년간 실적부진에 허덕이던 볼보 자동차를 13억달러(약 1,400억엔)에 매수하는 등, 세계 규모의 복잡한 거래를 성사시키는 능력을 갖추게 된 리푸수 회장은 중국 지도부로부터의 특별 대우를 받게 되었다. 당시 지리는 매수에 있어서 정부계 은행으로부터 융자를 받고 있다.

그 이후, 볼보 자동차는 ‘하칸 사무엘손 CEO(최고 경영 책임자)의 지휘 아래, 신형 모델 시리즈를 발매하는 등, 수익을 늘려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 2014년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벨기에에 있는 볼보 공장을 시찰했을 때, 리 회장도 동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리와 중국 정부와의 친밀한 관계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동기가 정치적이지 않다고 해도, 다임러의 주식 취득은 당연한 것이라도 아날리스트 들은 생각하고 있다. 규모를 확대하고 싶다는 지리의 욕망과 맞아떨어지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리푸수 회장이라면, 자동차 제조사로서 향후 10년간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업의 규모’일 것이다”라고 지적하는 것은 도쿄를 거점으로 하는 매커리 캐피털 증권의 아시아 자동차산업 아날리스트인 쟈넷 루이스 씨이다.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모든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 경합 상대와 협력할 수 있을까? --
다임러 매수의 배경에 있는 동기와는 상관없이, 독일과 스웨덴에서 파장을 일으킨 일이 있다. 다임러의 대형 트럭부문을 최대의 라이벌로 보고 있는 볼보 자동차 그룹은 지리 산하의 볼보 자동차로부터 이사 직으로 영입한 사무엘손 씨의 재임을 보류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볼보의 자동차 부문 내부에서는 지리가 경합에 접근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볼보의 측근에 따르면 사내에서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한편, 또 다른 의견에 따르면 “서로 경쟁하는 분야에서 기술을 공유하여 함께 개발을 추진한다는 사고방식도 있으나, 실제로는 쉽게 결론을 낼 사안은 아니다”라고 한다.

이번 매수 후, 한 재무담당자는 중국에서 자동차 업계의 규모와 최근 수 년간 다임러가 중국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감안한다면, 이번 투자로 다임러는 향후 어려운 경영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다임러가 모순된 전술, 즉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위해 지리와 협력관계를 체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의 지시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한다고 해도 우리들은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다임러는(지리와의 관계 구축과 자사전략 추진과의 사이에서) 밸런스를 유지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라고 분석한다.

3월에 들어서자, 다임러가 중국 시장에서 정치적인 배려가 요구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가 있었다. 당사가 인스타그램의 어카운트에서 달라이 라마의 말을 인용한 것에 대해 중국 국내에서의 비난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다임러는 수 일 안에 정식 사죄를 2번 발표했다. 그 중에서는 경영 간부로부터의 편지도 있었으며, 그 내용은 “부주의와 무신경에 의한 잘못으로 인해 중국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주었으며, 그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라고 씌어 있었다.

마이클 던 씨는 리푸수 회장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투자 사업은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고 있는 것이지만, 리 씨가 향후 정부의 방침에 휘둘리게 될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중국 지도부가 목표로 하는 최종적인 목표는 지금도 중국의 공기업이 세계 자동차 업계를 제패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라고 던 씨는 말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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