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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원년 2020; 가시화된 '슈퍼맨'의 출현 -- 잠재 능력 이끌어내고
  • 카테고리AI/ 로봇·드론/ VR
  • 기사일자 2020.1.1
  • 신문사 일경산업신문
  • 게재면 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20-01-07 20:48:01
  • 조회수469

사이보그 원년 2020
가시화된 '슈퍼맨'의 출현
잠재 능력을 이끌어내고, 생각만으로 로봇도 움직인다


2020년 과학기술의 진보로 인간의 육체적∙지각적인 한계를 초월한 ‘슈퍼맨’이 출현한다. 1988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AKIRA’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둔 수도 ‘네오 도쿄’가 무대다. SF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설정 시기와도 겹친다. 인공지능(AI)과 달리 인간이 개입하는 ‘슈퍼맨’ 기술. 생각만으로 로봇이나 자신의 신체, 분신 등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그려졌던 세계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 잠재 기술 향상 --
헬멧을 쓴 여성이 판자를 양손으로 들고, 그 위에서 볼을 굴리고 있다. 그 판 위로 페트병을 내밀면 왼팔 외측에 설치된 ‘제3의 팔’인 로봇 팔이 천천히 움직이며 페트병을 잡는다. 여성의 표정에 변화는 없다.

뇌와 기계를 연결해 ‘움직여!’라고 생각만 하면 로봇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BMI)’가 진화하고 있다. 오사카대학의 니시오(西尾) 교수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지금까지 실현이 어려웠던 뇌가 복수의 작업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크’를 실현했다.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에서 그려진 사이보그의 신체를 조종하는 능력이 현실에서도 재현 가능한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니시오 교수는 “기계나 AI는 진보했지만 인간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BMI로 인간 자체가 진화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뇌파를 사용한 로봇 조작을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지만 멀티태스크 실험을 통해 많은 피실험자의 뇌신경섬유에서 구조변화가 일어났다고 한다. 훈련에 따라서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뉴타입’과 같은 슈퍼맨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게이오대학의 우시바(牛場) 교수는 BMI를 재활운동 지원에 응용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뇌경색 후유증으로 신체 일부가 마비된 환자의 머리에, 뇌 신경세포가 발신하는 신호를 잡는 헤드셋을 장착한다. 환자가 마음 속에서 물건을 잡고 싶다고 바라면 그 뇌파를 판독해 팔에 설치한 로봇 팔이 강제적으로 손 근육을 움직인다.

장치를 사용한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뇌 활동이 정상 상태에 가까워져 손 근육과 서서히 연동해 나간다. 중증 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피실험자의 70%에서 뇌 활성 패턴이 개선됐다.

12월 하순, 도쿄 에토구의 이벤트장에서는 전신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ALS(근위축측삭경화중) 환자에 의한 ‘BRAIN RAP’이 소개됐다. 무대에 등장한 ALS 환자 무토(武藤) 씨에게 미리 준비한 복수의 단어를 양자택일 형식으로 제시. 무토 씨가 뇌 안에서 어느 쪽 단어를 선택했는지를 Dentsu ScienceJam(도쿄)의 뇌파측정기기로 판독해 선택된 단어를 바탕으로 래퍼가 노래했다.

-- 생체 신호와 연동 --
슈퍼맨 연구의 대부분은 기능의 확장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기능의 확장을 통해 인간의 잠재 능력을 이끌어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인간확장연구센터의 모치마루(持丸) 센터장은 슈퍼맨 연구에 대해 “인간에게 밀착해서 인간의 능력을 높이는 기술이다”라고 정의한다. 사람이 중심에 놓여 있다는 점이 AI나 안드로이드와는 크게 다르다.

인간 확장은 뇌뿐만이 아니다. 체내를 흐르는 전기인 생체 신호를 감지해 사람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Meltin MMI(도쿄)는 생체 신호에서 의미를 추출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20년부터 재해 현장이나 오염된 지역 등 위험한 상황에서의 인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실증실험을 시작한다. 23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Meltin MMI의 가스야(粕谷) CEO는 사이보그 연구의 길로 들어선 계기에 대해 “초등학교 시절 하고 싶은 일을 있는데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데 위화감을 느꼈다”라고 말한다. 사이보그 기술로 신체적∙물리적인 제약을 초월해 “인간의 최대 무기인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슈퍼맨화’의 과제는 촉각과 후각
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도쿄대학발 스타트업 기업 BionicM(도쿄)은 ‘발’에 주목한다. 의족 속에 센서를 탑재해 장착자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한다.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완성해 모터 제어를 통해 걷거나 일어서는 동작을 보조한다.

BionicM은 무릎과 발목에 사용하는 2종류의 전동 의족을 개발했다. 2020년말까지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클라우드 상에 의족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기계 학습한 내용을 의족에 피드백하는 등 보행 훈련용 서비스 개발도 추진한다.

