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뉴스요약

치매 치료약 개발, ‘뇌 청소’에 주목 -- 글리아세포의 노폐물 제거
  • 카테고리바이오/ 농생명/ 의료·헬스케어
  • 기사일자 2019.7.1
  • 신문사 일본경제신문
  • 게재면 11면
  • 작성자hjtic
  • 날짜2019-07-09 16:03:31
  • 조회수480

치매 치료약 개발, ‘뇌 청소’에 주목
글리아세포의 노폐물 제거

-- 새로운 발상으로 개발 정체를 타파 --
큰 규모의 환자 수와 치료의 어려움으로 인해 알츠하이머병은 현대 의학에서 가장 치료가 어려운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 제약회사들이 잇따라 신약 개발에서 실패하면서 오랜 기간 뇌에 쌓이는 노폐물이 원인이라고 인식되어 온 ‘아밀로이드 가설’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뇌를 지키는 ‘글리아세포(Gliacyte)’를 공략하는 새로운 발상이 주목을 끌면서 치료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뇌는 신경세포와 글리아세포, 그리고 혈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1,000억개 이상의 신경세포는 거대한 정보 처리 네트워크를 만들어 전기 신호를 통해 기억과 사고를 담당한다. 신경세포가 잘 기능할 수 있도록 뇌의 내부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글리아세포이다.

후지필름은 글리아세포 안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면역계세포, 마이크로글리아(Microglia) 기능에 초점을 맞춘 알츠하이머병 치료약의 임상시험(제2상)을 올 여름 유럽에서 시작한다.

임상시험에서는 건망증이 심해지는 등 전단계 증상이 보여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신약후보 화합물 ‘T-817MA’를 경구(經口) 투여해 효과를 확인한다. T-817MA가 마이크로글리아에 작용해 뇌의 면역 밸런스를 유지함으로써 신경세포의 사멸을 막는다는 시나리오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연구는 대부분 뇌의 신경세포에 주목하지만 후지필름은 뇌에 있는 글리아세포에 눈을 돌렸다.

마우스나 iPS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T-817MA가 노폐물이 되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베타(Aβ) 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연구 성과는 올 3월, 알츠하이머병 관련 국제학회에서 발표되었다.

T-817MA는 저분자 화합물로 구성되어 있어 바이오 의약품과는 달리, 제조 비용도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임상시험에 성공한다고 해도 실용화까지는 5~10년 걸리지만,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약으로 조절해 뇌경색이나 심장 발작 등을 낮출 수 있는 것처럼 사전에 알츠하이머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쿄대학의 도미타(富田) 교수 팀은 또 하나의 글리아세포인 성상교세포(Astrocyte)가 Aβ를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Aβ가 쌓여가는 것보다 분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라는 발상에서 추진된 성과다. 연구팀은 이 효소가 잘 분비되도록 하는 저분자 화합물을 탐색 중이라고 한다.

1906년, 알츠하이머병은 정신과의 알츠하이머 박사가 학회에서 처음으로 증례를 보고했으며 이 병에 걸리면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는 병으로 생활기능을 잃어버려 누워 생활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아직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인식이 낮지만 노령자의 경우 진단이 내려진 후 5~10년 안에 사망하는 케이스가 많다. 뇌의 해마에서 시작되는 ‘신경세포의 죽음’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왜 서서히 신경세포가 사멸해가는지는 1세기가 지난 지금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을 대표하는 치매 연구는 최근 20년 간 뇌에 쌓여가는 Aβ가 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라는 아밀로이드 가설을 기반으로 추진되어왔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대형 제약회사들의 임상시험 실패가 이어졌다. 임상시험을 최종 단계에서 단념할 경우, 기초연구 비용을 포함해 약 3,000억엔의 개발비가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미국 화이자처럼 거대 투자에 적합하지 않으면 신약 개발을 포기하는 케이스도 나오고 있다. 올 3월에는 ‘최후의 희망’이라고 여겨져 왔던 미국 바이오젠의 임상시험도 좌절되었다.

뇌 안에 쌓이는 또 하나의 단백질, 타우(Tau)에 초점을 맞춘 임상시험도 몇몇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뇌 안에는 Aβ와 타우 외의 ‘노폐물’도 많이 있어 이 모든 것이 복잡하게 관련되어 발병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치료약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복수의 치료약을 이용하는 겸용 요법이 될지도 모른다.

 

뇌는 1년 간 자신의 무게의 2배 가까운 단백질을 교체하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은 뇌에도 신진대사를 담당하는 ‘글림프시스템(Glymphatic System, Glial과 Lymphatic의 합성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치매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은 올 2월, 깊은 수면이 노폐물 제거에 꼭 필요하다는 연구 보고를 발표해 화제가 되었다. 우리 인간은 왜 인생의 3분의 1를 무의식 상태에서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 느낌이다.

치매 등 뇌 연구는 지금까지 신경세포에 편중되어왔다. 알츠하이머병의 신약 개발이 벽에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주목 받지 못했던 글리아세포 연구가 신약 개발에 새로운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 끝 --

목록