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비즈니스_2017/12/18_에어리스 타이어_, 펑크는 과거 속 유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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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Business_2017. 12. 11 (p7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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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리스 타이어, 펑크는 과거 속 유물로
브릿지스톤 / 스미토모고무/ 동양고무공업

공기를 넣을 필요가 없는 ‘에어리스 타이어’ 개발이 과열되고 있다. 수지 소재로 만든 스포크(Spokes)로 차량의 무게를 지탱하며 울퉁불퉁한 지면으로부터 받은 충격을 흡수한다.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 및 EV사회의 실현을 위해 발 밑의 타이어까지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017년 가을에 개최된 도쿄모터쇼. EV(전기자동차) 등 최첨단 자동차를 선보인 전시회 일각에서 이목을 끈 ‘자전거’가 있었다.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자전거 바퀴. 그런데 그 바퀴는 흔히 볼 수 있는 ‘둥글고 검은 고무 뭉치’가 아니라, 새빨간 색의 플라스틱 수지가 휠에서 방사형으로 뻗어있는 것이었다. 브릿지스톤이 개발한 에어리스 타이어 ‘에어 프리 컨셉트’이다.

보기에는 기발하지만, 시승한 사람들 입에서는 “너무 평범하다”라는 말이 세어 나왔다. 그러나 이런 담백한 평가도 개발 담당자에게는 무엇보다 큰 칭찬으로 들린다. 공기를 사용하지 않는 타이어가 실용화된다면 타이어의 역사에 길이 남게 될 커다란 전환점이 되기 때문이다.

공기는 타이어 안에서 용수철과 같은 작용을 하며 ‘하중을 지탱’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2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공기는 가볍고 조달비용도 제로이다. 고속으로 계속해서 회전하는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열화되지 않는 것이 매력적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타이어의 대부분은 공기 주입식이다.

한편, 단점도 있다. 펑크의 위험이다. 일단 펑크가 나면 타이어는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멈춰 서게 된다. 예측 불가한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 승용차에는 스페어 타이어나 수리 키트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있다. 그러나 차량은 그만큼 무거워지게 되므로 연비성능 및 주행성능이 나빠지게 된다.

펑크까지 가지 않더라도 타이어의 공기압은 서서히 줄어들게 되어 성능이 조금씩 떨어지게 된다. 승용차의 경우, 공기압의 점검은 한 달에 1번정도가 이상적이다. 그러나 일본자동차연맹(JAF)의 조사에 따르면, 그런 페이스로 타이어 점검을 하는 사람은 4명중 1명에 그친다고 한다. 해당 조사는 JAF 웹사이트의 방문자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실제 적절한 유지∙관리를 실시하고 있는 사용자 수는 더욱 적다고 한다.

“하중을 지탱하여 충격을 흡수한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면서도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타이어 개발진이 도달한 결론은 ‘공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 변형된 수지가 ‘용수철 역할’을 한다 --
공기를 대신해 활약하는 것이 수지로 만든 스포크이다. 스포크는 지면에 닿는 트레드 고무와 휠을 연결시킨다. 유연성이 있는 종류의 수지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하중이 실리게 되면 휘어지고 하중에서 벗어나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 이와 같은 성질이 ‘용수철 역할’을 하는 것이다.

