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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달 표면 탐사기를 찰칵 -- 공개된 사진에 전세계가 충격, 소니 기술자가 말하는 로봇 개발 비화
  • 카테고리스마트카/ 항공·우주/ 부품
  • 기사일자 2024.2.16
  • 신문사 Nikkei X-TECH
  • 게재면 online
  • 작성자hjtic
  • 날짜2024-02-25 19:25:41
  • 조회수154

Nikkei X-TECH_2024.2.16

우주 비즈니스
뒤집힌 달 표면 탐사기를 찰칵
공개된 사진에 전세계가 충격, 소니 기술자가 말하는 로봇 개발 비화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24년 1월 25일에 공개한 한 장의 사진이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1월 20일 오전 0시 20분에 세계에서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소형 달착륙실증기 ‘SLIM’을 포착한 사진이다. SLIM이 달 표면의 경사지에 거꾸로 뒤집힌 상태로 멈춰 있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사진을 촬영한 것은 ‘SORA-Q’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완전 자율형 달탐사로봇 ‘LEV-2(Lunar Excursion Vehicle 2)’이다. JAXA와 장난감 업체인 다카라토미, 소니 그룹(이하, 소니), 도시샤대학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하지만 로봇 제어시스템이나 촬영, 데이터 전송까지 이미지 처리의 중요한 부분은 소니가 개발했다.

-- “SLIM의 기념 사진을 찍고 싶다” --
소니에서 LEV-2 개발 프로젝트 리더를 담당한 나가타(永田) 씨는 JAXA의 담당자로부터 최초로 LEV-2 미션을 이렇게 전해 들었다. 재미있는 개발 테마라고 생각했지만 뜬구름 잡는 소리 같기도 했다. 일본에는 달 탐사선 착륙 경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나가타 씨와 같은 타이밍에 소니 R&D 부문에 배속되어 LEV-2 소프트웨어 개발의 리더를 맡은 미즈비키(水引) 씨는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로 진행하는 것인지 반신반의했다”고 회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LEV-2가 달성한 것은 ‘처음으로 진력을 다했다’는 것이다. LEV-2는 SLIM이 달표면에 착륙하기 직전의 고도 약 5m에서, 또 다른 달 탐사로봇 'LEV-1'과 함께 방출됐다.

달표면에 도달한 후에는 수납할 때의 구체(球體)에서 카메라와 꼬리를 빼내 주행/선회 모드로 변형. 주변을 촬영하면서 이미지 처리로 SLIM을 검출하고, 검출 결과를 이용한 자율제어를 통해 SLIM 주변을 주행. 사진을 여러 장 촬영해 완성도가 좋은 사진을 LEV-1를 통해 지상으로 전송했다.

‘세계 최초’가 된 것은, (1) 완전자율 로봇의 달표면 탐사, (2) 여러 로봇에 의한 달표면 동시 운용(탐사나 로봇간 통신)이다. 그리고 직경 약 80mm(구체 상태), 무게 약 250g의 LEV-2는 현시점에서 세계 최소/최경량 달탐사 로봇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 ‘알맹이를 만들어 달라’ --
소니가 LEV-2 개발에 참여한 것은 2019년이다. 개발 자체는 그 이전에 시작되었다. JAXA의 우주탐사 이노베이션 허브와 다카라토미는 곤충형 로봇의 연구개발을 위해 '소형로봇기술 제어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계약을 2016년에 체결했다.

소형 구체가 달표면에서 구체를 펴고 주행하는 탐사 로봇의 ‘골격’은 소니가 참가하기 이전에 만들어졌다. 변형하는 시스템은 다카라토미가 장난감 개발에서 축적한 특허기술을 응용했다. 그러나 골격은 완성했어도 안에 들어갈 ‘알맹이’가 없었다. “안에 넣을 수 있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보드가 없어 곤란하다는 상담이 들어왔다”(나가타 씨).

