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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실증로 개념설계가 시작되는 '고속로' -- 과제는 다루기 어려운 나트륨
  • 카테고리화학/ 신소재/ 환경·에너지
  • 기사일자 2024.3.6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4-03-13 21:50:52
  • 조회수60

Nikkei X-TECH_2024.3.6

첨단기술 키워드
2024년에 실증로 개념설계가 시작되는 '고속로'
과제는 다루기 어려운 나트륨

고속로(高速爐)란 움직임이 빠른 중성자를 사용하여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는 원자로 방식을 말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주류인 경수로와 비교하면 핵연료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쉽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원자력 강국인 프랑스와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인도가 개발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냉각재에 나트륨을 사용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2040년대 실증로 운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내놓았으며, 2024년부터 개념설계가 시작될 예정이다.

-- 자원 이용 효율은 90% --
대략적으로 핵연료는 쉽게 타는 우라늄과 쉽게 타지 않는 우라늄으로 구성된다. 경수로는 주로 잘 타는 우라늄을 쓰기 때문에 자원 이용 효율은 1%에 못 미친다. 한편 고속로는 잘 타지 않는 우라늄을 잘 타는 플루토늄으로 바꾸면서 가동할 수 있어 자원 이용 효율을 90% 정도로 높일 수 있다. 이것이 실현되면, 향후 100년 정도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라늄 자원의 유효 활용으로 이어진다.

핵 쓰레기라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사용한 연료를 처리한 후에 방사능 수준이 천연우라늄 수준까지 줄어드는 데 8000년이 걸린다고 한다. 고속로라면 300년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일본에서는 2024년에 실증로의 개념설계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정부가 내놓았으며, 2040년대 운전 개시를 목표하고 있다. 개발의 중심에 있는 것은 미쓰비시중공업이다. 실증로는 상용화 일보 직전의 원자로로, 기술검증이나 경제성 전망을 얻는 것이 목적이다.

고속로 개발에서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는 2022년부터 미국의 고속로 기업 Terra Power와 협력 관계에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출자하는 Terra Power는 2030년 무렵에 자사의 고속로 ‘Natrium(나트륨)’을 미국에 건설할 계획이다.

일본과 미국이 협력한다는 점에서는 JAEA가 보유하고 있는 실험로 ‘조요(常陽)’의 지식이나 Natrium 시험 시설 ‘AtheNa(아테나)’의 활용도 검토되고 있다. 일본 국내의 고속로 개발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일본 측은 Terra Power의 계획에 관여하면서 기술력 향상으로 연결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 고속로 개발은 약 반세기 전부터 --
정부가 차세대 원자로의 하나로 생각하는 고속로의 개발 역사는 길다. 일본에서는 1977년에 앞에서 소개한 조요(常陽)가 가동했다(07년부터 가동 정지). 그렇지만 고속로는 다루기 어려운 나트륨을 냉각재에 사용하는 등 기술적인 허들이 높아 국내에서의 상용화는 아직 멀다.

1994년에는 실험로의 다음 개발 단계인 원형로 ‘몬주’를 가동했지만 나트륨 누출 등의 문제가 잇따랐다. 결정적인 것은 2011년에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다. 이 사고 이후에 새로 정해진 규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16년에 원자력관계각료회의에서 몬주의 폐로가 결정되었다.

그 후에 일본은 프랑스와의 공동연구로 고속로 계획 ‘ASTRID(아스트리드)’에 협력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계획을 중단했다. 일본의 고속로 개발은 한때 정체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러나 최근의 탄소중립(온난화 가스 배출량 실질 제로) 추진이나 에너지 안전 보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배경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 다루기 어려운 나트륨 --
원자력발전소에서 주류를 이루는 경수로는 움직임이 느린 저속 중성자에 의해 핵분열 반응을 유지하는 구조다. 냉각재로서 경수(보통의 물)를 사용해 노심(원전 중심부)의 열을 빼내 발전에 사용한다. 여기서 경수는 중성자를 감속하는 감속재 역할을 겸한다.

한편, 고속로의 냉각재에 나트륨을 사용하는 이유는 핵분열 반응에서 발생하는 중성자가 감속되기 어려워 고속인 상태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몬주의 경우, 우선 노심의 열로 가열된 1차측 나트륨이 중간 열교환기로 들어가 2차측 나트륨에 열을 전달한다. 2차측의 나트륨은 또 증기 발생기로 들어가 증기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터빈에 보내 발전하는 구조다.

그러나 나트륨은 다루기가 어렵다. 물에 닿으면 폭발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트륨의 녹는점은 약 98℃로 높아 상온에서는 고체 상태로 남아 있다. “고속로 내부에서 유체로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열선으로 플랜트를 가열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전문가).

게다가 나트륨은 수은처럼 불투명한 물질이기 때문에 나트륨 속의 기기 모습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다. “경수로의 핵연료는 투명한 물에 잠겨 있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교체할 수 있다. 나트륨의 경우는 그것이 불가능하다”(전문가). 원격으로 연료를 교환하는 기술이 보다 중요해기 시작했다.

고속로는 원자력 대국인 프랑스나 미국뿐만이 아니라 러시아나 중국, 인도에서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원형로에 해당하는 고속로 ‘BN-600’(전기출력 600MW)을 1980년대부터 운전하며 가동실적 면에서 앞서고 있다. 2016년에는 더 큰 대형 실증로 ‘BN-800’(전기출력 880MW)을 가동시켰다.

“미국은 자국이 원자력 발전을 시작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전문가). 최근에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이 고속로 개발에서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탄소중립의 추진뿐만 아니라 이러한 여러 나라의 움직임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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