브릿지스톤이 개발한 에어리스 타이어의 특징은 스포크가 처음부터 휘어져있다는 점이다. 차량 주행 시에 타이어에는 다양한 방향으로부터 복잡하게 하중이 실리게 된다. 아예 처음부터 휘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어떤 방향에서 힘이 받게 되더라도 원하던 형태로 구부러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혁신타이어 개발부의 아베(阿部) 연구원은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하여 스포크의 각 부분에 부하가 걸리는 방식을 최적화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수지의 재료기술 향상도 에어리스 타이어의 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브릿지스톤이 에어리스 타이어의 개발에 착수한 것은 2008년경이다. 당초에는 ‘핵심 상품’인 자동차용 타이어를 개발하여 컨셉트 모델을 공표해 왔다. 그러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실용화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판단. 성능 요건이 자동차보다 엄격하지 않은 자전거용의 개발에도 착수하여 2017년 봄에 발표했다. 열 처리를 하면 다시 가공할 수 있는 열가소성 수지를 채택하고 있으며 금속부품이나 유기 수지가 포함된 공기주입식 타이어보다 리사이클이 쉽다는 이점도 있다. 브릿지스톤은 자전거용 에어리스 타이어에 대해 2019년 시판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향후에도 승용차나 이륜차용으로 용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수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스포크를 진행방향의 사선으로 배치하고 있는 것이 스미토모고무공업이다. 수직으로 배치하게 되면 회전의 타이밍에 따라 스포크의 수가 달라진다. 그렇게 되면 “주행의 안전성이 떨어지게 된다”(스미토모고무).

따라서 당사는 에어리스 타이어 ‘자이로블레이드(Gyroblade)’로 스포크의 배치각도를 연구했다. 스포크의 간격이 서로 다른 것 또한 해당 타이어의 특징이다. 주행 시 발생하는 노이즈의 주파수가 일정하지 않도록 설계함으로써 소음이 잘 들리지 않도록 구현했다.

개발에 착수한 2012년 봄에는 10km에도 못 미치던 주행가능거리가 현재는 수 천km까지 늘어났다. 이미 당사가 주관하는 골프 투어의 전동 카트에 장착하고 있으며 승용차로의 장착을 위해 내구성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의 모빌리티 사회를 응시하며 끝까지 승용차용 타이어를 고집해 나갈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동양고무공업에서 에어리스 타이어 개발을 이끌고 있는 가시와라(柏原) 그룹장이다. 접이식 의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당사의 에어리스 타이어 ‘노에어(Noair)’는 스포크를 X자 형태로 교차시킨 구조이다. 좌우대칭으로 되어있어 차량의 양측 어느 쪽 타이어를 사용해도 무난하다. 전후 좌우로 타이어의 로테이션 장착이 가능해짐으로써 마모 정도를 평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공기주입식 타이어와 사용방법이 같다.

타이어의 기원은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살고 있던 슈메르인이 반원형의 나무 판을 서로 이어 붙여 바퀴로 사용하기 시작한 약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동물의 가죽을 바퀴 둘레에 씌워 사용하였고 로마시대에는 구운 무쇠를 바퀴에 씌운 타이어도 등장했다. 그 후로 긴 세월 동안 인류에게 있어서 타이어는 ‘공기가 들어있지 않은(에어리스)’ 타이어를 가리켰다.

-- 130년 만에 패러다임 전환 --
공기주입식이 등장한 것은 1888년. 영국인 던롭 씨가 아들을 위해 자전거의 공기 타이어를 만든 것이 시초였다. 승차감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기 때문에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제조업체들은 그 이후에도 레이디얼 타이어나 스터드리스 타이어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여 적용해 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공기주입’ 타이어의 개선에 지나지 않았다. 에어리스의 개발은 업계에게 있어서 약 130년만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인 것이다.

유지 보수의 사고방식도 크게 바뀌려 하고 있다. 엔진차의 이용자는 정기적으로 주유소를 찾아간다. 주유소에는 차량지식이 풍부한 점원이 대기하고 있으며 공기압의 저하를 확인해 준다. 그러나 EV가 보급되면 충전은 자택의 주차장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엔진차에 비해 유지 보수가 소홀해지는 사용자가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또한 자율주행기술이 발전하여 라이드 셰어(차량 공유)의 시대가 된다면 얼마 안 가서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차량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유지 보수를 담당한다고 해도, 평상시에 계속해서 타이어만을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 따라서 유지 보수의 수고를 덜 수 있는 에어리스 타이어의 수요가 앞으로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미국에서는 프랑스 미슐렝이 5,000만달러(약 56억엔)를 투자하여 건설기계용 에어리스 타이어 공장을 건설, 양산을 시작했다. “아빠, 펑크가 뭐예요?” 라고 하는 부자간의 대화를 듣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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