JAXA와 다카라토미가 주목한 것은 소니세미컨덕터솔루션(SSS)이 개발/판매하는 임베디드 기기 전용 마이크로 컨트롤러 보드 ‘SPRESENSE’다. “로봇이 완전 자율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고성능 프로세서나 정확한 제어기술, 이미지처리 능력이 필요한데, 그것들을 이 작은 사이즈에 내장할 수 있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보드가 당시에는 없었다”(나가타 씨).

SPRESENSE는 건전지로도 움직이는 저소비 전력(보드 단독으로 30mW)이나 메인보드가 20.6mm×50mm로 소형이라는 점이 특징이며, 소니가 자체 개발한 Arm 기반의 멀티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SPRESENSE는 후에 JAXA가 2021년 11월에 발사한 ‘혁신적 위성기술 실증 2호기’에도 탑재돼, 미래의 위성/탐사기의 자율 제어 성능 향상을 위한 궤도상 실증이 이루어졌다.

JAXA, 다카라토미, 소니의 공동 개발에서는 서로가 잘하는 부분을 담당함으로써 역할 분담이 순조롭게 정해졌다. 소니는 주로 마이크로 컨트롤러 보드의 제공이나 제어시스템(미들웨어)과 이미지처리 기술의 개발, 주요 부품의 선정 등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JAXA는 미션을 자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앱을, 소니가 개발한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이용해 개발한다.

-- 기판이 본체에 들어가지 않는다 --
SPRESENSE는 시판 제품을 그대로 탑재할 계획이었다. 다카라토미가 LEV-2의 투명 수지제 목업을 제작해, 그것을 사용해 기판을 넣는 방법을 검토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아무리 해도 들어가지 않았다. 기판의 세로 방향이 조금 길었던 것이다.

그래서 기판의 끝에 설치된 GNSS(위성항법시스템)의 안테나 부분을 잘라 보기로 했다. 달 표면에서는 GNSS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데다, 기판 끝에는 다른 회로 패턴도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끝 부분을 잘라 세로 방향이 5mm 정도 짧은 보드를 목업에 꽂아보니 잘 들어갔다.

소니는 SPRESENSE 이외에 LEV-2에 탑재하는 IMU(관성계측장치), 이미지 센서, 블루투스 칩 등 모터 이외의 부품을 시판 제품 중에서 선정해, 우주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도 자체 평가했다. 모터의 설계나 선정은 달에 관한 지식이 풍부한 JAXA가 담당했다.

예를 들면, 이미지 센서는 스마트폰이나 임베디드 기기에 사용되고 있는 SSS의 ‘ISX012’를 채택했다. 유효 화소 수는 약 500만 화소로, 자동 노출 보정이나 화이트 밸런스 기능을 탑재했고, JPEG 데이터 압축 기능도 있다. 이런 기능이 달 표면에서 SLIM을 자동 촬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사진의 완성도를 채점 --
LEV-2 개발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미지 처리다. 달표면에 착륙한 SLIM을 자동 검출해, 촬영한 사진 중에서 완성도가 좋은 것을 LEV-1를 통해 지구에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어려웠던 것은 SLIM의 실물을 볼 수도 없고, 달표면의 환경도 지구에는 없는 생소한 환경인 상황에서 정확하게 검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다”(미즈비키 씨). 일반적으로 발사 전의 우주기는 엄중하게 관리되고 있어 소니의 개발진도 SLIM을 실제로 볼 기회는 없었다고 한다.

미즈비키 씨는 AI(인공지능) 전문가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계학습은 사용할 수 없었다. 실물을 보지 않고 정답 데이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탐사기 표면에 부착되는 다층 단열재(MLI) 필름의 금색을 찾아내는 검출법이다. 달표면은 기본적으로 회색이기 때문에 금색은 찾기 쉽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화소 단위로 색 정보를 보고 일정한 덩어리(직사각형)가 있으면 그것이라고 추정하는, 옛날 방식의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를 개발. 골판지에 MLI 필름을 걸어 금색 부분을 찾아내는 실험을 반복했다.

