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비즈니스_2017/11/20 (2)_ 스스로 치유하는 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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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kei Business_2017. 11. 20 테크노스코프 (p66~68)

스스로 치유하는 콘크리트
박테리아가 갈라진 틈새를 복구
[델프트 공과대학교][아이자와 고압콘크리트][에히메 대학]

강도가 뛰어나 가공하기 쉬운 콘크리트는 쉽게 금이 간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박테리아를 혼합하여 ‘자가 치유(Self-heal)’능력이 있는 콘크리트를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이 개발했다. 바이오 기술을 건설 분야에 활용한 융합 연구는 에히메(愛媛) 대학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인프라의 장수명화(長壽命化) 및 유지 관리의 합리화라는 시점에서 최근 주목을 모으고 있는 것이 자가 치유(복원) 능력을 지닌 건축소재이다. 아베 정권이 2013년에 발표한 ‘일본 재흥 전략’에는 “자가 복원 원료 등의 인프라 장수명화에 공헌하는 신 재료의 연구 개발을 추진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자가 복원 재료 등의 세계시장이 2030년에는 30조엔에 달할 것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자가 치유 능력이란 재료 자체에 포함된 성분이나 사전에 포함시킨 성분 등을 기반으로 금이 간 것 등의 손상을 복원하는 성능을 가리킨다. 이미 고분자 재료 및 금속재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연구 및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 휴면 박테리아를 활성화 --
이와 같은 재료와 함께 주요 건설재료인 콘크리트의 자가 치유 능력으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도가 뛰어나 가공이 쉽지만, 쉽게 금이 간다는 콘크리트의 약점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것이 네덜란드의 델프트 공과대학이다. 해당 대학의 헨드리크 용커(Hendrik Jonker) 조교수가 이끄는 연구그룹은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콘크리트에 생긴 틈(Cracks)을 자동으로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용커 씨는 2015년에 유럽 특허청의 유럽 발명가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용커 씨가 착안한 것은 바실러스(Bacillus) 속(属)의 박테리아다. 이 미생물은 건조되면 포자상태의 캡슐에 쌓여 휴면 상태로 200년간 생존이 가능하다. pH(페하)가 13정도로 강한 알칼리성의 콘크리트 속에서도 사멸되지 않는다. 건조된 박테리아를 영양분인 젖산칼슘과 함께 압축∙고화(固化)시킨다. 그 위에 생분해성 플라스틱 껍질을 씌워 직경 수 mm의 캡슐상태로 만든다. 이 캡슐의 소정의 양을 생 콘크리트 안에 배합시킨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캡슐 덕분에 콘크리트를 치대는 공정에서도 박테리아가 마찰이나 물로부터 보호되어 불활성화 상태인 채로 콘크리트 안에 섞여있게 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캡슐은 콘크리트가 경화된 후, 서서히 부드러워 진다. 금이 생기게 되면 갈라진 틈으로부터 침투한 물과 산소가 동면 상태였던 박테리아를 활성화시킨다. 박테리아는 영양분인 젖산칼슘을 분해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 결국엔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생성되어 틈새를 메우는 물질이 된다.

탄산칼슘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물은 콘크리트 안에 남아있던 시멘트 성분과 반응하여 수산화칼슘이 된다. 이것이 이산화탄소와 반응하여 다시 탄산칼슘이 되어 크랙을 신속하게 수리해 복구해 간다. 이것은 화학반응에 의해 콘크리트가 자가 치유하는 일련의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용커 씨의 연구 그룹은 실험설비 안에서 최대 1mm폭의 크랙을 2개월만에 복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용하고 있는 박테리아는 유럽의 안전기준을 통과했으며, ‘사람을 감염시키지 않는 첨가제’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크랙을 복구할 수는 있으나 콘크리트 강도를 회복시키는 것은 보증하지 않는다. 크랙을 메움으로써 외부로부터의 물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것 만으로도 그 이점은 크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근 콘크리트의 구조물에서는 크랙에 물 등이 침투하여 내부의 철근에 닿으면 부식을 가져온다. 철의 강도가 떨어지면 콘크리트 구조물의 안전성이 떨어지게 된다.

박테리아를 사용한 ‘자가 치유 콘크리트’는 유럽에서는 이미 상품화되고 있다. 용커 씨 팀은 관련된 특허를 취득 후, 2014년에 바이오 벤처 기업인 바실리스크 컨트렉팅 VB를 설립하여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본거지인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독일 및 벨기에서도 판매 실적이 있다.

일본에서는 콘크리트의 전문업체인 아이자와(會澤) 고압콘크리트(북해도 시)가 바실리스크와 제휴, 일본에서의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고 올해 4월에 발표했다. 일본과 유럽에서는 콘크리트에 섞는 재료가 다르게 때문에 일본에 최적의 배합조건을 검토하고 있으며 2018년 봄에 일본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가격은 원래 일반적인 생 콘크리트의 2배정도가 될 전망이다. 박테리아 등의 원재료를 유럽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비싼 편이나, 향후 박테리아의 증식도 일본 국내에서 실시하여 가격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미생물을 사용하여 콘크리트를 보수하는 기술은 일본에서도 연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에히메 대학대학원 이공학연구과의 우지이에(氏家)교수와 가와이(河合)강사 팀은 미생물을 함유한 그라우트(틈새기에 주입해서 굳히는 유동성 있는 건축자재)로 콘크리트 구조물에 생긴 크랙을 보수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식품 성분으로 콘크리트 보수 --
사용하는 미생물은 이스트 균이나 낫또 균과 같이 식품에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최대의 장점은 대량 사용으로 인해 충진재가 주위에 흘러나와도 환경에 부담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갈라진 틈새 부분에 미생물과 신속한 복구에 필요한 칼슘원(源)과 그 미생물의 영양원을 섞은 그라우트를 주입하기만 하면 간단히 복구가 가능해진다. 미생물이 양분을 먹고 활동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 여기에서 생산된 탄산이온과 칼슘원으로부터 생산된 칼슘 이온이 반응하여 크랙을 메우는 탄산 칼슘이 만들어진다는 점은 델프트 공과대학이 개발한 메커니즘과 동일하다.

영양원은 미생물에 따라 달라진다. 이스트 균일 경우, 설탕을 넣어 이스트 균의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pH 조정용 트리스 완충용액을 추가해 그라우트를 만든다. 낫또 균일 경우, 영양원에 요소(尿素)를 사용한다. 칼슘원에는 초산 칼슘 등이 사용된다.

에히메대학은 대략 0.2mm폭의 크랙을 가진 콘크리트 공시체를 사용하여 그라우트 주입 전후의 투수(透水)성능을 확인하는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낫또 균과 수산화 칼슘을 사용한 그라우트와 이스트균과 초산 칼슘을 사용한 그라우트를 하루 1회, 1주일간에 걸쳐 주입했다. 쌍방의 투수율을 조사해보니, 전자(前者)에서는 보수 전의 20%정도, 후자(後者)에서는 70% 정도로 감소해 있었다.

현 시점에서는 충분한 양의 탄산 칼슘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과제가 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생성 스피드를 끌어 올린 미생물의 검색 및 그라우트 생성의 개선 등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건설현장에서의 수요는 높다고 할 수 있다. 구조물에 살포해 놓기만 하면 크랙을 보수할 수 있는 공법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테리아를 사용한 자가 치유 콘크리트는 박테리아 등의 첨가물을 추가하는 분량만큼 비용이 올라간다. 그러나 크랙이 생길 때마다 보수를 반복하는 경우에 비해, 라이프사이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크게 손이 가는 보수 공사 등이 필요 없으며, 시설의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조치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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