BionicM의 Sun Xiaojun(孫小軍) 사장은 병 때문에 9살에 오른쪽 다리를 절단, 10년 이상 목발을 짚고 생활했다. 일본에 온 후 처음으로 의족을 장착했다고 한다. “의족은 더 좋아질 것이다. 이동을 확장하는 키디바이스가 된다”라고 Sun 사장은 강조한다.

1988년 일본에 개봉한 영화 ‘로보캅’과 같은 사이보그를 전개하는 곳은 파나소닉의 자회사 ATOUN(나라시)이다. ATOUN이 개발하는 팔 어시스트 슈트는 장갑의 엄지손가락 부분의 센서에 닿으면 어깨와 손 등을 연결하는 와이어가 신축하면서 팔을 구부리거나 펴는 동작을 지원한다. 양팔에서 약 12kg의 어시스트 파워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아이라도 맥주 박스를 간단하게 들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ATOUN은 보행지원 어시스트 슈트도 개발한다. 장착한 채로 잠시 동안 걸으면 보행 패턴을 학습해 자연스럽게 발의 움직임에 연동되는 시스템이다. 계단 오르내리기 등도 자동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ATOUN의 후지모토(藤本) 사장은 “팔이나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앞으로는 얼마나 위화감 없이 지원할 수 있는가가 중요해진다”라고 말한다.

성격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체형이나 움직이는 방식에도 개인 차가 있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생활 공간에서의 자연스러운 동작을 실시간으로 계측함으로써 사이버 공간에 본인의 카피인 ‘디지털 트윈’을 작성한다.

IoT(사물인터넷) 관련 센서와 심층학습 기술을 조합함으로써 사람의 행동을 정교하게 재현한다. 예를 들면, 공장 내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동형’ 로봇과 작업자의 움직임을 맞춰서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생산성을 올린다. 추간판 압박이나 보행 패턴을 실시간으로 해석해 요통이나 전도 위험을 줄이는 등의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크게 진화하고 있는 ‘슈퍼맨’ 연구지만 과제도 많다. 첫 번째는 후각이나 촉각 등 확장이 어려운 오감의 기술혁신이다. 사람의 눈은 빨강∙파랑∙녹색의 3원색밖에 느끼지 못하는 만큼 삼원색의 조합으로 다양한 색을 표현해도 인지할 수 있다. 한편, 사람에게는 냄새를 느끼는 수용체가 350~400개 있어 냄새를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냄새에도 빛의 삼원색에 해당하는 ‘요소 냄새’가 있다고 한다. 도쿄공업대학의 나카모토(中本) 교수는 화학물질을 분석해 약 30종류의 요소 냄새를 작성했다. 요소 냄새의 조합 비율로 냄새 재현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오감 확장 중에서 후각은 뒤처져 있다”(나카모토 교수).

NTT데이터기술개발본부의 야자와(谷沢) 씨는 손가락 끝의 미세한 진동의 변화로, 마치 누군가가 손을 잡아당기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전후 좌우, 대각선 방향으로 장력을 느낌으로써 스타디움의 좌석 유도나 거리에서의 내비게이션 등의 용도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경이 밀집해 있어 촉각을 느끼기 쉬운 손가락 끝이 아니라, 예를 들면 바지 주머니에 넣은 스마트폰의 진동만으로 방향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의 실용화를 목표한다. 야자와 씨는 “시각과 달리 피실험자가 느끼는 방식을 정량적으로 피드백하는 것이 어렵다. 기술혁신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한다.

또 다른 과제는 ‘슈퍼맨’ 기술이 인간 본래의 메커니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특히 뇌 구조는 아직 완전하게는 해명되지 않았다. 뇌와 기계를 연결해 로봇 등을 조작하는 ‘BMI’의 경우는 움직임의 의도를 지나치게 먼저 읽게 되면 인간 본래의 능력이 퇴화될 우려가 있다. 게이오대학의 우시바 교수는 “뇌의 구조가 정확하게 분리되면 본래의 능력을 퇴화시키지 않고도 확장할 수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무선을 통해 뇌 안의 정보를 훔치거나 무단으로 수정하거나 하는 ‘부정 액세스’가 발생할 위험성도 있다. 이러한 우려에서 국내외의 연구자는 17년에 사고의 법적 책임 등을 사전에 명확하게 합의한 후에 그 합의 하에서 BMI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는 윤리강령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범죄자의 뇌를 해킹해 기억을 빼내거나 유사 체험을 입력시키거나 기계화된 신체를 원격 조작하는 ‘공각기동대’의 세계 그 자체다.

‘슈퍼맨’에 대한 갈망에서 1970~80년대의 영화나 애니메이션에는 사이보그나 초능력을 다룬 작품이 넘쳐났다. 현실 세계에서는 신체적인 제약을 없애고 자신의 생각을 확장시키고자 했던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육체 개조에 심취했었다. 그 미시마 유키오가 할복 자살한지 반세기가 흘렀다. 기술의 진보로 인해 누구나 간단하게 슈퍼맨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려 하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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