초기의 소프트웨어는 빛의 반사 정도로, 사진에 찍힌 LEV-2의 바퀴를 SLIM으로 잘못 인식하는 오류를 범했다. 그러한 오류를 착실하게 지워 나갔다. “역광의 패턴, 극단적으로 어두운 씬 등 이미지 센서에게는 어려운 환경을 상정하고, 그럼에도 검출이 가능하도록 개량을 거듭했다”(미즈비키 씨).

이미지 처리의 또 하나의 포인트는 완성도가 좋은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사진 내 SLIM의 위치와 크기를 지표로, 사진을 채점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채점은 0~1.0의 범위로, SLIM이 가운데에서 크게 찍혀 있는 사진이 고득점이 된다. 이 아이디어를 생각한 것은 공장에서 이미지 검사로 불량품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멤버라고 한다.

그럼, LEV-2는 어떠한 내부 처리로 ‘저 사진’을 촬영한 것일까? 사실, SPRESENSE가 탑재하는 SRAM의 용량은 1.5MB로 작기 때문에 약 500만 화소의 ISX012 무압축 데이터를 메모리에 처리할 수는 없다. 물론, 지상에 이미지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파일 용량은 가능한 한 작게 하고 싶다.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계획으로 진행했다. (1) ISX012로 촬영한 무압축 이미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SLIM이 찍혀 있는지를 인식해서 JAXA의 앱에 전송한다, (2) JAXA 앱의 지시를 바탕으로 필요에 따라서 촬영에 적합한 위치까지 이동, (3) JAXA 앱의 지시에 따라서 촬영을 실행. 채점용 촬영(무압축 데이터)과 고해상도 촬영을 실시하고, 전자의 이미지 데이터를 채점한다,

(4) ISX012 측에서 JPEG 압축을 실행해, 압축 데이터에 채점 결과 정보를 맞춰 플래시 메모리에 보존하고 JAXA 앱에 통지, (5) JAXA 앱이 지상에 전송하기에 적절한 이미지를 판단한다.

이렇게 해서 LEV-2에서 Bluetooth로 LEV-1로 이미지 데이터가 전송되고, 그것이 최종적으로 지구에 도착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것이다.

-- 민생 디바이스의 우주 활용 촉진 --
LEV-2의 개발은 과거의 우주 업계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감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미 2020년 단계에서 최소한의 움직임을 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제품이 생겼고, 2021년에는 완성형에 가까운 것이 만들어졌다. 소니가 개발한 SDK 최종판은 2022년 3월에 완성됐다.

SLIM은 2023년 9월에 발사되었고, 저 사진은 착륙 성공 5일 후에 공개되었다. “사진을 봤을 때는 솔직히 놀랐다기보다는 마음이 놓였다. 중요한 부분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패하면 어떻게 할지 최근 1년 정도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나가타 씨는 회상한다.

이번 성공은 운이 좋은 부분도 있다. “가장 두근거렸던 것은 착륙이다. 달표면에서 어디에 떨어질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바위 위에 떨어지면 부서져 버릴지도 모르고, 바위 사이에 떨어져 움직일 수 없게 될 가능성도 있었다”(나가타 씨).

JAXA 우주과학연구소에서 SLIM 프로젝트팀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는 사카이(坂井) 씨가 사진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것도 LEV-2의 미션이 얼마나 고난도였는지를 잘 보여준다. 간과하기 쉽지만 이번 성과 중에 민생품을 전개하는 업체가 시판 디바이스를 활용해 만든 로봇이 달표면에서 활약한 의의는 크다.

나가타 씨는 “우리는 처음에 우주를 잘 모르는 멤버들이었고, 우주를 알아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번에 JAXA와 함께 진행한 내환경 시험 등을 통해 우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조 방법을 알게 되었다. 향후 보다 많은 민생 디바이스를 우주에서 활용하고 싶다”라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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