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비즈니스_2018/01/15(2)_미생물로 '도시 쓰레기'를 ‘유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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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Business_2018.1.15 (p74~77)

Techno Trend
미생물로 도시 쓰레기를 ‘유전’으로
바이오 리파이너리 (Bio-refinery)

에탄올을 미생물로 생산하는 ‘바이오 리파이너리’ 기술을 세키스이 화학공업(積水化学工業)이 확립했다. 원료인 쓰레기를 일체 분별하지 않고 에탄올로 변환시킴으로써 ‘도시의 쓰레기'가 ‘유전’으로 바뀌게 된다. 2019년도부터 실용 플랜트의 가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원유에 의존하지 않는 미래에 한 발 다가서게 되었다.

버리면 쓰레기, 살리면 자원---. 일본인 대부분이 알고 있는 이 표어에는 2가지 의미가 있다. 그 하나는 교훈. 자원이 부족한 일본에서는 원재료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더 자원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다른 하나는 쓰레기를 자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쇼와(昭和) 시대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표어가 헤이세이(平成) 30년이 되어서도 “현역”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몇 십 년이라는 세월을 할애해도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상식이 가까운 미래에 뒤집힐 지도 모른다. 쓰레기를 ‘통째’로 에탄올로 변환시키는 기술을 세키스이 화학공업이 확립한 것이다. 가정 등에서 회수한 쓰레기를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에탄올로 전환시키는 기술은 세계 최초이다. 당사의 우에노야마(上ノ山) 전무이사는 2017년 12월의 발표회에서 “후세에 남길 기술을 개발해내었다”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개발에 성공한 것은 미생물을 사용해 쓰레기로부터 에탄올을 생산하는 ‘바이오 리파이너리’라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소각이나 매몰로 처분해 온 쓰레기를 미생물에게 ‘먹이게 함’으로써 화학품의 원료로 만들 수 있다면 해외로부터 원료를 수입하지 않아도 일본 국내에서 새로운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쓰레기를 쏟아내는 도시가 ‘원전’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술의 성분으로 잘 알려진 에탄올. 실은 전체 화학품의 60%를 차지하는 ‘에틸렌’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에탄올은 공업 원료로서도 널리 활용할 수 있다. 수도용 배관 및 주택 재료 등에서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세키스이 화학에게는 친밀한 원료이다.

개발에 뛰어든 것은 정확히 10년 전인 2008년 1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원유의 선물시세가 사상 처음으로 1배럴 100달러선을 돌파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에탄올은 일반적으로 원유를 정제한 나프타를 원료로 하여 ‘오일 리파이너리(Oil refinery, 석유 정제공정)’라는 프로세스로 제조한다.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플라스틱 제조를 상업으로 하는 세키스이 화학의 비즈니스는 근저부터 흔들리게 된다. 우에노야마 씨는 “사활을 건 연구개발 프로젝트였다”라고 회상한다.

당사가 주목한 것은 쓰레기였다. 일본 국내에서 배출되는 가열 쓰레기는 연간 6,000만톤으로, 칼로리로 환산하면 약 200조 킬로칼로리(㎉)에 달한다. 일본에서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되는 화석자원(약 150조 ㎉)을 충당하고도 남는 양이다. 그러나 쓰레기는 인간이 생활하고 있는 한 매일 안정적으로 생성된다.

-- 쓰레기를 쪄내어 ‘가스화’ --
문제는 쓰레기의 성질이 상당히 고르지 못한 것이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일반 폐기물에는 음식물 쓰레기, 종이류, 비닐 등 잡다한 것이 섞여 들어가 있다. 또한 계절이나 장소에 따라 쓰레기의 성분 및 조성이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자원으로서 충분한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자치단체가 쓰레기를 회수한다고 해도 매몰하거나 소각 처분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도는 지금까지 여러 번 있었다. 예를 들어 일본조선(造船)은 2011년도부터 쿠마모토(熊本) 대학 등과 공동으로 가정용 쓰레기 중에서 음식물 쓰레기와 종이 쓰레기를 선별하여 발효처리를 통해 에탄올을 생산하는 실증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쓰레기의 선별 비용이 높기 때문에 실용화 되지는 않고 있다.

그 외에도 농업 폐기물로부터 에탄올을 생산하는 연구 개발은 해외에서도 시행되고 있으나, 이것도 실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종류가 잡다한 쓰레기 안에서 공업원료로 사용되는 쓰레기만을 분리하여 수집하는 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세키스이 화학은 쓰레기를 분별하는 수고를 없애기 위해 ‘가스화’에 착안했다. 쓰레기를 저(低)효소 상태로 쪄내어 분자 레벨까지 분해해간다. 이로 인해 가정용의 일반 폐기물 및 산업 폐기물을 포함한 가열성 쓰레기라면 그 대부분을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변환시킬 수 있게 되었다. 가스화 프로세스는 이미 국내에서 보급되고 있으며 소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국의 쓰레기 처리시설의 10%에서 채택되고 있다.

일산화탄소(CO)와 수소(H2)를 만들 수 있다면 거의 성공했다고 볼 수 있으며,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금속 촉매와 반응시키면 에탄올(C2H5OH)을 제조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대량의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타산이 맞지 않는다.

이에 따라 세키스이 화학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미생물의 ‘먹이’로서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사용하여 그 대사물을 통해 에탄올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효모로 쌀을 발효시키는 일본 술(전통주) 제조법과 같은 구조이다.

여기에서 힘들었던 작업은 적절한 균주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전세계의 대학 및 연구 기관으로부터 에탄올을 생성하는 미생물을 독자적으로 주문하여 평가를 반복했다.

-- 10배 빨리 에탄올을 생산 --
최종적으로 미국 바이오벤처인 LanzaTech가 보유하는 미생물을 선택했다. 자연계로부터 단절된 미생물로, 빵효모 등과 같이 안전성이 높다. 일반적인 에탄올의 생산균에 비해 10배이상 빠르게 효율적으로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

세키스이 화학에는 유전자 조작 기술로 미생물을 개변하는 선택지도 있었다. 생산효율이 0.1%만 올라가도 공업의 레벨에서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전자를 조작한 미생물이 만약에 플랜트 외부로 유출될 경우의 위험 부담도 감안했다. “플랜트 주변의 주민들을 배려하여 개발 단계부터 최종 목표에 집중해 왔다”라고 우에노야마 씨는 말한다.

그러나, 미생물만이 갖고 있는 문제도 있다. 다양한 쓰레기를 통째로 가스화하여 분별 비용을 압축시키는 것이 세키스이 화학의 강점이지만, 그것과는 반대로 가스에는 많은 협잡물이 남게 된다. 미생물의 먹이에 협잡물이 섞여있으면 에탄올의 생산 효율이 떨어져 최악의 경우에는 미생물이 사멸해 버리고 만다.

따라서 필터나 촉매 등을 사용하여 협잡물을 제거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세키스이 화학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지만, 5~6단계의 프로세스를 거쳐 400종의 협잡물을 거의 다 없애는 것에 성공했다.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기 위해 60회 이상의 시행착오를 반복했다고 한다.

쓰레기의 조성은 매일 바뀐다. 가스화하여 생성하는 일산화탄소와 수소의 비율 및 협잡물의 종류와 양 또한 매일 변동된다. 따라서 미생물의 상태를 외부로부터 실시간 감시하여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제어기술도 확립했다. 미생물이 약해지면 ‘영양제’를 투여하여 다시 활성화시키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순도가 높은 먹이와 영양제를 공급함으로써 미생물의 반응 속도를 높은 레벨로 유지 할 수 있다. 독자적인 가스 정제∙관리 기술에 의해 연속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이 커다란 돌파구가 되었다. 관련된 특허도 이미 취득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실증실험도 시작했다. 사이타마(埼玉) 현 요리이마치(寄居町)에 쓰레기 처리시설이 있는 오릭스 자원순환과 협력하여 연간 20킬로리터의 생산 능력을 가진 파일럿 플랜트를 함께 설치. 3년간 주변의 가정으로부터 수집한 쓰레기로 에탄올을 생산한 결과, 품질 및 생산 효율, 그리고 안정감 등, 사업화에 필요한 조건을 모두 갖추게 되었다. 공업용 에탄올의 시장가격은 1리터 당 90~140엔. 양산이 진행되면 나프타 유래의 에탄올과 손색없는 레벨까지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을 전망이다. 에탄올의 세계 시장은 11조엔 규모라고 한다. 그러나 세키스이 화학은 그보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탄소 수가 ‘2’인 에탄올에 탈수반응을 시키면 동일한 탄소 수를 가진 에틸렌(C2H4)이 된다. 이 에틸렌은 폴리에틸렌이나 폴리염화비닐 등 각종 플라스틱 재료가 되어 이것으로부터 약 2만종류 이상의 제품이 창출된다. 이것들은 자동차 부품 및 전자재료 등으로 사용되며 세계의 산업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에틸렌뿐만이 아니다. 사용하는 미생물 등 조건을 바꿔 탄소 수가 3개인 ‘이소프로페놀’ 및 5개의 ‘이소프렌’을 제조할 수 있다면 생성할 수 있는 화학품의 폭은 더욱 확대된다. 세키스이 화학은 이미 그 연구에도 착수하고 있다.

-- 1,000억엔 사업으로 육성한다 --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주로 나프타로부터 플라스틱을 제조해 왔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연간 약 3,000만톤의 나프타를 쓰레기로 교체하는 것 만으로도 경제 효과는 막대하다. 국부의 유출을 제어할 수 있으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또한 기술이 진화하면 쓰레기로부터 얻은 도시 유전을 활용하여 일본이 화학품의 수출국이 되는 것도 더 이상 꿈같은 얘기는 아닐 것이다. 화학품 전체에서 보면, 세계시장은 50조엔을 넘는다.

이산화탄소(CO2)의 배출량을 크게 줄이는 것도 큰 장점이다. 쓰레기에 포함된 탄소를 에탄올이라는 형태로 재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조할 때 및 쓰레기를 소각할 때의 CO2배출도 제어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쓰레기의 회수를 담당하고 있는 자치단체와의 연대이다. 일본에는 쓰레기 처리시설이 약 1,200곳이 있으며, 매년 30~40곳에서 설비가 갱신되고 있다. 처리 시설의 갱신 시기에 맞춰 에탄올화(化) 시설을 병설(倂設)할 수 있을지 여부가 보급의 포인트가 된다.

세키스이 화학은 2019년도에 첫 실용 플랜트를 가동시킬 계획이다. 그 때 PFI(민간 자금을 활용한 사회자본 정비) 방식으로 자치단체 및 플랜트 제조업체를 유도하여 비용을 분담하게 하는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에탄올 등을 판매해서 얻은 수익을 출자자와 공유함으로써 자치단체의 설비투자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게 한다.

세키스이 화학은 바이오 리파이너리 사업의 매출을 2025년에 100억엔, 2034년경에는 1,000억엔으로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헤이세이(平成)의 다음 시대에서 쓰레기를 진정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세키스이 화학의 저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쓰레기를 자원으로 바꾸는 5가지 장점】
▶ 쓰레기 처리 시설은 일본 전국에 약 1,200개소
→ 에탄올의 판매 수익을 민관(民官)이 공유
▶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대폭 삭감
→ 쓰레기 소각뿐만 아니라, 에탄올 제조 시의 배출량도 삭감
▶ 플라스틱 원료용 나프타의 수입이 불필요
→ 국내에서는 연간 약 3,000만톤이 사용되고 있다. 국부 유출을 억제하며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에서도 이익
▶ 에탄올뿐만 아니라 이소플렌 등으로도 응용이 가능
→ 전체 화학품의 세계 시장은 50조엔
▶ 일본발(發) 재 자원화 기술을 해외에 수출
→ 아시아 등에서는 인구증가에 따른 쓰레기가 급증. 환경 규제의 강화 및 매립지 부족 등으로 쓰레기 처리의 수요는 증대될 예정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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